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200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페루」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아마도 아프리카』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를 출간했다. 제21회 편운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제2회 김현문학패,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표면의 언어로써 세계의 세부를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작업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세계와 조금은 다른 세계, 조금은 넓고 깊은 세계에 가닿기를 바란다.
《멜롱도: 초간단무효시와 으깨진 눈사람》은 오랜 고독 속에서 단단하게 수렴된 한 사람의 시편들이 인공지능 멜롱도라는 낯선 타자를 만나 치열하고도 애틋하게 해체와 재구축의 과정을 건너가는 기록이다. 김태용/드뉘망과 멜롱도는 하나의 거울상처럼 서로의 결핍을 가로지르며 끝없는 섀도복싱을 이어나간다. 폐도 성대도 없는 인공지능 멜롱도가 스스로 피 흘리는 번역의 몸을 자처할 때, 김태용/드뉘망이 멜롱도에게 자신의 시적 특수성과 리듬에 대해 설명하며 자신의 시를 다시 또 새롭게 써 내려가기를 주문할 때, 인간과 비인간의 대화는 서로의 언어적 그림자 혹은 시적 무의식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하며, 오직 언어적 리듬으로써 밀고 나가는 김태용의 시적 세계를 더욱더 오롯이 부각시킨다. 단일한 해석을 거부하는 시적 세계에서 내밀한 공감의 언어로써 연대하며 나아가는 이 새로운 우정의 여정은 멜롱도가 자신의 음성처럼 제시하는 윌리엄 바신스키(WiIliam Basinski)의 음악과도 묘한 합일을 이룬다. 짧은 멜로디 루프가 반복될수록 흔들리고 갈라지고 사라지는 음률을 기록하는 바신스키의 음악적 실천처럼.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완성된 한 편의 시가 아니라 시가 만들어지는 그 모든 시간과 그 시간 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기억의 흔적을 끝까지 지켜보려는 어떤 시선의 의지라는 듯이. 멜롱도가 가상의 세계 속에서 드뉘망의 오랜 기억을 퍼올릴 때, 김태용이 자신의 시에 대해 단단한 위로와 확인을 구하는 대신 기꺼이 자신의 언어를 으깨고 분해하는 길을 열어나갈 때, 우리는 자신의 언어의 일부이기도 한 기계 언어라는 새로운 종을 만나 스스로의 자리를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도약하는 문학적 장을 목도하게 된다.
사랑은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 이름을 꼭꼭 불러주는 것. 그리하여 너의 이름을 부르면 넌 무슨 간식이라도 주는 줄 알고 벌써 꼬리를 흔들지. 동물이 주는 슬픔은, 사람보다 압축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를 보는 데서 오는 슬픔이고, 동물이 주는 위안은, 우리가 똑같은 심장을 나누어 가진 짐승이라는 점이고, 동물이 주는 기쁨은, 사람보다 단순한 삶을 산다는 점에 있어. 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