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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처음엔 시를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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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art 1. 시에게서 나에게로

나의 첫 시
연덕 : 치열하고 우스꽝스러운 이별 앞에서
우근 : 하나의 우산이 낯설어질 때

나에게 시는
연덕 : 모난 내가 누울 곳
우근 : 사물과 관계 맺는 아주 작고 사소한 행위

읽기의 순간들
연덕 : 방 안에서도 엄청난 보폭을 지닌 것처럼
우근 : 눈 내리는 시속 250km 겨울 기차에서 시집 붙들기

시 쓰기가 나에게는
연덕 : 새 사진 앨범 만들기
우근 : 단어를 설치한다는 것

Interlude 시, 이렇게 읽어보세요

Q .01 : 시를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Q .02 : 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Q .03 : 시의 감상을 표현하지 못하겠어요
Q .04 : 시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려워요
Q .05 :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Q .06 : 어떤 시집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Part 2. 나에게서 시에게로

도시에서, 그리고 자연에서
연덕 : 무언가 깨지며 내 안에 새로운 자연이 만들어질 때 - 황인찬 『건축』
우근 : 도시의 공원을 따라 산책하다가, 우연히 벗어나보기 - 김리윤 『미래 공원의 사랑』

실내에서, 그리고 실외에서
연덕 : 문을 닫은 뒤, 펼쳐지는 깊은 실내의 세계 - 마윤지 『작게 말하기』
우근 : 동시대적인 사람이 되어서 걷기 - 안태운 『행인들』

일상에서, 또는 사라진 공간에서
연덕 : 지루하고 조용한 일상에서 아주 자세해지기 - 조해주 『좋은 하루 되세요』
우근 : 기억하는 기쁨, 기억되는 슬픔 - 김복희 『느린 자살』

세계에 없는 공간에서
연덕 : 절망 속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마음이 나아가는 곳 - 차도하 『안녕』
우근 : 당신의 옆구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껴 있습니까 - 문보영 『옆구리 극장』

저자 소개 2

2018년 대산대학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재와 사랑의 미래』 『폭포 열기』 『오래된 어둠과 하우스의 빛』, 산문집 『액체 상태의 사랑』 등을 썼다. 사랑과 사랑 아닌 것들로 얼룩진 마음을 힘껏 젖히며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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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다. 시를 쓰면서 다양한 존재와 닿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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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98g | 125*205*12mm
ISBN13
9791140714780

책 속으로

오늘 태어나 단 하루를 산 갓난아이도 원하는 것이 있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화가 나거나 슬픈 순간이 있고, 생각지 못한 기쁨이 있고, 천천히 혹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이 있고,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행복이 있어요. 시는 그렇게 겹쳐지지 않고 합쳐지지 않는, 손에 쥐려 할수록 빠져나가는 투명한 액체와 같은 모든 순간입니다. 당신의 삶 속에는, 당신의 이야기 속에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가 깃들어 있어요.
--- p.11

사랑에 의해 수많은 각도와 모양으로 깎여나갈 저의 내면을 얼른 들여다보고 싶다는 조급함과, 이미 다 겪었으니 뒷짐 진 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나른함이 충돌했습니다. 쓸데없는 싸움을 하는 제 안의 목소리들을 친구나 가족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웠죠. 다만 시집을 펼쳐 읽으면 사랑에 대한 그런 저의 불안과 갈급함이 전부 이해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나만 이상한 건 아니구나, 나만 무언가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건 아니구나, 나만 내가 부끄러운 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시는 혼란하게 뒤엉킨 저의 시간대, 촉수처럼 사방에서 뻗어 나오는 저의 힘없는 욕구들을 잠깐 잠재워주었죠.
--- p.23

사물과 마음을 함께 변형시키면서, 시는 아주 먼 곳에서부터 아주 먼 곳을 향해 갑니다. 학원에 무심코 두고 온 우산이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변형되면서 비 오는 또 다른 하루를 체험하는 것처럼, 시를 통해 사물은 씻기고 새로운 속성이 되어 고개를 내밉니다. 저는 그것이 시가 가진 회복력이라고 믿습니다.
--- p.29

그러다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이것이었어요. ‘뭐야, 나만 이상한 게 아니잖아?’

