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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 고아성, 이슬아
사전을 엮으며 - 호원숙 1장 - 자연을 닮은 말 연연하다 · 훈향 · 꽃벼락 · 난분분하다 · 나스르르 · 보얗다 사근사근 · 꽃구름 · 청청하다 · 산모롱이 · 이채롭다 · 너울대다 … 2장 -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말 재재거리다 · 허위허위 · 겅정겅정 · 고물고물하다 · 굉굉하다 짜득짜득 · 옥시글옥시글 · 더펄더펄 · 귀살스럽다 · 꼬약꼬약 … 3장 - 삶을 일구는 말 겨끔내기 · 구뜰하다 · 무두질하다 · 지엄하다 · 걸음나비 층층시하 · 군입정질 · 엉구다 · 기갈 · 나비잠 · 노느매기 … 4장 - 마음이 하는 말 냉가슴 · 미몽 · 우두망찰하다 · 끌탕 · 보깨다 · 부란 아뜩하다 · 늘쩍지근하다 · 생급스럽다 · 징건하다 · 애면글면 … 5장 - 사람을 읽는 말 각죽거리다 · 공소하다 · 종주먹 · 희떱다 · 과람하다 · 빤빤하다 결곡하다 · 뚱기다 · 꼭뒤잡이 · 낮도깨비 · 뇌까리다 · 박절하다 … 참고 도서 |
朴婉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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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책상 가까이에는 사전이 늘 있었다.
그 사전은 두 권으로 된 두껍고 무거운 사전이었는데 나중에는 나달나달해지고 결국에는 제본이 여러 조각으로 풀어졌다. 지금은 서울대 도서관 아카이브 어머니의 서재에 가 있지만. 글을 쓰시다가 그 사전을 들추어 보시거나 책상 가까이에 있는 영어사전, 일어사전이나 옥편을 찾으시던 모습은 익숙하고도 그리운 모습이다. 그것들은 늘 가까이 있었다. 어머니 글에 박혀 있는 낱말들에는 내력이 들어 있다. 그 낱말들의 아름다움과 스치는 감성, 그 낱말이 문장 속에 들어가 있을 때의 적합함. 비애와 유머와 그 들리는 소리를 놓칠 수 없다. 나는 아직도 어머니 글을 읽으며 사전을 찾게 된다. 사전적인 의미와 함께 나만이 알고 느끼는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정확함에 안도하게 되고 어머니의 문학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래되어도 빛나는 물건이나 예술품처럼. (…) 이 낱말들이 젊은 세대에게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거나 자주 들어보지 못한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낱말들의 모음이 사전 속에만 들어 있는 낯선 말이 아니라 어머니의 문학 안에서 빛나는 보석을 찾아내는 기쁨이 되길 빈다. --- 「사전을 엮으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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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리운 소설가, 박완서 타계 15주기
박완서 문학 작품에서 가려 뽑은 120개의 낱말 사전 1970년 『나목』으로 등단한 이래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을 발표해온 박완서 작가는, 생생한 생활어로 인간의 위선을 예리하게 포착하면서도 사람과 삶에 대한 깊은 애정을 잃지 않는 문장으로 한국 문학의 독보적인 지평을 열어왔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엄마의 말뚝』 『미망』 『그 남자네 집』 등 시대와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작품들에는 삶을 꿰뚫어보는 정확한 시선과 생생한 문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상의 풍경과 찰나의 감정을 과장 없이 담아내는 말, 삶을 쉽게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그 맨얼굴을 정직하고 아름답게 그려내는 표현들이 그의 글을 더욱 특별하고 빛나게 만든다. 『박완서의 낱말들』은 작가 타계 15주기를 기리며, 그의 작품에서 오래 기억하고 싶은 낱말 120개를 가려 엮은 책이다. 박완서의 문학 세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맏딸 호원숙 작가가 낱말을 선별하고 해석을 더해, 작품 곳곳에 살아 숨 쉬는 박완서의 언어를 다시금 기억하고 들여다본다. 책에 수록된 낱말은 작품 안에서 뜻과 쓰임이 분명하면서도 박완서 특유의 언어 감각이 돋보이는 것들로 엄선했다. 우리말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닌 낱말부터,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박완서만의 독창적인 조어(造語), 기존의 사전적 정의를 넘어 작가만의 감각으로 변주해 사용한 말까지 두루 담았다. 또한 각 낱말의 쓰임을 보여주는 원문과 출처도 함께 수록해, 낱말 하나에서 시작해 박완서의 작품을 더 깊이 읽어갈 수 있도록 했다. 박완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재회의 순간이, 그의 문학을 처음 마주하는 독자에게는 깊고 넓은 문학 세계로 들어서는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옥시글옥시글, 겅정겅정, 구뜰하다, 꼬약꼬약…” 단조로운 일상을 깨우는 생생하고 맛깔나는 우리말의 향연! 