세계는 매끈하지 않다. 사건과 현상은 교묘히 덧대어져 있기도 하고 벌어진 채 공허하게 입 벌리고 있기도 하다. 그 틈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이 작가라 오래전부터 믿어왔다. 이 세계가 만들어낸 틈을 응시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언어 속에는 벌어진 상처처럼 틈새가 있다. 무엇으로도 그것을 다 매울 수는 없겠지만, 그 응시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 문학이라면, 문학 속에서 만나는 것이 미처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을 다시 한번 타자로서 겪어내는 일이라면, 문학이라는 거울 속 눈 코 입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오히려 스스로를 떠나는 일이 그것이라면, 존재의 재발견과 존재의 새로운 발명은 어떻게 사람을 파고드는가. 신유진은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걸 세계의 비밀이라 부를 수 있다면, 그는 비밀에 멜로디를 붙이는 사람인 것만 같다.
그렇게 문학의 길고 긴 터널을 지나 다시 나에게로 당도하는 여정. ‘자기되기’를 통해 재탄생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그가 번역을 통해, 글쓰기를 통해 걷고 있는 경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