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책머리에
작품출전 시인소개 제1부 이끄는 글 김사인 / 시에게 가는 길 제2부 마음의 보석 김소월 / 봄 서정주 / 가벼히 박용래 / 겨울밤 김종삼 / 묵화 전봉건 / 6.25 [1] 천상병 / 小陵調 김종길 / 八旬이 되는 해에 허만하 / 오리는 순간을 기다린다 최하림 / 집으로 가는 길 이성선 / 별을 보며 문정희 / 내가 입술을 가진 이래 마종기 / 여름의 침묵 이시영 / 아버지의 모자 서정춘 / 竹篇 1 제3부 인생의 맛 백무산 / 손님 신대철 / 첫 목도리 박흥식 / 절정 윤재철 /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박형권 / 털 난 꼬막 이흔복 / 나는 이른봄애호랑나비 등을 타고 날았다 박남원 / 그렇다고 굳이 나기철 / 도서관에서 만난 여자 이대흠 / 비가 오신다 윤석위 / 詩集 박두규 / 관계 이선영 / 늙는 얼굴 전동균 / 옛집 꿈을 꾸다 박서영 / 업어준다는 것 제4부 말의 결 고영민 / 앵두 이병초 / 봄밤 김남호 / 참 좋은 저녁이야 신현정 / 볼록볼록 문태준 / 맨발 김진완 / 북어를 찢는 손이 있어 안주철 / 밥 먹는 풍경 박성우 / 배꼽 이종문 / 효자가 될라 카머 서안나 / 어떤 울음 안상학 / 팔레스타인 1,300인 우대식 / 귀환 김주대 / 슬픈 속도 박구경 / 장마통 제5부 말의 저편 오규원 / 허공과 구멍 고형렬 / 나는 에르덴조 사원에 없다 김언희 / 시를 분류하는 법, 중국의 백과사전 박찬일 / 장수막걸리를 찬양함 164 김기택 / 오래된 땅 김영승 / 슬픈 국 김휘승 / 발돋움을 하고 입짓으로 이승훈 / 문학의 공간 박상순 / 옛이야기 심재휘 / 그 빵집 우미당 황병승 / 고양이 짐보 유홍준 / 자루 이야기 함기석 / 뽈랑 공원 조영석 / 토이 크레인 |
김사인의 다른 상품
|
대체로 나는, 시 쓰기는 제 할 말을 위해 말을 잘 ‘사용하는’ 또는 ‘부리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해왔다. 시공부는 말과 마음을 잘 ‘섬기는’ 데에 있고, 이 삶과 세계를 잘 받들어 치르는 데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므로 종교와 과학과 시의 뿌리가 다르지 않으며, 시의 기술은 곧 사랑의 기술이요 삶의 기술이라고 말해왔다.
생각건대 쓰기뿐 아니라 읽기 역시 다르지 않아, 사랑이 투입되지 않으면 시는 읽힐 수 없다. 마치 전기를 투입하지 않으면 음반을 들을 수 없는 것처럼. 그러므로 단언하자면 시 쓰기와 똑같은 무게로 시 읽기 역시 진검승부인 것이며, 시를 읽으려는 이라면 앞에 놓인 시의 겉이 ‘진부한 서정시’ 이건 ‘생경한 전위시’ 이건 다만 사랑의 절실성과 삶의 생생함이란 더 깊은 준거 위에서 일이관지(一以貫之)하고자 애쓰는 것이 마땅하다. ---「책머리에」 중에서 |
|
“조용한 시인 김사인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시를 읽는다.” 도서출판 b에서 [시를 어루만지다]가 출간되었다. 중견시인 김사인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시를 읽고 그 감상을 덧붙인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 책에는 김소월, 서정주 등 작고 시인에서 황병승 등의 신예에 이르기까지 56명의 시인들의 각 한 편씩의 시에 김사인의 시 독법이 반영된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거기에 감흥을 돋울 수 있도록 중간중간 젊은 사진작가 김정욱의 사진이 배치되어 있다. 이 책은 총 5부로 나뉘어져 있다. 제1부는 [시에게 가는 길]이다. 이 글은 엮은이가 어떤 태도로 시를 대하며 읽는지를 밝히는 글이다. 엮은이는 시를 읽는 한 방법으로서의 키워드를 ‘겸허와 공경’, ‘공감과 일치’로 내세우고 있다. 시를 제대로 읽어 보려는 사람은 어떻든 시 앞에서 일단 겸허하고 공경스러워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마음의 문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야 한 편의 시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목소리와 빛깔과 냄새들이 와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시를 쓰고 읽기 위해서는 개념의 운용 능력보다는 실물적 상상력의 운용 능력이, 공감과 일치의 능력이 더 긴요하게 연습되어야 한다며, 그러한 합당한 감상의 토대 위에서라야 올바른 분석도 가능할 수 있는 것이 엮은이의 생각이다. 그리고 거기서 나아가 시를 읽을 때 언어들을 2차원의 평면에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할 때 시는 종이 위에 인쇄된 단어의 평면적인 나열이기를 그치고 삶과 세계의 산 모습을, 놀라운 발견과 아름다움의 세계를 우리에게 열어 보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글 뒤로 이어지는 각 시편들에 붙인 해설이 각론이라고 한다면 이 글은 총론격인 글로서, 또 한 중견시인의 시론으로서 여겨도 좋을 만큼 품격을 지니고 있다. 엮은이는 독자들이 이 글을 먼저 읽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제2부 [마음의 보석]은, 산문화되어가는 시류에 가려져 있는, 마음의 연금술로 시 쓰기를 대했던 소월과 미당 이래의 서정 시편들이 묶였다. 특히 50년대 시에 대한 재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엮은이의 오랜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제3부 [인생의 맛]에서는 2부에 이어, 여전히 ‘삶의 애환’이야말로 한국 서정시의 내용을 이루는 부동의 주류라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동아시아의 시적 전통이나 한반도 근현대사의 고달픔과 무관하지 않다는 엮은이의 생각이 담겨 있다. 제4부 [말의 결]에서는 우리말/글의 독특한 맵시들이 구현되는 다양한 모습들을 맛봄직하고, 제5부 [말의 저편]은 파격적이든 주지적이든, 전통 서정시의 문법을 얼마간 초과하는 전위적 성향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시인으로서 또 비평가로서의 엮은이 김사인의 시읽기에는 따뜻하고 조용하며 단단함이 저변에 흐르는 혜안이 담겨있다. 시읽기에서 설핏 놓치고 지나가기 십상인 행간에서 슬금슬금 주워 담는 낟곡들은 독자들의 시바구니를 풍성하게 만드는 데 충분하다. 시를 좀 더 맛깔나게 읽거나 깊이 있게 읽고 싶은 독자도, 나아가 시를 쓰고자하는 예비 시인들에게도, 혹은 동료 시인들에게도 이 시읽기는 하나의 좋은 참조로서 기여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