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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비밀과 마주한 순간 …… 5 김유림 담양 걷기 …… 13 경주 걷기 …… 16 트랙 1 …… 18 속초 걷기 …… 21 트랙 0 …… 24 단지 걷기 …… 25 12사쿠라가오카 걷기 …… 28 제방 걷기?작은 도시의 이름 …… 31 그런데, …… 34 트랙 0 …… 36 시인의 말 …… 37 박은지 반듯한 사랑 …… 43 옥탑에게 …… 45 애초에 불가능한 일 …… 47 약속 장소 …… 49 죽은 나무들 …… 51 거울을 보니 검은 개가 …… 53 하얗고 단단한 실 …… 55 서랍의 눈 …… 57 터널 …… 59 입이 큰 사람 …… 61 시인의 말 …… 63 오은경 그물망 …… 69 지진 …… 71 낭떠러지 …… 73 플라스틱 …… 75 인형 …… 76 빗금 …… 78 텔레비전 …… 80 철거 …… 82 가출 …… 83 날개들 …… 85 시인의 말 …… 87 이다희 ( ) …… 93 늦게 오는 자장가 …… 94 물의 방 …… 96 어항 앞에서 …… 97 얼음 아래에 두 발이 …… 99 외설이 지나가고 슬픔이 지나간다 …… 101 입구가 큰 가방 …… 104 아침 오믈렛 1 …… 106 아침 오믈렛 2 …… 107 모래시계 장난 …… 108 시인의 말 ……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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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비밀과 마주한 순간 …… 5 김유림 담양 걷기 …… 13 경주 걷기 …… 16 트랙 1 …… 18 속초 걷기 …… 21 트랙 0 …… 24 단지 걷기 …… 25 12사쿠라가오카 걷기 …… 28 제방 걷기?작은 도시의 이름 …… 31 그런데, …… 34 트랙 0 …… 36 시인의 말 …… 37 박은지 반듯한 사랑 …… 43 옥탑에게 …… 45 애초에 불가능한 일 …… 47 약속 장소 …… 49 죽은 나무들 …… 51 거울을 보니 검은 개가 …… 53 하얗고 단단한 실 …… 55 서랍의 눈 …… 57 터널 …… 59 입이 큰 사람 …… 61 시인의 말 …… 63 오은경 그물망 …… 69 지진 …… 71 낭떠러지 …… 73 플라스틱 …… 75 인형 …… 76 빗금 …… 78 텔레비전 …… 80 철거 …… 82 가출 …… 83 날개들 …… 85 시인의 말 …… 87 이다희 ( ) …… 93 늦게 오는 자장가 …… 94 물의 방 …… 96 어항 앞에서 …… 97 얼음 아래에 두 발이 …… 99 외설이 지나가고 슬픔이 지나간다 …… 101 입구가 큰 가방 …… 104 아침 오믈렛 1 …… 106 아침 오믈렛 2 …… 107 모래시계 장난 …… 108 시인의 말 ……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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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시인이 풀어놓는 순간의 비밀들
삶은 일상으로 구성되고, 일상은 순간으로 채워지며, 각각의 순간은 비밀을 품는다. 이때 “갑작스럽게 달라진 날씨에서, 사랑하는 사랑이 뒤돌아설 때의 표정에서, 골목 끝에서” 대답 대신 쏟아져 나온 비밀을 수집하는 것이 시인의 임무가 된다. 순간의 비밀을 따라가다 보면 “그간 겪어보지 못한 감정과 맞닿”고 “이미 충분히 겪었다 싶은 마음이라 해도 다른 색으로 떠오”르며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거나 당신도 모르게 오래 간직해온 비밀이 미끄러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박은지, 「여는 글」) 『대답 대신 비밀을 꺼냈다』에서는 ‘순간의 비밀들’을 네 가지 프리즘으로, 다양하게 분산된 감각으로 펼쳐 보인다. 