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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일러두기

박은지


아주 작은 목격
별일
사라져야 생기는 기록
반투명
오월이면 초록, 칠월이면 푸른 - 은지에게 / 정재율

정재율


공원의 좋은 풍경
트레일
탐조
증식하는 빛
‘누군가를 잃어본 적 있는 사람’, 도요새 님께 - 재율에게 / 한연희

한연희


도래
귀빠진 날
제한구역 알림
곧은바람
생명을 불러들이는 슬픔의 주문을 외우며, - 연희 언니에게 / 윤은성

윤은성


프레임 안팎의 베크렐
여행의 슬픔과 기쁨
기후 시 아님
푸르다- 적응 아님
다시 만나기 - 은성에게 / 윤지양

윤지양


미소새
구와 멍
북-북동향으로
육지 이후
지나친 세계와 지워진 세계 - 지양에게 / 마윤지

마윤지


은지랑 연희랑
보름
확대경
사라지는 숲
생각하는 다문 입술의 - 윤지에게 / 희음

희음


반딧불이 쪽으로
끓는 얼음골
강변에 살자
우는, 맴도는
이상한 곳에서 쓴 편지 - 희음에게 / 권누리

권누리


습지 일기
동티- 손 없는 날
집다운 집
소음 지도
세상 꽉 껴안기 - 누리에게 / 박은지

나가며, 잇는 / 환경운동연합

저자 소개 8

201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한여름 손잡기』, 『오늘부터 영원히 생일』 등을 썼다.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에 자발적으로 갇혀 홀과 복도를 배회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시인. 이를 ‘실내산책’이라 불러본다. 이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자모는 ‘니은’이다. 살아가는 게 왜 이 모양인지 궁금해지면, 이름을 검색해 설명과 용례를 찾아 한참을 들여다본다. 삶이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은 누가 처음 한 것일까. 투명한 세계라면 눈물에도 쉽게 오염되고 훼손될 텐데, 함께라면 가능했을지도 모를 어느 순간의 ‘요쿨’에 대해 알려주고
2019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한여름 손잡기』, 『오늘부터 영원히 생일』 등을 썼다.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에 자발적으로 갇혀 홀과 복도를 배회하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시인. 이를 ‘실내산책’이라 불러본다. 이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자모는 ‘니은’이다. 살아가는 게 왜 이 모양인지 궁금해지면, 이름을 검색해 설명과 용례를 찾아 한참을 들여다본다. 삶이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은 누가 처음 한 것일까. 투명한 세계라면 눈물에도 쉽게 오염되고 훼손될 텐데, 함께라면 가능했을지도 모를 어느 순간의 ‘요쿨’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 당신이 ‘펀’에 대해 모른다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끝말잇기가 얼마나 무섭고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도. 이상해지는 것이 삶의 전략이었던 때도 있었다. 그게 나의 ‘주인공’ 인식이었는데 이제는 애써 과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상한 이 삶이 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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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파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개구리극장』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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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새롭게 탄생할 죄에 대하여도 용서를 구하오니. 저서로 『대답 대신 비밀을 꺼냈다』, 『여름 상설 공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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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Eun-seong,尹銀晟

2017년부터 시를 발표했다. 시집 『주소를 쥐고』, 『유리 광장에서』, 공저 에세이집 『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를 출간했다. 두 고양이 랭보와 냐민, 개 오복과 일상을 공유한다. 숨고 나오는 재주, 연루에 가담하/되는 재주가 있다. 지금은 기후·생태·문학 서점 ‘유월의 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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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전원 미풍 약풍 강풍」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스키드』 등이 있다. 『기대 없는 토요일』로 제43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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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1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와 『온다는 믿음』이 있다. 제14회 〈김만중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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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창작과비평》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폭설이었다 그다음은』,『희귀종 눈물귀신버섯』, 공저 『연희와 민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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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정

