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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구윤재
미래
더 좋은 기회
재앙으로 시작해서 재앙으로 끝나는 영화
그 아이들을 우연히 만났다고 하자

시작 노트 | 재현의 리듬
추천의 말 

김사라
oh my pimp mom
기분파 미나 제이코
나나 유리 양의 편지: 어디까지가 발이고 어디까지가 발톱이라고 생각하나요?
스크린을 깨뜨리면 깨지는 것은 유리 얼굴―전생, 마지막 날의 대화 발췌

시작 노트 | 암컷 소동
추천의 말

봉주연
푸른 점
새순
월곡동에서―와병臥病
월곡동에서―너의 생일

시작 노트 | 익명의 이름
추천의 말

송희지
금속음―음경의 시
어떤 여행 1
어떤 여행 3
어떤 여행 7

시작 노트 | 남성 쓰기
추천의 말 

이다희
실리카겔
입체 구름 속도
크로마키
난반사

시작 노트 | 소금과 설탕의 나날들
추천의 말 

이새해
알고 있는 것
가정법
취약해지기
유령 셋

시작 노트 | 이중생활
추천의 말 

임유영
모조
해변의 표지판
불 기르기
물 기르기

시작 노트 | 환상의 빛
추천의 말 

조시현
가위질 연습
슈거 크래프트
본 웨딩
댄싱 홀

시작 노트 | 방 치우기 먼저 시작할게요
추천의 말

기획의 말

저자 소개 8

2024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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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 봉주연은 1995년 서울 공릉동에서 태어나 2023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두 개의 편지를 한 사람에게』가 있다.

봉주연의 다른 상품

200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9년 [시인동네]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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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다희는 1990년 대전에서 태어나 201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시 창작 스터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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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태어났고 신학을 전공했다. 『아무 해도 끼치지 않는』, 『싫음』 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동인 ‘도모’의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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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오믈렛』이 있다.

임유영의 다른 상품

2018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동양식 정원」이, 이듬해 현대시 신인상에 시 「섬」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아이들 타임』, 『시뮬레이션 제4139회차』, 영문 시집 『Simulation No.4139』, 소설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이 있다. Made her literary debut when her short story “An Oriental Garden” won the Silcheon Munhak New Writer’s Award in 2018, followed by her poem “Island”, which received the Hyun
2018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동양식 정원」이, 이듬해 현대시 신인상에 시 「섬」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아이들 타임』, 『시뮬레이션 제4139회차』, 영문 시집 『Simulation No.4139』, 소설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이 있다.

Made her literary debut when her short story “An Oriental Garden” won the Silcheon Munhak New Writer’s Award in 2018, followed by her poem “Island”, which received the Hyundae Munhak New Poet’s Award the next year. She is the author of the poetry collection Children Time and the novel How to Weigh the Weight of C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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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5일
판형
사철제본 ?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28*205*20mm
ISBN13
9788932045771

책 속으로

미래는 철근만 세워진 채 공사 중단된 아파트 같고 피부가 없는 뼈 같고 없는 개를 애도하는 목줄 같고 나나가 타는 버스로는 갈 수 없는데

좋은 건 다 멀리에 다음에 미래에 있다고

나나는 이곳과 저곳을 가늠한다

모두 한 뼘 정도이고
가뿐히 한 뼘을 초과하는
---「구윤재, 더 좋은 기회」중에서

자른 발톱은 쓸어 담아 창밖에 뿌리고 당신이 부친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한다. 우린 여기에서 새빨갛게 긁히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기를. 유리방 너머의 모든 이가 아름답지만 내 눈알은 화살처럼 당신을 찾는다. 당신을 바라보는 숱한 뒷모습을 바라본다. 뼈가 투명하게 얼어붙는 것을 느낀다.