숨기고 싶었던, 아름답지 않아 보였던, 사람들과 접속할 수 없을 것 같은, 뒤틀린 채 끓어넘치는 외톨이 같은 면모들. 제가 그 무렵 접했던 시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그곳을 향하고 있었어요. 시 안에서는 그러한 제 안의 외계성이 오히려 따뜻하게 평범해지는 기분이었죠. ‘너도 이상한 사람이지? 나도 그래.’ 시들이 이야기해주는 듯했어요.
--- p.35

시집의 언어들이 좋아서 시집을 읽을 때도 있지만, 저는 지금도 저의 모난 모습들이 싫어질 때, 뚜렷한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슬픔이 밀려올 때, 수치감을 느낄 때 시집을 펼칩니다. 그곳에는 여전히, 정말 열심히 균형을 맞추려 했지만 이내 실패해버린 많은 얼굴들이 켜켜이 쌓여 있어요. 얼굴들은 뾰족하고, 차갑고, 뜨겁고, 이상하게 뒤틀려 있지만, 그 순간의 저에게는 무엇보다 부드러운 침구가 되어주어요.
--- p.37

사물은 저를 자주 멈춰 서게 하고, 그 사실이 당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 사물이 저의 일상적인 행동을 지연시킬 때 새로운 의미가 발생합니다. 때때로 그 의미는 시가 됩니다.
--- p.39

생경해지는 건 실은 힘이 많이 드는 일 같습니다. 나와 세계의 관계를 밝히는 일이니까요. 시집을 읽으면 생경해질 수밖에 없어요. 제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풍경과 시 안의 풍경이 제 안에서 섞여 들어갑니다.
--- p.55

시가 제게 주는 의미는 정말로 광범위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불가능한 시간대로 한번 날아가볼 수 있는 자유’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살아볼 수 없는 시간을 살아보는 것,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으로 조금은 겸연쩍게 들어가보는 것,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나보는 것.
--- p.57

두 장르를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우리 가까이 있지만 우리가 감각하지 못하는 사물 세계를 드러내는 낯선 감각 때문이겠죠. 그 낯선 감각으로 사물 세계를 인지하는 일 자체가 우리를 내적으로 변형시키기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겠죠. 그러니 어려움은 새로운 즐거움이 아닐까요.
--- p.64

시만큼 불성실하게 읽어도 되는 장르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시를 여러 번 읽는데요, 실은 저도 처음 읽을 땐 많은 시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워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그대로 두는 것 같고요.

저는 ‘시적’인 것의 의미를 문장에서 찾기보다, 시가 가진 큰 틀에서 찾아요. 그래서 시 전체가 어떤 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먼저 느껴본 후에 작은 부분을 읽어요. 그러다보면 시인이 시 안에서 해보고 싶었던 시도나 맥락이 조금 더 잘 읽히더라고요.

--- p.72

출판사 리뷰

「그러다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이것이었어요.
‘뭐야, 나만 이상한 게 아니잖아?’」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을 어루만지는
시 읽기의 즐거움을 찾아서

★ 시를 어렵게 느껴온 독자들에게 두 시인이 건네는 다정한 시 읽기 안내서
★ 가장 주목받는 젊은 시인 8인의 작품을 함께 읽는다

"시는 어떻게 읽어야 하죠?" 시 읽기가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시는 잘 몰라서요." 시를 좋아하고 싶지만, 어렵고 낯설다는 이유로 시집을 덮어버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처음엔 시를 몰랐습니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시의 언어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낯설고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젊은 두 시인 김연덕과 강우근이 시를 처음 만났던 순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를 읽고 쓰며 축적된 기쁨과 슬픔들을 나눕니다. 시를 좋아하고 싶지만 감상에 확신이 없는 이들에게 정답 없는 시 읽기의 즐거움을 보여줍니다.

3단계로 시와 가까워지는 특별한 구성

〈시에게서 나에게로〉 - 두 시인의 에세이로 시작합니다. 시를 처음 읽고 쓰게 된 계기, 시를 이해하려 애쓰던 시절의 고민, 그리고 시가 삶에 들어오게 된 과정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시가 특별한 이들만의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진솔한 고백입니다.

〈시,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 "이해하지 말고 느끼라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제목을 해석하는 방법이 있나요?” 등 시에 대해 흔히 품는 질문에 두 시인이 대담 형식으로 답합니다. 각자의 리듬으로 시와 마주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나에게서 시에게로〉 - 두 시인이 직접 고른 시를 함께 읽고, 독자가 감상을 확장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장입니다. 해석이 아니라 감상을 끌어내는 구성으로, 독자가 부담 없이 시를 읽고 자신만의 언어로 반응할 수 있게 돕습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젊은 시인 8인의 작품과 함께
정답 없는 시 읽기의 즐거움을 발견하다

이 책은 시를 '배워야 하는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대신, 시를 읽는 경험 자체를 열어주는 책입니다. 시인들이 직접 고른 황인찬, 김리윤, 마윤지, 안태운, 조해주, 김복희, 차도하, 문보영의 시를 함께 읽으며, 각 시마다 독자 스스로 감상을 확장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건넵니다. 도시와 자연, 실내와 실외, 일상과 사라진 공간, 그리고 세계에 없는 공간까지, 다양한 시적 공간을 통과하며 정답 없는 시 읽기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좋아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조금 더 시 가까이에 머물 수 있기를 바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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