다양한 형태의 불안정 노동을 하면서 르포와 시, 에세이를 쓴다. 기후-생태운동, 동물운동, 평화운동을 여러 해 이어왔다. 평등한 관계 맺기와 상호 돌봄이 어떻게 모두의 일상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모임과 세미나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시집 《치마들은 마주 본다 들추지 않고》, 그림책 《무르무르의 유령》이 있다. 르포 《김용균, 김용균들》, 에세이 《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 기후 시집 《여름, 연루》 등을 동료들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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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08g | 120*205*20mm
ISBN13
9791196581145

책 속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도 괜찮을까
차를 타고 전진하는 너는 북향과 북동향으로 갈라졌다
우리가 목격한 사랑에 대해 속삭이며
곧 집에 갈 수 있겠다고 했다

우리가 살고 있었잖아
노래를 부르고 자꾸 소식을 보냈지, 싸움을 이어갔지
나의 일로만 실컷 슬퍼할 수 있는 곳
어리고 여린 것을 지키고 싶은 마음으로
--- 「시인의 말」 중에서

두 명이 누우면 빈틈이 없고
한 명이 누우면
텅 비어 있으며 수만 명이 누우면
조금 든든해지는 기분

한밤중 벌어진 바다의 틈새를
산책의 얼굴들로 꿰어가며

잘 누운 산을 접어 비행기를 만든다
--- 「권누리 시인, 집다운 집」 중에서

사람 죽일 때도
자는 새를 축복할 때도

이 작은 구멍으로 보는 거고
그러니까 두려움이라는 거
어쩌면

가느다란 발이
심장 위로
물 자국 찍으며 걸어 들어오네
--- 「마윤지 시인, 확대경」 중에서

아주 작은 빛을 보았다
아주 작은 빛이 날고 있었다
아주 작은 빛이 사랑하고 있었다

어쩌면 아주 작은 신

목격은 가능성이다
사랑은 사라지지 않고 사라질 수 없지
--- 「박은지 시인, 아주 작은 목격」 중에서

그런 소식이 내게 또 다른 기후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로도 떠날 수 없으며
죽음과 선의 중에서 본 것을 고르다가
당황하는 얼굴에 깃들게 되어버린 여름 속 사실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 그만
미치거나 눕거나 거리로 나선 서로 다른 동물들
--- 「윤은성 시인, 기후 시 아님」 중에서

어디서 온지 모른 채 중국인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다른 말도 들렸어요. 하이. 익숙한 말에 미소를 지을 때가 많았어요.
진흙을 밟았어요.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조류를 해양학자는 잘 알고 있겠죠. 기억에서 밟았어요. 바다는, 호수는 아직 여전한가요. 지금은 도로 옆 방 바깥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먼지 쌓인 카펫 위로 쿵쿵 발소리가 들리고
마주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 「윤지양 시인, 미소새」 중에서

그는 누군가를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사람보다 새를 더 사랑했던 사람 어느 날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새의 집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 적 있었고 그는 지금 어디에 있으려나

머리 위로 조금씩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 「정재율 시인, 탐조」 중에서

그러니까 우듬지를 우러러 바라보는 사람은
나무 기둥에 살포시 손을 얹은 사람은
좁다란 길가에 핀 들꽃을 밟지 않으려는 사람은
한밤중 반딧불이의 반짝임에 경탄하며 눈물 흘리는 그이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그게 뭔지 알아차리려 했다
이 숲은 사람과 다르지 않아
이 섬은 사람과 다르지 않아
사람도 이 바람의 뼈대인 거야
--- 「한연희 시인, 곧은바람」 중에서

울음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도는 철마다 달라졌다
완전히 잊기 위해
계절을 절단하는 사람들

통계를 따라
하늘은 금 그어졌다

몸을 접는 방식으로 항의하는 이들은
언제나 가장 먼저 부서졌다
--- 「희음 시인, 우는, 맴도는」 중에서

여덟 명의 시인께 함께 ‘기후 시’를 만들어보길 제안했습니다. 기후 운동에서도, 문학장에서도 여태 그런 명명은 없었습니다. ‘생태 시’나 ‘환경 시’가 아닌, ‘기후 시’. 작은 차이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 작은 차이를 밝히는 것이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생태’나 ‘환경’ 담론도 인간의 삶이 그것들과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것을 말해 왔지만 기후위기 시대의 감각은 그보다 더 짙은 ‘연루됨’에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 「나가며, 잇는」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여덟 명의 시인들, 기후위기를 감각하고 그 깊은 연루됨을 노래하다!
- 민감한 시의 언어로 세상을 감각하는 시인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문학적 대응!