당신은 늘 욕구를 만들어주는군

장롱 향이 나는 차를 한 잔 끓여 마시고 나는
부드럽고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김사라, 나나 유리 양의 편지: 어디까지가 발이고 어디까지가 발톱이라고 생각하나요?」중에서

p는 pp와 함께 있을 때면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다. 내일의 일들에 눈을 감게 만드는 것. 그런 우매함이었구나, 언니가 가졌던 마음이라는 게. 언니가 겪었던 따뜻한 소용돌이가 바로 이런 마음이었다는 것을, p는 pp의 손을 잡고 걸으며 이해하게 됐다.

작별이라니,
사랑은 작별이라는 성姓을 달고 있다는 걸 p는 pp와 나란히 걸으며 이해하게 됐다.
---「봉주연, 새순」중에서

나의
옛것 공포.
옛것 사랑.
앙다문 입에 손가락 넣어 만져볼 때마다 조금씩 닳아 있는 내 어금니.

나는 이빨이 몽땅 빠져 텅 빈 잇몸을 갖게 되는 내 모습을 떠올렸다 꽤 자주.
무른 미래를.
그런 습관을 버린 것은 잘린목을 만나게 된 뒤의 일이었다.
---「송희지, 어떤 여행 3」중에서

[……] 조카는 내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워 잠에 빠져든다. 바지에 침이 묻는다.

무릎을 내어주면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잠에 빠진 인간은 잠으로 돌진하지만 무릎을 내어준 인간은 어디로도 가지 못한다. 지상에 남아 있는 자신을 깨닫게 된다. 완전히 혼자였다.
---「이다희, 크로마키」중에서

나는 차에 치인 유령 몇을 본다. 아이스커피 컵과 함께 도로변을 구르는, 얼룩진 유령 셋을 나의 백팩에 욱여넣는다. 지퍼를 조금 열어놓는다. 춤은 쉽다. 음악은 경쾌하다. 해안로에서도 수평선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수한 인파가 모인 까닭에, 쉽다. 오른쪽으로 두 걸음, 왼쪽으로 세 걸음, 다시 오른쪽으로 한 걸음을 밟으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일원이 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새해, 유령 셋」중에서

아무렴. 그다음은 침묵. 어둠. 만물의 침실. 거기서 자라날 온갖 일들. 예감이 벌써 자욱했다. 젖은 팔목으로 모기떼가 미친 듯이 달려들었을 때 그녀는 해변을 떠나려고 서둘렀다. 문득 뒤돌아본 모래사장에는 파헤쳐진 구덩이가 가득했다.
---「임유영, 해변의 표지판」중에서

늘 더 달콤해지려는 듯 세계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앉는 먼지

꼭 설탕 인형 같구나

개미들이 나를 깨물고 지나간 것처럼
온몸이 아프다

[……]

피가 터진 것처럼 노을이 흘러내리는 풍경은
캐러멜라이즈
---「조시현, 슈거 크래프트」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 보다〉 기획의 말

시의 시대가 사라져버린 것 같던 시간 속에서 젊은 시인들과 그들의 낯선 감각을 다시 읽어준 독자들이 출현했다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모든 헛된 풍문을 뚫고 한국문학의 심층에서는 본 적 없는 시 쓰기와 시 읽기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시 보다〉는 시 쓰기의 극점에 있는 젊은 시 언어의 운동에너지만을 주목하고자 한다. 1년에 한 번 이루어지는 이 작은 축제는 선별의 작업이 아니라, 한국 시를 둘러싼 예감을 함께 나누는 문학적 우정의 자리이다. 우리가 체험하는 것은 젊은 시인들의 이름 너머에서 꿈틀거리는 ‘시’라는 사건 자체이다. 시인은 동시대가 소유한 이름이 아니라, 동시대의 감각을 발명하는 존재이다. 시는 도래할 언어의 순간에 먼저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 ‘시 보다’라는 행위는 시‘보다’ 더 고요하고 격렬한 세계를 열어준다.
선정위원 김상혁 백은선 소유정 신해욱 조연정

