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깨가 참 넓은 사람. 그것 말고는 다른 정의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 밤이 되면 그 어깨를 펼치고서 내 앞에 서줄 사람. 나를 등 뒤에 둘 것 같은 그런 사람. 앞을 단단히 막아서고서 이따금 뒤돌아봐줄 사람. 나는 조금 울고 싶었던 것 같다. 괴로워서도 슬퍼서도 아니고 막막해서도 아뜩해서도 아니다. 네가 좋아서나 우리가 든든해서도 아니다. 그저, 마음이 착해지는 것 같아서, 배부르게 밥을 먹고 든든한 속으로 씩씩하게 더 가볼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 자꾸 들어서 그래서 나는 은아, 하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