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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에 즈음하여_장경렬 … 5
머리말 … 8 재봉 … 17 죽음의 둔주곡 … 22 흑석동에서 … 40 우리의 한강 … 44 서울의 유서 … 47 금요일 아침 … 52 겨울 포에지 … 55 섬에 가려면―오이도 1 … 58 보름과 그믐밤 사이―오이도 3 … 61 해 뜨는 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 … 64 아내는 외출하고 … 69 몸 1 … 72 명동을 지나며 … 75 만나는 법 … 79 시법 … 83 낙타를 위하여 … 87 편한 잠을 위하여 … 91 오늘이 그날이다 1 … 95 고백성사―못에 관한 명상 1 … 99 TIME―못에 관한 명상 3 … 102 해미 마을―못에 관한 명상 5 … 105 사는 법―못에 관한 명상 6 … 108 애기똥풀꽃―못에 관한 명상 9 … 110 천막 학교―못에 관한 명상 20 … 112 돋보기를 쓰며―못에 관한 명상 30 … 117 청개구리―못에 관한 명상 35 … 119 엄마 엄마 엄마―못에 관한 명상 36 … 122 조선간장―못에 관한 명상 37 … 125 등신불―등신불 시편 1 … 129 나는 없다, 없다, 없다―등신불 시편 9 … 131 구멍에 대하여―소녀경 시편 2 … 134 사모곡―산중문답 시편 9 … 137 곤충 채집―산중문답 시편 10 … 139 어머니의 장롱―초또마을 시편 2 … 143 국수―초또마을 시편 7 … 147 빨래―초또마을 시편 8 … 150 비 오는 술독―초또마을 시편 11 … 152 유서를 쓰며 … 154 당신 몸 사용 설명서 … 157 봄날은 간다 … 162 도시락 일기 … 165 귀향―순례 시편 4 … 168 개똥밭을 뒹굴며―순례 시편 5 … 171 아내의 십자가 … 174 슬픈 고엽제 노래―못의 사회학 1 … 177 대팻밥―못의 사회학 3 … 182 노숙자를 위한 기도―못의 사회학 4 … 186 죽은 시인의 사회―못의 사회학 8 … 190 수의는 주머니가 없다―못의 사회학 14 … 193 나 죽은 뒤 … 196 무두정(無頭釘)에 대하여 … 199 시를 씻다 … 202 우리들의 묘비명 … 205 둘레길에서 … 208 절두산 부활의 집 … 210 평생 너로 살다가 … 213 시의 순례 … 216 김종철 시인 연보 … 218 |
Lee Kyung Soo,李京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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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 김종철의 시에서는 서울을 부정적인 도시 공간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이 시에서도 그런 시선이 나타난다. “흑석동의 대낮의 빈들은 아무도 볼 수 없”는데 그 까닭은 한강이 “흑석동과 함께 날마다 흘러가고 떨어지고 떠내려”가기 때문이다. “한강은 서울의 치부를 닦으며” 흘러가는 것으로 시에 그려지고, 흑석동 또한 “늙고 절뚝이는 도시의 뼈마디와/괴로와하는 자의 괴로운 술잔이/멀리서 둥둥 떠내려”오는 곳으로 묘사된다. 서울은 치부를 안고 있는 도시이자 늙고 병들고 괴로워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병든 도시로 그려진다.
--- p.42, 「흑석동에서」 중에서 1970년대의 서울을 그린 김종철의 시는 해방기 오장환의 「병든 서울」의 감각을 이어받아 자본주의에 잠식당한 채 인간을 소외시키고 죽어 가는 서울을 비판적으로 목도하고 고발한다. 그가 그려 낸 1970년대 서울의 풍경은 개발독재 시대를 살아간 개인의 병든 내면 풍경이자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서울이 목을 매는 것으로 그려지지만 죽어 가는 것은 서울만은 아니었다. 비대해진 서울에서 시름시름 병들어 가는 사람들도 서로의 목을 조이며 그렇게 죽어 가고 있었을 것이다. 괴물처럼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진 오늘의 서울을 떠올릴 때 김종철의 이 시는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가 서울과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지 선구적인 인식을 보여 준 시로 평가받아야 한다. --- p.50~51, 「서울의 유서」 중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든 시인과 어린 두 딸이 공교롭게도 꿈속에서 서로를 만나는 꿈을 꾸었던 경험이 이 시를 쓰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화자의 꿈과 어린 두 딸의 꿈이 같지는 않았겠지만 “밖을 적시는” 비처럼 현실의 장면과 꿈속의 장면이 서로 섞여들면서 화자와 어린 두 딸은 꿈속에서도 서로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 화자는 꿈속에서 길을 떠나 “해가 질 때까지 길을 걸었”지만 “너무 멀리 나가진 않고 일박으로 되돌아”온다. 꿈은 현실에서 벗어나는 일탈의 욕망을 드러내면서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잃지 않고 되돌아왔다는 점에서 꿈과 현실, 탈주와 귀환의 경계를 넘나들며 쓰인 김종철 시의 자리를 엿볼 수 있었다. --- p.74, 「몸1」 중에서 이 시가 쓰인 것으로부터 먼 훗날, 2009년에 일어난 용산 참사를 마치 예견하기라도 하듯 김종철의 시는 이 도시에서 밀려나고 소외된 이들의 잠과 꿈을 묵살한 세상이 결국 빛을 잃은 암흑의 세상이 될 것임을 조용히 경고한다. 