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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 아아, 훈민정음
시인의 말 제1부 1965~1982 불 1 / 가을 2 / 보석 1 / 모순矛盾의 흙 / 등산 / 꿈꾸는 병 / 아침 제2부 1983~1992 피리 / 새벽 세 시 / 바람소리 / 꽃씨를 묻듯 / 너를 보았다 / 지상의 양식 / 축문 / 겨울 한나절 / 귓밥 / 이마를 맞대고 / 하일夏日 / 그릇 / 흙의 얼음 / 낙과落果 / 사랑의 방식 / 신神의 하늘에도 어둠은 있다 / 사랑의 묘약 / 설날 / 슬픔 / 어머니 / 원시遠視 / 바닷가에서 / 김치 / 별처럼 꽃처럼 / 나무처럼 / 1월 / 2월 / 3월 / 4월 / 5월 / 6월 / 7월 / 8월 / 9월 / 10월 / 11월 / 12월 / 가을에 / 겨울 들녘에 서서 제3부 1993~2004 눈 / 흐르고 흘러서 / 음악 / 열매 / 낙엽 / 무엇을 쓸까 / 하늘의 시 / 어떤 날 / 무심히 / 속구룡사시편續龜龍寺詩篇 / 겨울 노래 / 기다림 / 고죽도苦竹圖 / 책장을 넘기며 / 나를 지우고 / 길 하나 / 보석 2 / 이별의 날에 / 유성 / 눈물 / 젖은 눈 / 바람에 흔들리며 / 겨울의 끝 / 푸르른 하늘을 위하여 / 신념 / 가을 빗소리 1 / 힘 / 폭포 / 타잔 / 밤에 호올로 / 휴대폰 1 / 휴대폰 2 / 야간 산행 / 법에 대하여 / 사고 / 새로운 신 / 곧은 길 / 봄은 전쟁처럼 / 서울은 불바다 1 / 쇠붙이의 영혼 / 물의 사랑 제4부 2005~2006 날씨 / 들꽃 / 학교 / 성좌星座 / 감자를 캐며 / 딸에게 / 자화상 / 은산철벽 / 잎새 / 맥박 / 명품 / 풍장風葬 / 산다는 것은 1 / 심야深夜 / 화폐 / 키스 / 향기 / 기러기 행군 / 고향은 / 노래하리라 제5부 2007~2012 사리舍利 / 마라톤 경주 / 고드름 / 한생 / 안테나 / 달 / 시詩로 보는 태극기 / 천문대 / 매장埋葬 / 치매 1 / 동안거冬安居 / 팽이 / 강설降雪 / 피항避港 / 간첩 / 철새 / 비행운飛行雲 / 구름 / 일몰日沒 / 푸른 스커트의 지퍼 / 화산 / 타종打鐘 / 이데올로기 / 암초 / 손목시계 / 파도는 / 울음 / 표절 / 생이란 / 산다는 것은 2 / 개미 / 그렇지 않더냐 / 깃발 1 / 산불 / 새 2 / 새 3 / 새 6 / 새 7 제6부 2013~2017 한 철 / 파도 소리 / 사랑한다는 것은 / 바람 / 가을 오후 / 돌 / 0 / 1 / 2 / 3 / 다랭이 논 / 이라크 전쟁 / 허술 / 사막 / 수부水夫 / 페트병 / 철새 / 깃발 2 / 종鐘 / 주민등록번호 / 십자가 무성茂盛 / 과속 / 피 한 방울 / 가을 빗소리 2 / 별 1 / 나비 / 용접 / 그 도요새는 어디 갔을까 / 북양항로北洋航路 / 다만 바람이 불었다 / 모래성 / 발자국 / 동화童話 / 한 생애 / 모닝 콜 / 꽃눈 / 제왕절개 수술 / 야간학교 / 당신의 부지깽이는 어디 있나요? / 꽃밭 풍경 / 주목朱木 / 술잔 / 화장火葬 / 인민재판 / 비빔밥 / 혁명재판 / 온난화溫暖化 / 문장文章 제7부 2018~ 찰칵 / 은하수 / 좌탈입망坐脫立亡 / 겨울 산 / 딜레이트 / 말에 대하여 / 옷 한 벌 / 윤회輪廻 / 연명치료 / 갈필渴筆의 서書 / 바람의 시 / 출옥 / 치매 2 / 별 2 / 풍경風磬 / 나목裸木 / 노숙자 / 바람 불다 / 매미 / 어두운 등불 아래서 / 아, 