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리야 카민스키의 번역된 시어들 틈새로 건조하고 차가운 핏빛 바람이 부는 것을 느꼈다. 국가폭력 내지 전시체제로 해석되는 폭력의 야비함을 보았고, 그에 의해 사랑을 잃은 이의의 뚫린 심장과 바들거리는 몸짓을 보았다. 공동체 편에 선 공동체를 보았다. 연극적으로 배치된 요소들은 우스꽝스럽고, 비참하고, 단호하며, 숭고하다. 이 숭고함이 주제는 아니다. 그래서 다행이다. 우리의 현실은 일리야 카민스키의 시적 광장이 서늘하게 각인해 내듯이 예기치 못한 반목과 역설로 가득 차 있으니까.
일리야 카민스키는 흐르는 시간을 잡아채어 끊이지 않을 폭력과 저항과 연루됨의 광장을 그 속에 기입해 낸다. 시적 장면들은 마술처럼 단번에 초점화되고, 비통함이 떠밀어다 놓은 진술들은 간결하다. 나는 지금까지 이 같은 비통의 강렬한 시적 형식을 본 적이 없다. 다시 전쟁과 학살의 시대다. 지금은 이 비통함에 연루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