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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으로 흩어지는 소리는 배고프다
최종녀
천년의시작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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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길 위에서

캐리어 13
진달래 일식 14
갈라지는 바다 16
적멸보궁 가는 길 18
간이역에서 20
비포장도로 22
방황 23
비 오는 날 24
사라진 길 26
아잔 28
틈의 저편 30
먼지의 잠 32
모래꽃 34

제2부 몸의 불안

관계 37
물고기가 되었지 38
고등어 나무 40
압축팩 42
궁금하다 44
아무도 모르는 46
리트머스 48
두려움 49
불면 50
손거울, 깨지다 51
싸움 52
구토 54
붉은 칼 56
눈동자로 남은 얼굴 58
얼룩 59
하루를 구기다 60

제3부 고요 속으로

고요 속으로 1 65
고요 속으로 2 66
침묵 68
눈 69
고드름 70
아기 업은 아이 72
잠시 당신의 불을 꺼 두세요 74
마차푸차레 여인들 76
우린다는 건 78
나무자세 80
반달자세 81
고양이자세 82
사바아사나(Savasana) 83
샨티샨티 84

제4부 웃음과 가면

범퍼카 89
책상과 진눈깨비 90
조각 그림 맞추기 92
땅따먹기 94
노란 방 101 96
적당히 바삭하게 98
포장 에비뉴 100
모자 바꿔 쓰기 102
환승 공항 104
불꽃놀이 105
레몬 향과 실마리 107
탈춤 108
플라멩코 110
살풀이춤 112
스매시 킹덤 114
어떤 사랑 116
싱글의 아침 118
12월의 파티 120
땅끝 122
하늘 끝 124

해  설
유성호 : 삶의 근원을 궁구하면서 신성으로 나아가는 탈영토화의 서정

저자 소개 1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2024년 『시현실』로 등단했다. 현재 미국 뉴욕에 거주하며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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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28*188*20mm
ISBN13
9788960218468

책 속으로

숨 쉴 수 없어 더 짙어진 빛깔
남은 향기가 마음을 끄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

마른 꽃잎 속에는 겹겹의 시간이 포개진다

바삭하게 여윈 시간의 주름이
따뜻한 찻주전자 속으로 스며들면
은은한 빛 퍼뜨리며
고개 드는 너의 부재

우린다는 건
잊힌 통증을 다시 불러오는 일

푸른 멍 자국이
기억의 바닥에 가라앉아
입천장의 물집처럼 아물지 못하고
삼키려 하면 거꾸로 치밀어 오르던 말들

더 이상 우러날 것 없을 때까지
우린다

죽지 않고 있었구나

이제는
마른 꽃잎 같은 투명한 숨으로
꽃받침도 없이 피었다가
미끄러져 내린다

이생과 저승 한 바퀴 돌아온 듯한
부재의 기억을 마신다

--- 「우린다는 건」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내 얼굴이 이 안에 있다
빛이 오면 나는 거울 뒤편 어둠 속으로 숨곤 했다

2026년 3월
최종녀

추천평

최종녀 시인의 첫 시집 「공중으로 흩어지는 소리는 배고프다」는 시인 자신이 겪은 구체적 경험이나 사건에 대한 오래고도 깊은 잔상(殘像)에 의해 형성되고 보존되고 계승된 미학적 결실이다. 시인은 강렬한 기억으로 인해 잊히지 않는 일들을 자신의 몸 안에 새기면서 수많은 언어들을 하염없이 파생해간다. 그가 첫 시집에서 발화하고 있는 중심 권역은 이처럼 강렬한 기억에 깃들인 충일과 부재의 이중적 감각이 셈이다. 사물을 오래도록 품으면서도 그것을 주체의 내면으로 일원화하지 않고 미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원심적 파동을 그는 기억의 에너지를 매개하는 동력에 의해 자신만의 시를 써간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편은 우의적(寓意的) 개괄로는 그 의미를 온전하게 구성하기 어렵고, 다만 우리는 다채로운 감각이 결속하는 기억의 심도(深度)를 따라가면서 그 심연을 경험하게 될 뿐이다. 그 점에서 그가 보여주는 기억의 접속 과정은 경험적 직접성과 상상적 유추 과정을 선명하게 결합하면서, 그 안에 담긴 생성과 소멸의 전조(前兆)를 동시에 암시해간다 할 것이다. 물론 그러한 목소리를 가능케 해주는 것은 그의 아름답고도 슬픈 감각적 구성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끊임없는 충일과 부재로 출렁이면서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방향을 취해간다. 그 점, 최종녀 시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존재론적 생성을 욕망하게 해주는 확연한 실물적 증거가 되어준다. 그만큼 최종녀는 새로운 서정의 사제로 스스로를 등극시키는 내면적 힘을 가득 품고 있는 시인이다. - 유성호 (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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