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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1924년생 쥐띠의 생활목록
정계원
천년의시작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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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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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지금, 창밖은 희로애락의 축제


시 13
선운사의 사리꽃들 14
하슬라의 여인들 16
화석에 가을여자가 피었다 18
어느 1924년생 쥐띠의 생활목록 20
지금, 창밖은 희로애락의 축제 22
순례하는 성자 4월 24
교통안내 표지판 26
구라빵 Y 언니들 27
청화용문도자기 28
태풍에 도끼눈이 있다 30
붓다의 돌단풍 31
얼굴이 수척한 칠성산 32
하안거 왕거미 34
흰머리 구두의 외출 36

제2부 도자기에 매화꽃이 핀 까닭


커피꽃이 핀 안목 거리39
달의 진화론 40
물닭갈비 42
판자촌의 사람꽃 44
도자기에 매화꽃이 핀 까닭46
환상의 피아노48
내 마음에 ‘호수’가 고여 있다 50
초허의 목격자들 52
부엉새와 초허 53
자루메* 웨딩마치 54
소몰이 사내목동 56
정2품 소나무 58
아반떼 피부과 60
바람든 허파들 61
글램핑의 황덕불 62

제3부 비빔밥이 생불이다


붓다의 경전을 만나다67
김밥은 완행열차다 68
강물의 발톱을 보았다 70
비빔밥이 생불이다 72
햅쌀시루떡 74
AI 아빠를 만나러 야구장으로 간다 76
층층나무단풍 77
봄78
히말라야삼나무의 일과 80
목탁조 82
편백나무베개 84
거미 86
담쟁이넝쿨 87
고로쇠나무의 순국 88
금강송 나무 의자 90

제4부 폭설과 기억의 이중주


용궁제 93
수락펜션의 노부부 94
애일당이 사라지다 96
가브리엘관 217호 K강사 98
멜랑콜리의 홍장 100
추암촛대바위 102
폭설과 기억의 이중주 104
묵호항 사람들 105
그 사내의 사계절 106
횡성한우 108
헝가리거위털이불 110
벌구들의 경연대회 111
탱크여자112
들고양이들의 근황 114
소돌아들바위 116

해설
심은섭 - 타자에 비추어 ‘내’가 ‘나’를 인식하는 시의식

저자 소개 1

2007년 『시와 세계』로 등단. 시집으로 『접시 위에 여자』, 『밀랍물고기』, 『내 메일함에 너를 저장해』가 있다. 2022년 제27회 영랑문학상 수상. 2024년 제2회 김동명문학 작가상 수상. 현재 가톨릭관동대학교 대학원 석사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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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28*188*20mm
ISBN13
9788960218246

책 속으로

친정집 안방 흙벽에 그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 사진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그는 저녁에 따온 별을 열세 살 된 나의
밤길에 뿌려주었고, 부서진
정신을 푸른 달빛으로 촘촘하게 꿰매 주었다
물병자리를 찾아가 받아 온 물로
메마른 나의 영혼을 적셔주었고
한낮에 뻐꾸기 울음소리를 빌려와
고독의 두려움을 알려 주었다
쉬지 않고 걷는 계곡물의 발자국을 얻어와
나의 발을 씻겨 주었다
화려한 독버섯의 험상한 독을 감지하는
감각도 일러주었고
어깨를 맞대고 살아가는 잔디를 가리키며
함께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공갈빵이 허기의 간사함이라고 했고
폭설에 설해목 지는 소리를
가시나무새 울음소리보다 짧은 문장으로, 그
아픔을 일러 주었다
국화의 정수리에 내린 흰서리를 가리키며
저것은 사형수의 마지막 숨소리라고 일러주던
북두칠성 같은 아버지,

등이 굽어진 그와 함께 신경외과에 갔다
나의 쉰 살이 그의 등을 휘어지게 했다고
청진기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 「어느 1924년생 쥐띠의 생활목록」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활자로 밥을 짓는다
흰 밥알이 시어다
그러므로
밥을 짓는 것이 아니라
시를 짓는다

시가 무척 설었다
그래도
맛있게 읽고
삶이 청아해진다면
더 바랄 게 없다

그리고
이 책을 1924년생 쥐띠
아버지께 드린다

2025년 가을
字宇堂에서

추천평

정계원 시인의 시작품의 성숙성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잘 이어져 오고 있으며, 이런 지속성은 시인의 끊임없는 자기 아픔을 즐기며 시로 승화했기 때문이다.

다층적인 소재의 스펙트럼으로 다양한 자아의 목소리를 내는 정계원 시인은 강물소리를 단순히 흘러가는 물소리로 표현하지 않는다. 고된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가끔 들려주는 인간의 울음소리로 청각적 이미지화하여 가청화(可聽化)를 주도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소리도 시각화하는 대담성과 섬세한 시각적 이미지를 구사하는 시인이다. 깊은 사색으로 내면에서 끌어올리는 감정의 두께와 사물이 가지고 있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내는 탐구 정신은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없는 네 번째 시집을 세상 밖으로 내놓는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정계원 시인을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간이 잃어버린 순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순진성을 올곧게 되살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물의 본질을 직시하는 것이며 시가 가지고 있는 타성의 길을 벗어나는 일이다. 동시에 삶이 가지고 있는 허위성을 깨트리는 일에 천착한다는 점이다. - 심은섭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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