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고 있을 때 딸아이가 다가와 훼방을 놓았다. 목을 끌어안고 볼을 부비고 어눌한 발음으로 “아빠” 하고 부르더니, 거실 한쪽으로 돌아가 장난감을 집어 든다. “미안해. 오늘 아빠는 너 말고 다른 아이에게 집중해야 하거든? 이 아이는 ‘KT’라는 이름의 병을 안고 태어났어. 짝짝이 신발을 신어야 한대.” 딸아이는 고개를 갸우뚱하다 알겠다는 듯 시선을 옮긴다. 다운증후군인 녀석은 동요를 좋아한다. 한 곡만 끝없이 반복해 듣는다. 타고난 장애 때문일까? 딸을 만난 지 벌써 오 년이 되어 가지만, 이토록 나는 아는 게 별로 없다.
『아이는 누가 길러요』는 이런 내게 믿음직한 동료 같은 책이다. 남과는 조금 다른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는지, 부모로서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는지, 책은 단호하면서 친절하게, 반듯하면서 따뜻하게 답한다. 나와 내 아이 곁에 저자와 같은 이웃이 있다면, “아이는 누가 길러요?”라는 질문을 두고 밤새 즐겁고 든든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이 대화에 많은 이들을 초대하고 싶다. 당신이 누구이든 간에 초대 대상이다. 우리 모두에게 세상 모든 아이를 보듬고 지켜야 할 의무와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노트북을 덮을 즈음에 아이 혼자 잠들었다고 하면 좋겠지만, 아이는 여전히 동요 삼매경이다. 이제 그림책을 읽어 주어야지, 자장가를 불러 주어야지. 딸을 만난 지 오 년 만에, 이 책을 만나 조금은 더 어른이 된 것만 같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