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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복수초 12 영산홍 14 금낭화 15 수국 16 작약꽃, 먼 기억 18 도라지 20 개나리꽃 단상 22 우리도 둥근 집이었다 24 제주 동백꽃 26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28 목련 30 뻐꾹나리 꽃 32 구절초, 9월 9일에 34 상사화 36 민들레 38 달개비꽃 40 아깝다 42 개양귀비 44 모란꽃 여자 45 풀꽃_나태주 시인 46 제2부 사막의 꽃 48 그때 50 그즈음 52 고백 54 원심 56 늦은 해독 58 아까시꽃 피었는데 60 해바라기와 제비꽃 61 굿에서 침대까지 62 혼밥 64 불면(不眠) 66 봉숭아 68 적막 69 생명 70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72 그 둥근 밥상은 어디서 찾을까 74 제3부 어느 날의 봄날은 이렇게 왔다 78 다래나무가 읽히다 80 우체통 근황 82 우리가 어쨌다고 84 사소한 날 86 꾸꾸네 가족 88 녀석이 사라졌다 90 산당화가 피던 집 92 어떤 소통 94 어설픈 농부 96 투명한 벽 98 기차를 타고 100 새해 102 바람의 집 103 카페목련 _손님 104 카페목련 _해 질 무렵 106 말괄량이 꾸꾸 108 제4부 욕망의 식탁 110 2월 112 비슬산 114 숫눈 115 부활 116 분심 117 널뛰기 118 빛나는 봄 120 원추리가 이르길 122 여기도 수난 123 그녀가 갔다 124 다시 쓰는 비석_사막의 꽃 126 종소리 128 바늘구멍 130 해 설 양애경 잃어버린 것들을 부르는 나직한 목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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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내게 말했다.
어릴 때 엄마가 내 손을 잡고 오늘은 뭘 해 먹을까, 물어보던 그 하굣길이 힘들던 학교생활을 보듬어 주는 것 같아서 그렇게 좋았다고, 그 좋은 기억 때문에 자기도 애들에게 그 시간만큼은 그렇게 한다고. 어린이들만 공휴일이었던 예전의 어린이날, 아버지는 학교 수업을 오전으로 당겨서 하시고 오후에는 가족 나들이를 했다. 엄마도 모처럼 일 옷을 벗고 곱게 한복을 입고 양산을 쓰고 나섰다. 또 계절마다 한 번씩 봄에는 딸기밭을 여름은 수박밭을 초파일에는 절을, 우리들을 데리고 다니셨다. 지금과 달리 시골에서 그 정도 누리고 산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의지 때문이었다. 빚잔치를 할 정도의 어려움 속에서 아버지가 우리에게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버지 살아생전에 그 기억이 참 좋았다고 왜 말씀드리지 못했을까? 나이 들어 보니 그 와중에 여유를 부린다는 것은 얼마나 굳은 의지였는지 알겠다. 아버지의 의지로 만들어 간 따듯한 기억들이 삶의 원동력이 될 때가 많았다. 외손주 혜환이와 승환이가 고등학생쯤 되어서 이 시집을 읽고, 지난 세대를 생각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이번 시집은 빚을 갚는 마음으로, 시적 긴장감이 떨어지더라고 가족의 공감대에 더 의미를 두었다.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리라. 2026년 초여름 정안 가락골 꽃마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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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집은 둥근 모양이다. 꽃의 모양이 둥근 것, 나무의 나이테가 둥근 것, 지구가 둥근 것…. 그래서 예전 사람이 짓고 살던 움막집도 둥글게 디자인되었다. 둥근 집, 둥근 부엌에서 느리게 살던 시절에는 사람들의 마음도 평화로웠으리라. 그런데 이제 인간이 짓는 집은 모두 네모난 형태라고 시인은 말한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아파트도, 빌딩도, 도로도, 도시도 네모난 형태로 설계된다. 자연이 디자인한 둥근 인간이, 네모난 문명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고 살다 보니 피로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시에서 김현주 시인이 꽃을 가꾸며 전원마을에서 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자연과 닮은 것에 편안함과 가치를 느끼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떠나보내고 멀리 흩어져 살고 있지만 가족 또한 둥근 형태의 집이었다. 여기에 이르러, 김현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의 제목이 『우리도 둥근 집이었다』가 된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살다 보면 우리를 지탱해 주던 소중한 분들을 잃게 되고, 젊음과 추억도 떠나보내게 된다. 그렇지만 다시 우리가 둥근 집이 되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그 안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 시인의 아버지께서 형제자매의 ‘원심’이 되어주셨고, 어머니가 ‘어여들 와 밥 묵자’고 부르시는 그 둥근 대청으로 함께 돌아가, 행복해진 김현주 시인과 함께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진다. - 양애경 (시인, 전 한국영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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