대한민국 2022년 / 유학留學 / 사람 인人 / 환청幻聽 / 폐결핵 / 소천召天 / 4차 백신 접종 / 총은 한 방이다 / 부끄러움 3 / 부끄러움 5 / 부끄러움 6 / 부끄러움 7 / 부끄러움 9 / 부끄러움 12 / 부끄러움 15 / 어떤 날 / 심판 / 수혈輸血 / 봄비 소리 / 이슬 / 호수 / 누가 / 너를 위해 내가 죽고 / 적멸 / 무게 / 한 철은 석 달 / 카센터에서의 명상 / 가뭄 / 시를 쓰면서 / 해후 / 비상飛翔 / 부정맥 / 파도 / 거짓말 / 골프를 치며 제8부 꽃과 동물의 시 설화雪花 / 해당화 / 매화 / 배롱 꽃 / 아카시아 / 치자꽃 / 원추리꽃 / 구절초 / 억새꽃 / 도라지꽃 / 탱자꽃 / 코스모스 / 튤립 / 백합 / 모란 / 달리아 / 칸나 / 벚꽃 / 양귀비꽃 / 연꽃 / 안개꽃 / 소 / 말 / 돼지 / 낙타 / 개 / 당나귀 / 쥐 / 두더지 / 소쩍새 / 닭 제9부 문명 답사시 미국편 햄버거를 먹으며 / 직선은 곡선보다 더 아름답다 / 9자 한 자를 손에 들고 / 체크 / 아이스 워터 / 왜 콜라를 마시는 것일까? / 성조기 / 갖가지다 / 유나봄버 / 뚱보의 나라 / 메이 아이 헬프 유? / 수sue / 굽이굽이 계곡을 돌면 / 노여움 가시면 슬픔이 있듯 / 브루클린 가는 길 / 텔레그라프 / 항구 난트켓 / 애슐랜드에서 / 나파의 와인은 쓰다고 하더라 / 가자 라스베이거스로 한국편 백두산白頭山 / 지리산智異山 / 한라산漢拏山 / 금강산金剛山 / 태백산太白山 / 덕유산德裕山 / 설악산雪岳山 / 계룡산鷄龍山 / 오대산五臺山 / 내장산內藏山 / 마니산摩尼山 / 경주慶州 남산南山 / 압록강鴨綠江 / 두만강豆滿江 / 한강漢江 / 낙동강洛東江 / 금강錦江 / 섬진강蟾津江 / 임진강臨津江 / 만경강萬頃江 / 마라도馬羅島 / 울릉도鬱陵島 / 흑산도黑山島 / 백령도白翎島 / 나로도羅老島 / 연평도延坪島 / 독도獨島 실크로드 시편 진시황릉에 올라 / 둔황석굴 / 타클라마칸 건너며 / 카스 지나며 / 아아, 파미르 / 쿤자랍 패스 / 훈자에서 / 베샴 지나며 / 라호르성城 / 간단 사원에서 / 강링을 불어보리 / 샹그릴라 / 호도협 / 차마고도 / 포탈라궁에서 / 남초호에서 / 히말라야를 넘다가 / 스와얌부나트 스투파 / 푼힐의 일출日出을 보며 / 디아를 띄우며 / 녹야원에서 / 타지마할 / 타쉬라바트에서의 하룻밤 / 이식쿨 호수에서 / 탈라스 강가에 앉아 / 아프라시압 언덕에 올라 / 샤흐리삽스 / 히바에서 / 페르세폴리스 / 침묵의 탑 / 이스파한 / 메이든 탑 / 카스피해에서 / 텔라비 지나며 / 스탈린 생가 앞에서 / 바투미에서 / 알라베르디 / 아흐파트 수도원 / 아라라트산 / 아르메니아 제노사이드 메모리얼 / 넴루트에 올라 / 트로이 가는 길에 / 이스탄불 제10부 시조 학생 / 바닷가에서 / 밀회 / 사계첩운四季疊韻 / 백두산에 올라 / 정인情人 / 강물 한 짐 / 기다림 / 하직 / 감응感應 / 소식 / 또 하루 / 시작 사우詩作四友 / 바위 / 석굴암石窟庵 석불石佛 / 봄날 / 해빙 / 춘곤春困 / 꽃잎 / 이별 / 춘설春雪 / 여자가 되는 / 여자 / 논개論介 / 숭례문崇禮門 / 광한루廣寒樓 / 영광靈光 / 장성長城 / 전주全州 / 마령馬靈 지나며 시인 연보 |
吳世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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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를 묻듯
