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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슬픔마저도 자랑이었다
이재무
천년의시작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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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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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헌정사 13
떠돌이별 14
나, 너, 당신, 그대 15
관측하려네 16
스피노자를 위하여 17
몸속의 별 18
멀리서 봐야 하는 것들 20
별 21
無 22
만월 24
바람이 보고 싶어 25
거룩한 생각 26

제2부

곰실곰실 29
우수 30
춘분 2 31
나싱개 32
물소리 33
신간들 34
골짝 물 35
감정의 빛깔 36
야화 37
6월 38
나침판 39
지렁이 40
가을이 왔다 41
바람과 풀 42
춤 43
보랏빛 종소리 44
나는 활엽수가 좋다 45
겨울 산 46
일출 47
나 떠난 뒤 48
삼동 49
텃밭 50
호박을 어찌 당해내랴? 51
빈 밭 52

제3부

시에게 55
일요일의 산책 56
모닥불 58
배우다 59
경의선 숲길 60
생활 62
고집 63
짝 64
울음들 65
등 66
증명사진 68
거울 69
몽상 70
고백 72
낮술 73
막내 고모 74
상견례 76
슬픈 일 79
외로움 80
진리의 힘 81
자유 82
사랑의 방식 83
유머에 대하여 84
백수를 위하여 85
흐르는 물은 쉬지 않는다 86

제4부

소낙비 91
나 살던 옛집 92
게으름은 미덕 94
낙엽들 96
동행 98
장항선 99
첫눈 100
아포리즘 101
4월은 102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103
노래 104
존재의 집 105
큰집으로 돌아가시다 106
웃음의 능력107
금계국 108
영혼의 목걸이 110
필연과 우연 111

해 설
허희 상하고 성한 구슬들의 성좌

저자 소개 1

1958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한남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83년 『삶의 문학』 및 『실천문학』과 『문학과사회』 등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2회 난고(김삿갓)문학상과 편운문학상, 제1회 윤동주시상과 한남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유심작품상, 풀꽃문학상, 송수권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신대 외 여러 대학에서 시 창작 강의를 하고 있다. (주)천년의시작 대표이사이다. 저서로 시집 『섣달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벌초』,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1958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한남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83년 『삶의 문학』 및 『실천문학』과 『문학과사회』 등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2회 난고(김삿갓)문학상과 편운문학상, 제1회 윤동주시상과 한남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유심작품상, 풀꽃문학상, 송수권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한신대 외 여러 대학에서 시 창작 강의를 하고 있다. (주)천년의시작 대표이사이다.

저서로 시집 『섣달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슬픔에게 무릎을 꿇다』, 『벌초』, 『몸에 피는 꽃』, 『시간의 그물』, 『위대한 식사』, 『푸른 고집』, 『저녁 6시』, 『경쾌한 유랑』, 『슬픔은 어깨로 운다』, 시선집 『오래된 농담』, 『길 위의 식사』, 『얼굴』, 시평집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핀다면』 『긍정적인 밥』, 산문집 『쉼표처럼 살고 싶다』, 『생의 변방에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집착으로부터의 도피』, 공저 『민족시인 신경림 시인을 찾아서』, 편저 『대표시, 대표평론Ⅰ·Ⅱ』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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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28*188*20mm
ISBN13
9788960218598

책 속으로

헌정사

칼 세이건은 그의 저서 『코스머스』 앞머리에 그의 세 번째 부인 ‘앤 드루안’에게 다음과 같은 헌정사를 남겼다.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 속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공유할 수 있었음은 하나의 기쁨이었다.

나를 다녀갔거나 다녀가는 당신에게 칼 세이건을 빌려 말하고 싶다.