* 구윤재, 「미래」 외

자고 일어났는데 배 위에 무언가 올려져 있었다
나는 간신히 눈동자를 굴려 배 위에 올려진 것이 무엇인지 바라보았다
축축하고 미끄러운 하얀 솜털로 감싸여 있는 저것, 미래였다
―「미래」 부분

구윤재의 시에서 ‘미래’는 “매번 다른 형태와 질감으로 변주되는”(소유정) 가능성이자,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움켜쥐는 이상한 이름”(백은선)이다. 시간을 선형으로 나아가는 대신 “머물면서 이동하”고 “나선형으로 깊어”(신해욱)지는 독특한 시공간의 지도를 그려내는 시인은 지나간 시간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교차하며 “제자리멀리뛰기”라는 새로운 형태의 미래를 제시한다.

* 김사라, 「oh my pimp mom」 외

미꼬 씨, 공상 속에서
네 얼굴을 내 얼굴 위에 덮어써본 적이 있다
내 것보다 덜 찢어진 입술,
눈매에는 빨간 소금이 엷게 한 겹

내밀어도 짧아지지 않는 팔을 가졌다
당신은 그런 팔과 살았다
평생 벗지 않았다
―「oh my pimp mom」 부분

이방의 여성 ‘이리스’ ‘미나 제이코’ ‘나나 유리’ ‘화림’ ‘유림’은 폭력과 소외로 엉겨붙은 저마다의 흙탕물을 헤집는 중이다. “김사라의 ‘타락 천사’들이 내뱉은 오욕의 문장들”은 “직설적이면서도 무덤덤”(조연정)한 에너지를 분출하고, 그들의 독백은 “어느새 셀 수 없이 많은 인물을 등장시키며 한 사람이 연기하는 대형극으로 거듭난다”(소유정). 국경을 넘는 그 울림은 “수사학적 경계와 분할을 지우”는 “목소리-물줄기”(신해욱)가 된다.

* 봉주연, 「푸른 점」 외

출현한 것은 그저 균열. 문이 열린다는 것은 사이로 빛을 허락한다는 것. 흰 등 위로 빛이 흐른다는 것. 연민은 어느 수준까지만 내려가고, 그 밑으로는 더 내려가지 않는다. 그런데 증오가 그 아래까지 내려간다면. 그렇게 낮은 곳까지 떨어진 이들은 서로를 가엾게 생각할까. 내가 눈앞에 없을 때에도 느껴지는 두려움과 떨림이 너희를 구할 것이다.
―「푸른 점」 부분

봉주연의 연작시에 등장하는 서로 다른 존재들은 동명의 ‘p’와 ‘pp’로 불리며 끊임없이 몸집을 불려나간다. 시인의 손에 이끌려 “빈 거울”(김상혁) 앞에 선 독자는 그 존재들과 함께 증식해가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모르지 않지만 본 적 없는 풍경을” 마주하며 “어렴풋한 것을 구체적으로 알게”(소유정) 된다. “포개지고 홀연 신비감을 발산”하는 봉주연의 시는 “상처보다 강한 사랑”(신해욱)을 증명한다.

* 송희지, 「금속음―음경의 시」 외

그날 이후로 나는 꿈을 많이 꾸었다. 꿈에서 나는 음경 도시를 걸었다. 음경 공장을 걸었다. 음경 공원 음경 광장을 음경 교정 음경 체육관과 막 허물어지고 갓 지어지는 음경 뼈대 들을 걸었다.
다디단 과실 위를 기는 애벌레처럼.
하나 음경 무덤을 걷는 꿈은 꾼 적이 없다.
―「금속음―음경의 시」 부분

‘탈로스의 금속 음경’ ‘잘린목’과의 여행 등 신화적 요소를 차용한 송희지의 시는 “유구한 남성적 신화를 해체”(소유정)하며 금기와 감각, 인식의 경계를 거침없이 뒤흔든다. “한없이 복잡하고도 분명한, 나약하고도 대담한 인간의 마음”(조연정)을 파괴적으로 써 내려가는 시인의 언어는 “뱃머리에서 울려 퍼지는 고동”이자, “꼭 닫힌 상자 속에 영원히 두근대는 심장”(백은선)이다.