그렇게 묻었다, 가슴에 눈동자 하나. 독경을 하고, 주문을 외고, 마른 장작개비에 불을 붙이고, 언 땅에 불씨를 묻었다. 꽃씨를 떨구듯 그렇게 떨궜다, 흙 위에 눈물 한 방울. 돌아보면 이승은 메마른 갯벌, 목선木船 하나 삭고 있는데 꽃씨를 날리듯 그렇게 날렸다, 강변에 잿가루 한 줌. --- 「꽃씨를 묻듯」 중에서 이제는 더 이상 느낌표도 물음표도 없다. 찍어야 할 마침표 하나. 더할 수 없는 진실의 아낌없이 바쳐 쓴 한 줄의 시가 드디어 마침표를 기다리듯 나무는 지금 까마득히 높은 존재의 벼랑에 서 있다. 최선을 다하고 고개 숙여 기다리는 자의 빈 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빛과 향으로 이제는 신神이 채워야 할 그의 공간. 생애를 바쳐 피워 올린 꽃과 잎을 버리고 나무는 마침내 하늘을 향해 선다. 여백을 둔 채 긴 문장의 마지막 단어에 찍는 피어리어드. --- 「낙엽」 중에서 원고지가 그러하다. 한생, 무명 속 헤매는 나그네를 인생이라 하지 않던가. 한밤중 불빛이 없으면 길은 있어도 없는 것. 그러니 흐르는 물처럼 유장流長하다고 말하지 마라. 한 줄의 시행은 물이 아니고 불이다. 한순간 부시 깃이 부싯돌과 부딪혀 만들어내는 섬광처럼 암흑 속에서 흰 백지와 검은 펜이 부딪혀 만들어내는 그 불빛! --- 「시를 쓰면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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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중에서
공자孔子는 자신이 선별해서 『시경詩經』에 수록한 시 300여 편을 두고 이를 한마디로 ‘사무사思無邪’라 하였다[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曰 思無邪]. 방자하게도 나 또한 공자의 흉내를 한번 내보고자 한다. 그러나 나의 시도 과연 ‘사무사’에 가까울 수 있을 것인가. 설령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여러분들은, 그 같은 마음의 자세를 견지하려고 지금까지 노력해왔던 한 시인의 애잔한 시작 생애에 차라리 연민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란다. 이 선집에 수록된 400여 편의 시들은 모두 나 자신이 고른 것들이다. 주관적 시안詩眼이기는 하나 지금까지 쓴 시들 가운데서는 그나마 좀 나아 뵈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의식한 것이 있다면 이 시선집에서 연시戀詩들은 일절 배제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수년 전, 연시들만을 모아 『77편, 그 사랑의 시』(황금알, 2023)라는 제호의 시선집을 상재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작多作인 탓에, 그간 나는 내 시의 전편을 시집으로 구해서 읽어보기 힘들어했던 독자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분들에게 이 시집이 다소의 어떤 도움이 되어줄 수 있다면 나름의 보람으로 생각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