생의 어느 굽이에서 만난 당신은 아픔이거나 슬픔마저도 하나의 자랑이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나는 마포가 좋다. 44년 전 상경하여 흑석동 산꼭대기에서 고인이 된 선배와 일 년여 산 적이 있으나 본격적으로 살림을 부려 놓고 생활을 시작한 곳이 마포였다. 그 후 사정 때문에 이곳저곳을 떠돌다 다시 마포에 들어와 산 지 십수 년이 되었다.
아현동, 상수동, 도화동을 거쳐 지금은 신수동(1960년대 시인 김수영이 양계장을 하며 살다가 1968년 교통사고로 운명한 동네)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44년 전 산동네 시절에 비하면 마포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때는 전형적인 서민 도시였다. 하지만 20년 새 산동네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로가에 마천루들이 들어서면서 확연하게 분위기와 색깔이 달라졌다.
그렇긴 해도 마포는 여전히 서민들이 살기에 맞춤한 도시다. 공덕동 시장이나 망원 시장에 가면 나이 지긋한 이들이 즐겨 찾는 가격 대비 맛집들이 있고, 술꾼들이 좋아할 만한 갈빗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반면에 신촌이나 홍대 거리는 언제나 젊음의 활기가 넘친다.

여기에 최적의 산책로인 경의선 숲길과 한강 변이 있어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단련시킬 수 있다. 오래된 습관이 제2의 천성이 되는 것처럼 이제 마포는 나에게 제2의 고향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마포에 살면서 심심찮게 시편들과 산문들을 써왔다. 그러니까 마포는 내 알량한 상상의 물고기를 낚는 생활의 낚시터인 셈이다. 비록 건져 올린 작품의 잡어가 잘고 양도 변변찮지만 건져 올릴 때의 손맛은 그런대로 쏠쏠하다.
마포야, 고맙다. 오늘에 와서야 고백한다만 나는 너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사랑한다.

열 살 무렵 우리 집에는 앙고라 토끼 한 쌍이 있었다. 토끼는 먹성이 좋았다. 장 속을 들여다볼 때마다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번갈아 먹이를 구해 주던 식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응당 그러기로 했다는 듯이 내게 토끼 먹이를 맡기고 있었다. 토끼는 주식으로 건초, 간식으로는 채소를 먹었지만, 특별식으로 씀바귀를 잘 먹었다.

나는 토끼가 좋아하는 씀바귀를 공수해 오기 위해 방과 후(방학 때는 온종일) 사방팔방 산야를 뒤져 씀바귀를 채집하였다. 토끼가 앙증맞은 입을 벌려 내가 구해온 씀바귀를 넣고 오물오물 씹어 삼키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었다. 나는 토끼가 맛있게 먹는 게 보고 싶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여름 한철을 산과 들에서 살았다.

하던 일이 꾀가 날 때 나는 버릇처럼 어릴 적 즐거운 놀이였던 토끼 먹이 구하던 일을 떠올린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마냥 좋아서 했던, 그 일을 떠올리며 다시 힘을 얻곤 하는 것이다. 내게 처음으로 열정과 몰입의 기쁨을 안겨 주었던 경험은 이후 내가 살아가는 일에 거름이 되어 주었다.

나는 글 쓰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라 여긴다. 즐거운 놀이이자, 즐거운 노동으로써의 글쓰기가 되어야 지치지 않고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열정과 몰입의 시간을 살았던 십 대는 고달픈 속에서도 충분하게

추천평

광활한 우주, 존재 이전의 무, 지구라는 푸른 별, 몸속에 떠도는 별을 새롭게 노래하지만 이재무의 시는 여전히 누항 속에 있다. 좁고 지저분한 거리로 내려가 외롭고 슬픈 이들을 다독이고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하며 돌아다닌다. 이재무의 시는 활엽수의 세계에 가깝다. 한 가지 색깔로 평생을 사는 완강한 침엽수와는 다르다. 철마다 활력이 넘치는 나무처럼 다채롭고 풍요롭다. 이재무 시의 “숲속에서는 새들이 종일 공중의 백지에 키보드를 두들겨댄다/ 그걸 따라 읽느라 나뭇잎들이 명랑하게 나부끼고” “날마다 푸른 신간들이 발간되”곤 한다. 생명력 넘치는 언어가 출렁거린다. 그 숲에서 때론 위험한 짐승이 되어 소요하지만 이재무의 시는 정직하다. 제 안에 공존하는 무수한 타자와 속물의 존재와 욕망의 군상들을 감추지 않는다. 그런 솔직함이 이재무 시의 미덕이다. - 도종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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