올해도 폭염은 열사병으로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폭우 또한 산사태와 침수로 안타까운 죽음을 초래했다. 우거진 산림을 땔감 삼아 타오르는 산불은 문화재는 물론 마을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농부들은 가뭄과 폭우로 작물을 잃어 빚더미에 오르고, 노동자들은 열사병의 위기에 노출되었다. 시민들은 기후 관련 재난문자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을 맞게 되었다. 해마다 도처에서 기후재난이 되풀이되는 시대인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이미 기후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뜻 있는 환경운동가들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를 경고하고 대책을 세울 것을 권고했으나, 성장과 개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자본과 국가권력은 이들의 경고를 무시해 왔다.

그러나 개발과 성장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지구 전체는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땅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 또한 살 곳을 잃고 가족과 이웃을 잃어가고 있다. 이 기후와 이 땅, 이 생명들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루된 우리의 삶을 온몸으로 감각한 여덟 시인이 있다. 이들이 서른두 편의 기후 시와 여덟 편의 에세이로 공감과 위로의 말을 건네기로 했다. 이번에 출간된 기후 시 앤솔로지 『여름, 연루』가 바로 그 책이다.

이 앤솔로지의 담긴 시와 에세이는 “원치 않는 훼손, 죽음, 오염의 앞에서 살고 있는 것들”, 이를테면 “화성 습지의 새들, 가덕도의 동백 군락과 반딧불이들, 핵발전소에서 사용한 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홍보하려고 양식되는 경주 월성원전의 물살이들, 그리고 거기에서 공존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고 있으며, 메마른 가슴으로 이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비명을 못 들은 척하는 이들에게 간절하게 이야기한다. 이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기후?환경을 주제로 환경운동연합이 꾸준히 실천해 온 예술가들과의 협업
- 2025년은 시인과 함께하는 기후 시 앤솔로지 프로젝트!


기후 시 앤솔로지 『여름, 연루』는 지금까지 시민운동의 영역에서 우리 사회의 기후?환경 위기를 일깨우던 '환경운동연합'이 시의 언어로 기후위기를 증언하는 기후 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시작되었다.

환경운동연합의 제안에 평소 기후위기에 대한 문학적 대응을 고민하던 여덟 시인이 기꺼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하고, “아이러니로 가득 찬” 환경 파괴의 현장 세 곳을 함께 답사했다.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동시에 도요새들의 쉼터가 되는 ‘비식생 습지’를 굳이 훼손해 ‘염습지’로의 전환 공사”를 하는 화성 습지, “다량의 핵폐기물을 만들고 방사성 오염으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강요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기후위기 시대의 ‘친환경’ 에너지원이라고 스스로를 홍보하고 있는” 경주 월성원전 앞바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미명으로 섬과 바다를 부수어 공항을 지으려는 가덕도”가 그곳이었다. 이유 없는 무덤이 없듯, 파괴와 훼손의 현장은 자신들의 명분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

그곳을 돌아본 시인들은 각자가 감각한 현장의 아픔과 아름다움을 기후 시로 길어 올렸다. 이를 통해 시인들은 도요새를 비롯한 철새들과 동백 군락과 반딧불이, 그리고 안전을 증명하기 위해 양식되는 물살이들과 같이 위기에 처한 생명의 존재를 우리 앞으로 소환하며, 아이러니의 실체를, 그 은폐된 비참의 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살리는 언어이자 사는 언어로 쓴 시의 새 지평, 기후 시!
- ‘폭력’이 아니라, ‘살림’으로 연루되기 위하여


