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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에 즈음하여_장경렬 … 5
머리말: 풍운의 삶과 운명의 시 … 8 ‘시인 김종철’의 성장기 … 15 제1시집 『서울의 유서』 ‘재봉’의 성스러움과 ‘둔주곡’의 비극성 … 21 제2시집 『오이도』, 제3시집 『오늘이 그날이다』 삶의 근원적 우수憂愁와 실존적 상상력 … 44 제4시집 『못에 관한 명상』, 제5시집 『등신불 시편』 ‘못의 시인’ 김종철의 탄생 … 64 공동 시집 『어머니, 우리 어머니』, 제6시집 『못의 귀향』 ‘어머니’라는 존재론적 기원 … 85 제7시집 『못의 사회학』 ‘못’의 확장과 심화 과정 … 107 제8시집 『절두산 부활의 집』 유고시집에 담긴 ‘시인 김종철’의 커다란 뒤울림 … 120 김종철 시인 다시 읽기 따뜻한 영성을 세상에 노래한 서정시인 … 129 김종철 시인 연보 … 136 |
柳成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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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은 스물한 살이라는 약관의 나이에 시단에 등장하여 단연 화제를 몰고 왔다. 잘 알려져 있듯이, 그의 등단 작품인 「재봉裁縫」(한국일보, 1968. 1. 1)은 탐미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어떤 상상적 풍경을 그려 낸 바 있다. 데뷔작이 시인의 앞날을 예고했던 경우는 우리 시단에 제법 많은데, 김종철의 경우도 그러한 사례에 맞춤하게 해당한다. 그만큼 이 작품이 보여 준 어떤 속성이, 김종철 시학의 추후 전개 과정을 강렬하게 암시하고 있다 할 것이다.
--- p.22 「‘재봉’의 성스러움과 ‘둔주곡’의 비극성」중에서 그는 모든 것이 사라져 가는 과정을 존재자의 실존적 조건으로 수납하면서, 삶과 사물에 대한 근원적 비극성을 하나하나 깨달아 간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삶과 등가적 원리로 결합하려는 은유적 속성을 구현해 간다. 사물의 고유성을 흐려 가는 시간의 흐름에 맞서 그의 상상력은 그러한 비극성을 주체의 자기표현에 힘껏 원용해 간다. 또한 그것은 사물과 주체의 긴밀한 조응 과정을 보여 주는 ‘시적인 것’의 원리가 되어 주기도 하는데, 주체의 시선으로 사물의 근원적 비극성을 발견하고 그 응시의 힘으로 삶을 성찰하고 그리로 귀환하는 이러한 원리는 김종철 시의 움직일 수 없는 선순환 기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p.45~46 「삶의 근원적 우수憂愁와 실존적 상상력」중에서 김종철의 시는 이성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존적 차원에 대해 노래할 때 익숙한 것들에게서 새로운 발견의 감각을 생성해 내는 독자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시인은 이러한 발견의 감각을 통해 사물의 창의적 의미와 본질을 재구성해 가는 데 최선의 공력을 다하되, 삶이 건네주는 경험적 구체를 통해 아스라한 지경을 일구어 간다. --- p.77 「‘못의 시인’ 김종철의 탄생」중에서 가장 절실한 원초적 의지를 내면화하면서 김종철 시인은 생명이 약동하는 모습 안에서 비극적 형상을 넘어서는 긍정의 순간을 포착하고 표현하였다. 우리가 이것을 ‘시적 순간’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면, 서정시의 커다란 역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러한 명명의 순간을 되살리는 것이라 해도 결코 틀리지 않으리라. 따라서 우리는 가장 선명한 기억 속에서 긍정의 마음을 체험하면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정해 놓은 경계나 표지를 지웠을 때의 자유로움을 한껏 그려 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적 경험의 광휘를 김종철 시편에서 폭 넓게 발견하게 된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못’의 확장과 심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119 「‘못’의 확장과 심화 과정」중에서 |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에 즈음하여
김종철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이제 6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느낌을,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는 우리 곁에 그의 시가 있기 때문이다. 김종철 시인은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마주해야 하는 아픔과 슬픔을, 기쁨과 즐거움을, 부끄러움과 깨달음을 특유의 따뜻하고 살아 있는 시어로 노래함으로써 시의 본질을 구현한 시인으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는 시를 통해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엄연한 사실을 어찌 끝까지 외면할 수 있으랴. 이를 외면할 수 없기에 그와 가깝게 지내던 몇몇 사람이 모여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를 결성했고, 시인의 살아생전 창작 활동과 관련하여 나름의 정리 작업을 시도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 오래전이다. 네 해 전에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숭원 교수가 주관하여 출간한 『김종철 시 전집』(문학수첩, 2016)은 그와 같은 작업의 결실 가운데 하나다.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제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는 작업과 함께 새로운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시도를 병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우선 이제까지 이어져 온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여 매년 한 권씩 소책자 형태로 발간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작업의 첫 결실로 앞세우고자 하는 것이 김종철 시인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던 김재홍 교수의 김종철 시인 작품론 모음집인 『못의 사제, 김종철 시인』이다.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 작업은 매년 시인의 기일에 맞춰 한 권씩 발간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가능하면 발간 사업의 첫 작품인 김재홍 교수의 평론집과 같이 논자별로 논의를 모으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며, 필요에 따라 여러 논객의 글을 하나로 묶는 형태로도 진행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비평적 안목을 통해 새롭게 시인의 작품을 읽고 평하는 작업을 장려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 같은 일이 결실을 맺을 때마다 이번에 시작하는 시리즈 발간 작업을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질책과 지도를 온 마음으로 기대한다. 2020년 5월 말 그 하루 무덥던 날에 김종철 기념 사업회의 이름으로 장경렬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