김유림의 시는 담양, 경주, 속초를 지나 사쿠라가오카까지 내처 걸으며 “걷는 세상과 걷지 않은 세상으로 양분돼” 있는 세계에서 일탈의 경험을 추체험하는 ‘여정의 순간’을 제공한다. “반듯한 덩어리의 꿈”처럼 간결하지만 “죽은 나무가 산에서 발견”되듯이 선득한 인장을 남기는 박은지의 시는 “규칙적으로 사랑”하고 싶어도 “자주 모르는 일들이 일어”나는 ‘인지의 순간’으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오은경의 시는 정제된 언어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내가 원인이었던 것처럼 건물 한 채가 무너”지는 인과의 세계에서 “흔들릴 때마다 연인들을 괴롭게” 하는 ‘각인의 순간’을 포착한다. 일상에 드리운 엷은 장막을 통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외설은 거울에 있”고 “날아가는 노래를 귓속에 잡아둔다고 해도 그게 나비가 아니”라는 비밀로 ‘사물의 순간’을 엿보게 하는 이다희의 시도 있다. 이렇게 시인들이 평생 비밀처럼 간직한 순간도, 찰나의 목격이나 오래 수집한 순간도 모두 시가 된다. 이 시들과 만날 때 매일 대하는 내가 ‘조금’ 낯설어지고, 먼지 자욱한 대기가 ‘잠시’ 떠오를 만한 곳이 되며, 같은 일상이 ‘다른’ 표정을 지니게 된다. 그렇게 반짝이는 순간, 눈물겹지만 사랑스러운 순간을 더 많이 알아볼 수 있게 된다. 그러려고 시를 읽는 것이니까. 삶의 비밀과 마주한 순간, 대답 대신 시를 꺼냈다 그럼에도 시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 읽고 나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순간, 두 번 세 번 곱씹어도 모호하기만 한 순간, 뭔지 모르겠지만 좀 더 읽고 싶은 순간……. 바로 시를 읽는 순간이다. 『대답 대신 비밀을 꺼냈다』에서는 낯설지만 매혹적이고 알쏭달쏭하지만 파고드는 시에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열 편의 시마다 따라붙는 「시인의 말」을 통해 독자에게 감각의 마인드맵을 펼쳐준다. 시인을 상대로 한 부조리극 인터뷰, ‘울음 동맹’에 관한 다정한 선언, 꿈속과 망원동을 넘나드는 여정, 사춘기와 신해철 극복 프로젝트 등 네 편의 에세이는 감각적인 사진과 더불어 에세이 특유의 읽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비닐을 찢자 어떤 인간이 갑자기 숨을 쉰다. 팔을 뻗어 세상으로 나올 것만 같다. 사실은 거꾸로 이들의 시를 읽는 인간이 숨을 쉬게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문보영(시인) 지루한 일상의 균열을 선언하는 책 속 인간처럼, 『대답 대신 비밀을 꺼냈다』를 펼치면 삶의 비밀들이 팝콘처럼 터지는 순간과 만날 수 있다. 이 경쾌하고 소담스러운 비밀과 만나면 찰나의 순간이 보다 분명해지고, 좀 더 소중해질 것이다. 이 봄, 낯설고 궁금한 젊은 시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볼 것을 권한다. 다시 돌아온 일상에서 새로운 순간들과 만날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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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공간과 만나, 이야기는 다시 새로워진다”
잔잔한 일상에 낯선 공간을 열어주는 소설들 『집 짓는 사람』에는 동남아, 독일 드레스덴, 전북 익산, 경남 남해같이 익숙한 공간들이 등장한다. 이 친숙한 지명은 소설가들의 고민과 상상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곳, ‘나’에게서 출발해 확장된 세계로 변모한다. ‘딩크족’인 부부가 명절 압박을 피해 떠난 동남아의 시골 마을은 고전 스릴러처럼 조금씩 발 디딜 곳을 잃게 되는 압박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도시 전체가 복구와 재건의 기념비가 된 드레스덴은 어느 시간에도 속하지 못한 유실물이자 가보지 않고도 그리운 노스탤지어의 공간이 된다. 「서동요」로 친숙한 익산 미륵사지는 불붙은 단풍처럼 붉고 유령풀처럼 기묘하게 떠다니는 공간으로 변주되며, 낭만적인 전원생활이 펼쳐질 남해 언덕에서는 한 남자가 끊임없이 집을 짓고 있다. 