이 앤솔로지의 기획의 변인 “나가며, 잇는”이라는 글에서 ‘기후 시’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지금까지 기후 운동에서는 물론 문학장에서도 ‘기후 시’라 부르는 경우는 없었다. 그렇다면 ‘생태 시’ 또는 ‘환경 시’가 아닌 ‘기후 시’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금의 기후위기 시대를 마주하며 우리 삶이 이전보다 더 깊이 생명이나 환경에 연루되었음을 깨닫고, 그것을 감각하고, 또 감각하도록 이끄는 시가 아닐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덟 시인은 이 의미에 깊이 공감하여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내내 함께 논의하고, 함께 시를 지었다. 또한 여덟 명이 서로 마니또가 되어 서로를 지지하고, 마니또의 작품을 읽고 그 깊은 공감을 ‘잇는 편지’로 풀어냈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서로 ‘연루’되어 있음을, 그것도 ‘폭력’이 아니라 ‘살림’으로 연루되어 있음을, 온기로써 서로를 호명하고 읽어주는 형식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듯 기후 시 쓰기에 참여한 시인들이 선택한 언어는 ‘살리는 언어이자 사는 언어’이다. 시종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기후위기의 흉포함을 드러내고, 삶의 터전을 잃은/잃을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 또한 드러나지만, ‘운동의 언어’가 닿기 힘든 메마른 자리에도 ‘시의 언어’가 닿아 새로운 싹을 틔우길 희망하면서.

추천평

이 시집을 손에 쥔 당신이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들었으리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의 실천 방안은?” 나는 이 질문 앞에 설 때마다 고심한다.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제안하기도, 탈도시를 말하기도, 집회와 시위 참여를 권하기도 했다. 작년 여름에는 이렇게 요청한 적이 있다. “어디든 좋으니 기후위기와 관련한 현장에 직접 가서, 그곳의 목격자이자 증인이 되어달라.” 푹푹 찌고, 한참을 메말랐다가, 왈칵 쏟아 내리기도 한 2025년 여름. 여기 여덟 명의 증인이 있다. 그들은 시로 고백한다. 다짐한다. 소망한다.

단 하나의 지구에는 여러 세계가 존재한다. 『여름, 연루』에 실린 ‘기후 시’들은, 사라지고 내몰리는 세계를 응시한 자들의 증언이다. 그 세계와 불화하는 언어, 감각, 그리고 다른 세계에 대한 믿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덟 사이를 잇는 편지는 별자리처럼 한 점 한 점의 시 조각들을 다정하게 엮는다.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본 사람들이 별자리를 빚어냈듯이, 이 시집은 암담한 현실 속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비출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 강은빈 (활동가,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
이 책은 화성 사는 도요새 님, 가덕도 사는 반딧불이 님, 경주 핵발전소 앞바다 사는 물살이 님을 대신해 말하려는 이야기다. 시를 써서 새가 되고, AI 번역기도 못 듣는 새의 말을 새가 되어 통역하려는, 자격증 하나 없는 인터프리터의 이야기. 이것은 애초 불가능이다. 그럼에도 왜 듣고 또 말하려 하는가?

이미 본 자는 눈을 감고도 보기 때문이다. 기어코 먼 바다를 건너가는 도요새들처럼. 불가능의 바다 같은 백지 위로 여덟 명의 시인들이 날아간다. 내려앉을 땅은 어디에도 없고 사랑은 불가능이리라. 그러나 새를 중지할 수 없듯이 사랑을 중지할 수는 없다. 사랑은 가려고 한다. 결코 내일을 모르는 새처럼. 지저귀면서. 너에게로. - 장혜령 (시인, 소설가)
목소리가 있습니다. 자세히 볼 때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통계와 숫자에 가려진 존재들,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목소리가 시인들의 말로 번역되었습니다. 그 말들은 때로는 죄책감으로, 천진함으로, 혹은 미처 알지 못했던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시인들은 온 존재가 연루되어 있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합니다. 시인들이 우리보다 먼저 울어주었을 때, 보이지 않던 존재들이 비로소 선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정성스럽게 번역된 말들은 시인들의 몸과 마음을 경유해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 미세하고 낮은 주파수는 결국 우리에게 도착할 것입니다. 너무 늦지 않게, 당신에게도 그 목소리가 닿길 바랍니다. - 조현철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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