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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은 무엇입니까
기나긴 봄날의 밥티꽃나무 이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없다 | 박완서 어머니를 위하여 | 신경숙 묵밥을 먹으며 식도를 깨닫다 | 성석제 밥으로 가는 먼 길 | 공선옥 전주 해장국과 비빔밥 | 최일남 초콜릿 모녀 | 정은미 나베요리는 한판 축제 | 고경일 요리, 요리를 축복하라 | 김진애 바나나를 추억하며 | 주철환 음식에 대한 열 가지 공상 | 홍승우 에스프레소, 그리고 혼자 가는 먼 길 | 김갑수 줄루는 아무 거나 먹지 않아 | 장용규 투박한 요리 요정 나의 어머니 | 박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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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맛이라는 것, 고작 혀끝에 불과한 것이 이리도 집요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을 줄이야. ―박완서
--- p.22 바람 든 무는 맛이 없어 먹지도 못하는데 바람 든 무를 들여다보며 봄이 올라나보다, 하셨던 어머니의 낯빛은 실망스런 것이 아니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란 그런 것이었을까. ―신경숙 --- p.36 진작 그 노인의 상을 보았더라면 그 집의 음식에 대해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얼굴은 자신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얼굴이었다. ―성석제 --- p.65 그리하여 나는 오늘 내가 먹는 이 밥 한 그릇은 당당함으로 얻은 밥인가, 비굴함으로 얻은 밥인가, 묻게 되는 것이다. 아니다. 그보다 앞서, 어렵게 얻은 밥인가, 쉽게 얻은 밥인가, 절로 묻게 되는 것이다. ―공선옥 --- p.73 음식의 궁극적인 맛은 만드는 자와 먹는 자의 합작품이다. 그러나 만드는 쪽의 정성스런 마음이 훨씬 더 중요하다. 아무리 ‘간사한 구미’를 좇을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지킬 건 지키고 보탤 건 보태야 생명이 긴 음식으로 남을 수 있다. ―최일남 --- p.98 엄마에게 초콜릿이 ‘아름다운 시간’으로 떠나는 길이라면, 나에게 초콜릿은 ‘미운 오리새끼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초콜릿 맛과 같은 대비다. ―정은미 --- p.113 힘겨운 세상살이에 삶이 찌들어도 서로의 체온으로 한파를 녹이고, 활짝 마음을 열었을 때 오는 훈훈함으로 공기를 데우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즐거운 ‘축제’다. ―고경일 --- p.125 요리란 몸으로 익혀지는 예술이다. 체험과 훈련과 도전이 요건이다. 얼마나 맛있게 먹으며 컸나, 얼마나 많이 해봤나, 그리고 얼마나 도전해봤나, 이 세 가지가 관건이다. ―김진애 --- p.131 나 역시 어릴 때 그런 비슷한 과정을 흉내 내며 자랐다. 내 일기장은 늘 현실의 궁상보다는 환상의 자락들로 채워졌다. ―주철환 --- p.144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이 있다. 그런 음식에는 그만한 사연들이 들어 있다. ―홍승우 --- p.163 홀로 있는 사람에게 니코틴과 카페인과 사운드는 찰떡처럼 조화를 이룬다.―김갑수 --- p.178 에구투구제니 사람들은 줄루인으로 살기 위해 전통적으로 먹어오던 음식들을 버렸다. 이들에게 무엇을 먹지 않느냐 하는 것은 민족적 자긍심이자 현대인의 표상이기도 하다. ―장용규 --- p.205 요리가 집안 내림이라는 건, 누군가 꼼꼼히 조리법을 적어서 물려주지 않아도 그 맛이 혀에 누적된다는 뜻이다. ―박찬일 --- p.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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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음식을 위한
최고의 조미료 “나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건 참을 수 있지만, 맛없는 건 절대로 안 먹는다.” - 박완서 한국문학의 어머니이자 최고의 이야기꾼인 소설가 박완서의 말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꼽은 생애 최고의 음식은 무엇인가. 그것은 소박하기 그지없는 메밀칼싹두기와 강된장과 호박잎쌈이다. 그 소박한 맛에는 외로움 타는 식구들을 한 식구로 어우르고 위로하는 신기한 힘이 있었다. 성석제는 어느 날 우연히 먹게 된 묵밥 얘기를 구수하게 펼치고, 공선옥은 산밭을 일궈 ‘밭벼’에서 거둬들인 일명 ‘산두쌀’에 얽힌 아픈 기억을 얘기한다. 최일남은 비빔밥과 콩나물의 고장에서 태어난 ‘식복의 행운’을 은근히 자랑하고, 신경숙은 추운 겨울 고구마꽝에서 꺼내먹던 고구마에 얽힌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사람은 변해도 추억은 변하지 않는다. 엄마와 나는 초콜릿을 녹이며 변치 않는 기억을 부른다.” - 정은미 화가 정은미는 그들 모녀에게 초콜릿은 불안과 집착, 열정을 다스리는 유용한 마약이었던 셈이라고 고백한다. 시사만화가 고경일의 글과 그림은 우리를 더할 나위 없이 즐겁게 해준다. 일본 유학 시절 처음 먹어본 나베의 신선한 충격을 ‘축제’의 고마움으로 기억한다. 그는 “사람이 함께했을 때 음식의 맛은 더해진다”며 음식 예찬론을 펼친다. 건축가 김진애는 ‘우르르 쾅쾅’ 스타일인 친정엄마와 ‘조근조근’ 스타일인 시어머니에게 배운 자신의 요리 솜씨를 자랑하며 요리란 물과 불로 하는 황홀한 장난이라고 요리를 예찬한다. “물과 불로 하는 황홀한 장난, 요리. 요리를 축복하라!” - 김진애 인기 절정의 피디였던 주철환은 하마터면 바나나의 유혹 때문에 양자로 갈 뻔했던 사연을 들려준다. 『비빔툰』으로 친숙한 홍승우는 청국장에 얽힌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그는 열 장의 그림으로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낯을 붉히게도, 가슴 시리게도 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음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시인이자 문화평론가인 김갑수는 음악에만 몰두하던 그가 또 다른 몰두, 즉 에스프레소 커피를 탐닉하는 과정을 진지하게 풀어낸다. 아프리카학부 교수인 장용규는 에구투구제니 사람들은 계층에 따라, 민족에 따라 먹는 음식과 금기하는 음식을 달리한다며 재치 있는 글솜씨를 뽐낸다. “나를 요리사로 만든 건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다.” - 박찬일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은 요리와 한정 없이 거리가 있는 소년이었지만 팔자소관으로 요리사가 되었고 그를 요리사로 만든 건 아이러니하게도 ‘투박한 요리 요정’인 그의 어머니였음을 고백한다. 이렇게 열세 명의 작가가 ‘사무치는 맛’을 담아냈다. 그들의 글과 그림을 꼭꼭 씹어 먹다 보면 먹고사는 얘기가 이렇게나 맛깔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들의 얘기는 입안에 침이 고이게도 하고 눈물이 핑 돌게도 하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도 한다. 음식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자취를 남길 때 비로소 우리는 고작 밥 한 그릇에도 울고 웃을 수 있다. 음식은 추억이다. 추억이 우리를 키운다. 자, 이제 정성껏 차린 밥상을 올린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솔하고 정겨운 밥 한 그릇 드시기를. 여러분의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을 떠올려보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