이처럼 ‘지금, 여기’의 고민과 맞물리며 친숙한 공간에서 낯선 세계가 열리는 경험, 공간의 외피를 벗기고 그 안을 들여다보게 되는 경험은 일상 공간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차 안, 회사 사무실, 마트 계산대, 도서관 서가가 어느덧 색다른 이야기를 품은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그렇게 당신이라는 공간과 만나, 이야기는 다시 새로워진다.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던 부부는 명절 압박을 피해 여행을 떠났다가 이국의 마을 축제에 참여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에게 떠밀려 의식의 은밀한 영역까지 들어서게 된 두 사람은 속죄양인 염소를 직접 잡아야 할 처지에 놓인다. 아내의 고백을 뒤로한 채 바위산에 오른 나는 과연 염소를 잡을 수 있을까,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_안준원, 「염소」 미술을 전공한 나와 나기는 졸업 이후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객관과 거리를 유지하다 생계에 떠밀려 미술에서 멀어진 나, 계속해서 꿈을 추구하지만 어느덧 경계가 희미해진 세계에서 헤매는 나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교차하는 시간이 서울과 드레스덴을 넘나들며 그려진다. 다양한 예술 작품과 복원된 도시, 예술가의 방이라는 연계 고리를 통해 삶과 예술, 과거와 현재, 생과 사라는 광망한 화두를 이야기로 형상화한다. _이민진, 「쿤스트캄머」 나는 기차에서 만난 남자에게 기묘한 섬뜩함을 느끼면서도 함께 여정을 이어간다. 늪과 수렁, 홀연한 단풍의 마을로 나를 불러들인 친구는 『물결 벌레』라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행적이 묘연한 상태이고, 그의 아내를 따라 방문한 유적지에는 돌에 새긴 귀신의 얼굴뿐이다. 문득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 나는 남자의 손에서 금빛 풍뎅이를 목격하지만, 무엇 하나 확실한 것 없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온다. _최영건, 「물결 벌레」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교외의 이층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살기를 꿈꾸던 부부는 집짓기에 돌입한다. 출산을 앞둔 아내 대신 단독자로서 선택과 책임을 떠맡게 된 남자는 설계 구상부터 부지 공사, 현장 지휘, 골조 작업에서 내부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은 집을 지으며 자기 존재를 깨우쳐간다’는 명제를 체화한다. 하지만 완성이 임박한 집에 아이가 들이닥치면서 그 깨달음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_최유안, 「집 짓는 사람」 마음의 공간을 채우는 이야기 “정성껏 고른 선물을 상대에게 건넬 때, 지난 여행에 대한 추억담을 듣거나 앞날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을 때, 글을 읽으며 쓴 사람의 마음을 더듬을 때 당신의 공간은 상대를 향해 열린다. 이것이 관계의 비밀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공간을 엿보고, 또 그들로 인해 자기만의 공간을 조금씩 손보며 살아간다.” ―최유안, 「여는 글」에서 네 소설가가 건넨 공간은 독자와 만나 조금씩 변모할 것이다. 더불어 소설이라는 공간은 그렇게 관계 맺으면서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각자의 공간에서 외로이 분투한 독자라면 이 책의 공간에 잠시 머물다 가기를, 그간의 삶에서 벌어진 일들을 나눌 수 있기를. 그리하여 새롭게 공간을 내며 떠날 때, 비로소 공간은 소설이 된다. “소설을 읽는 일은 그런 마음의 공간을 채우는, 가장 잘 알려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네 편의 이야기를 따라 읽는 동안, 나는 간혹 애잔한 사람이 되었다가 애처로웠다가 문득 나도 몰랐던 나의 아주 빈 곳을 발견하고 오래 머문 적도 있었다.” ―임현(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