* 이다희, 「실리카겔」 외

손에 남은 온기보다 입에 들어온 차의 온도가 더 낮다. 발끝에 더욱 힘을 준다. 러그의 양모가 발가락 사이로 올라온다. 무엇인가 해결된 기분이다. 하지만 말이 되지 않는다. 나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다. 나는 식어가는 찻잔을 쥐고 러그 위를 빙빙 돈다.
―「실리카겔」 부분

“감정의 투영이 아닌 정동의 조직화”를 통해 세계를 재구성하는 이다희의 시는 “매우 희귀하게 현대적이다”(김상혁). 빈 칠판과 유리컵, 구름과 고속도로 같은 “정지된 사물로부터, 혹은 공간으로부터 시간을 발견하는 시인”(조연정)은 “무너지는 마음을 가볍게 들어 올리면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슬픔의 표면을 섬세하게 비춘다”(소유정).

* 이새해, 「알고 있는 것」 외

자주 가는 단층집 앞마당에 모여서 우리는 생크림케이크를 꺼냈다. 축하할 일이 있었는데 축하받을 사람은 오지 못했다. 초에 불을 붙인 뒤 노래를 불렀다. 다 부른 뒤에 그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았다. 나 여기 있어요. 누군가 대신 대답했고 모두 웃었다. 웃다가 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불이 붙었다. 평상 위에 꺼내둔 성냥개비 하나에.
―「알고 있는 것」 부분

“만약과 만약과 만약 들”을 끊임없이 타진하는 가능성의 세계에도 “유령처럼 끝까지 남아 우리 주위를 배회”(백은선)하는 존재들이 있다. “웃는 얼굴로 아슬아슬하게 제압해두고 있는 일그러진 생각들”(김상혁)과 그 아래 웅크린 “영영 세계의 ‘일원’이 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조연정)을 결코 감추지 않는 이새해의 언어는 차분해서 더욱 공포스럽다.

* 임유영, 「모조」 외

우리는 여전히 거친 옷을 입고
집 아니라 돌아갈 곳을 찾고 있네.

품에 안은 물 항아리에 무엇이 담긴 줄도 모른 채
열심히 옮기는 하나와
이쪽이라고 멀리서 손짓하는 하나.
―「모조」 부분

임유영은 기존의 이야기-스타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세련되고 완숙한 상징들”(김상혁)의 세계로 나아간다. 물과 불, 티끌과 같은 원소를 기르는 기묘한 행위 속에서 시인은 “발생 직전의 예감으로 부풀어 오르는 모든 것”(백은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연금술과 축지법으로 씌어진 그의 시는 “가야 할 데까지 간 다음 우뚝 멈춘”(신해욱) 미련 없는 시적 용기를 발판 삼아, 다시 세계를 향해 도약한다.

* 조시현, 「가위질 연습」 외

미래에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이와
모든 것을 적절하게 잘라낸 이 중
무엇을 신이라고 부르는지도 알 수가 없어

인간들은 벌써부터 결백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우주선은 언제나 너무 차가운 스테인리스스틸

잘려 나간 여자가
가장 먼 곳까지 둥둥 날아가고 있다
―「가위질 연습」 부분

조시현의 시는 “미래에도 변치 않을 재앙들을 예측하면서 진화된 인간 삶의 불가능성을”(조연정) 내다본다. “인류의 시원에서 멸종 이후까지, 몸의 잔해와 흔적을 모으고 젠더의 조립과 해체와 재조립의 물질성을 탐사”(신해욱)하는 시인은 “통로로서의 몸, 고정되지 않는 몸, 지울수록 선명해지는 몸”(백은선)을 통해 인과를 벗어난 시공간을 구축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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