우리가 사랑한 박완서의 언어로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 명명하는 시간 “될 수 있으면 아름다운 말로 표현하고 싶어요. 진짜 진실되게 하려면 진실된 언어를 찾아야 되고 그게 가장 힘들어요. 그 상황에 딱 맞는 언어를 찾는 게 가장 힘들죠.” (박완서 인터뷰 중에서) 어머니의 책상 가까이 늘 놓여 있던 두껍고 무거운 사전, 나중에는 제본이 여러 조각으로 풀어져 나달나달해진 그 사전을 들추던 모습은 딸 호원숙 작가에게 가장 익숙하고도 그리운 모습이다. ‘상황에 딱 맞는 진실된 언어’를 찾기 위해 평생 사전을 곁에 두었던 박완서 작가. 낱말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했던 거장의 치열한 고뇌는, 그의 문장을 여전히 펄떡이는 생명력으로 채워 넣었다. ‘옥시글옥시글, 겅정겅정, 구뜰하다, 꼬약꼬약, 희떱다, 굉굉하다, 더펄더펄, 푸푸대다….’ 입안에서 굴려볼수록 말의 모양과 뜻이 살아나고, 혀끝에 고유한 말맛이 감도는 우리말.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삶을 담아내고자 했던 작가가 우리에게 남겨준 모국어의 정수다. 이렇듯 그가 건져 올린 언어는 화려하거나 거창한 수사가 아니라, 대개 소박하고 쉬운 일상어이다. 그중에는 지금은 잘 쓰이지 않거나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취를 감춘 말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의 문장에 놓이는 순간, 오래된 말은 낡은 표현이 아니라 생생한 감각을 지닌 언어로 되살아난다. 평범한 장면에는 꼭 맞는 표정을, 미묘한 감정에는 정확한 이름을 붙여주는 살아 있는 언어가 된다. 박완서의 말을 빌려 일상 속 아름다움을 적확한 언어로 명명하는 경험은, 말문이 막힐 때마다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던 독자들에게 시원한 언어적 해갈을 선사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과 감정에 꼭 맞는 이름을 발견하는 순간, 익숙했던 하루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문득 자신의 어휘가 어딘가 시시하고 빈약하게 느껴진다면 박완서의 낱말을 하나씩 빌려보자. 언어가 풍성해질수록 우리가 바라보는 일상도 더욱 선명하고 다채로워질 것이다. 거장의 낱말을 수집하고 나만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는 책 박완서 작가의 문학은 흔히 ‘우리말의 보물창고’라 불린다. 일상 구석구석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어휘와 감칠맛 나는 말맛, 반복해 읽을수록 그 진가가 살아나는 문장이 작품 곳곳에 스며 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좋은 낱말과 문장을 눈으로만 담아두기 아까워, 마음속으로 되뇌거나 손끝으로 가만히 따라 적어보고 싶어진다. 이 애틋한 마음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책의 물성에도 깊은 정성을 담았다. 손에 쥐는 것만으로도 단단한 멋과 따뜻한 감촉을 전하는 양장 제본으로 제작해 오래도록 곁에 두고 다시 펼쳐 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 수수진의 따뜻하고 다채로운 삽화를 더해 박완서의 문장과 낱말이 지닌 정서와 풍경을 시각적으로 함께 만날 수 있도록 했다. 한 낱말에서 떠오르는 장면과 감각을 그림으로 확장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초판 한정 부록으로 증정되는 「낱말 수집 노트(반년 다이어리)」에는 책에서 만난 새로운 낱말은 물론, 일상에서 마주친 소중한 낱말을 직접 모아 간직할 수 있다. 책 속의 고운 말들을 손끝으로 가만히 따라 써보고, 일상에서 마주친 나만의 언어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동안, 박완서의 낱말에서 시작된 이 책은 비로소 독자 자신의 언어로 충만하게 완성되어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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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캐즘(sarcasm)’이라 하는 현대식 비꼬기를 박완서 선생님은 옛날에 다 해냈다.
인간은 살짝 밉살스럽게 봐야 제맛이지만, 자연은 그토록 융숭히 그리시면서 인간은 이렇게나 너절하게 파헤치시다니. ‘깝치다’라는 표현보다 ‘꺼드럭대다’가 더 맛깔나게 느껴진다면 꼭 이 책을 보시길. - 고아성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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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한글이 맛있어서 미치겠다. 이 낱말들 때문에 박완서 선생님 책에 그토록 생기가 흐르고 윤이 났던 거구나. 어느 하나 식상한 표현이 없는데 그렇다고 으스대지도 않는 말들이다. 말을 위한 말이 아니라 인생을 징하게 겪다가 따라온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는 맛을 아는 자는 이런 단어 선택을 한다. 선생님은 한국어를 최대로 누리신 듯하다. 같은 땅에서 한글로 말하고 듣고 읽고 쓸 수 있어 덩달아 행복해지는 책. 문득 자신의 말과 글이 시시하게 느껴진 이들에게 건네고 싶다. - 이슬아 (작가, 출판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