시인이 꿈꾸었던 편한 잠은 아직도 우리에게는 요원한 일처럼 느껴진다. 생명을 지닌 이들의 하나하나의 잠과 꿈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모든 불빛을 밝게 빛나게 해 줄 세상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일에 마음을 보태고 언어를 보태는 일이야말로 어쩌면 오늘의 시가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p.94, 「편한 잠을 위하여」 중에서 산다는 것은 못 박히는 일과 다르지 않다. 마음에 대못이 박히기도 하고 몸에 어디서 생겼는지도 모르는 상처를 숱하게 지니게 되기도 한다. 잘 아물어 흔적 없이 사라지는 상처도 있겠지만 대개는 흉터를 남길 것이다. 마음에도 몸에도. 화자는 “깜짝 놀라 손을 펴 보”는데 “아직도 시퍼런 못 하나”가 “남아 있었다”. 고해성사를 통해 못을 열심히 뽑아 왔다고 생각한 화자였겠지만 “아직도 시퍼런 못 하나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내 사는 법이 못 박는 일뿐이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못은 이처럼 김종철 시인에게 운명 같은 것이기도 하고 “사는 법”이기도 하다. 불혹을 지나 마흔다섯에 이르러 자신의 사는 법이 못 박는 일뿐이었음을 깨달으며 못에 대한 시인의 천착과 탐구는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 p.109, 「사는 법: 못에 관한 명상6」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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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시리즈는 고故 김종철 시인의 시 정신과 시 세계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는 뜻으로 발간하는 작품론 모음집입니다. 도시 문명에 대한 날 선 비판과 풍자, ‘못’을 인간 실존의 등가물로 형상화하여 포착해 낸 철학적 사유까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통찰을 안겼던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편안하고 친숙한 일상의 언어로 들여다보는 ‘못의 사제’의 대표 시 57편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다사다난한 현대사를 김종철 시인의 시선으로 해석하다 19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서정시학》, 《문학인》 등 문예지 편집위원과 주간을 맡고, 한국여성문학회‧민족어문학회를 이끌며 활발한 평론 활동을 펼쳐 온 이경수 평론가의 책 《김종철 대표 시 읽기》가 출간되었다. 대학에서 국문학과 교수로 재임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김종철 시인의 대표 시 57편을 독자에게 이야기를 건네듯 일상적이고 친숙한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시 전문(全文)을 읽은 뒤 작가의 일대기에 비춰서 시상(詩想)을 추측해 보기도 하고, 시대상과 함께 당시 시 작품이 지닌 사회적‧문학적 의미를 짚어본다. 저자는 시인이 문단에 이름을 알린 데뷔작 〈재봉〉을 시작으로, 임종 전에 집필한 〈시의 순례〉를 마지막에 배치하여 작품 세계의 변화를 찬찬히 추적해 나간다. 1960년대에 등단해서 2010년대까지 끊임없이 창작해 온 시인의 시에는 50년 가까운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관통해 오면서 포착해 낸 예리한 시선이 담겨있다. 저자는 시인의 삶뿐 아니라 도시화, 산업화를 겪으면서 파생된 인간 소외, 슬픔과 상실의 정서 등에 대해서도 시인이 어떻게 시적 형상화를 이루어 냈는지 탐구한다. 자연스레 이 책은 김종철이라는 시인과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줄 뿐 아니라 역동적이고 다사다난한 현대사를 시적으로 고찰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해설은 김종철 시인을 익히 잘 알고 있는 독자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김종철 시인의 시와 우리 현대사의 이면에 흐르던 사회 분위기와 소시민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 친절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에 즈음하여 김종철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이제 6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느낌을,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는 우리 곁에 그의 시가 있기 때문이다. 김종철 시인은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마주해야 하는 아픔과 슬픔을, 기쁨과 즐거움을, 부끄러움과 깨달음을 특유의 따뜻하고 살아 있는 시어로 노래함으로써 시의 본질을 구현한 시인으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는 시를 통해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엄연한 사실을 어찌 끝까지 외면할 수 있으랴. 이를 외면할 수 없기에 그와 가깝게 지내던 몇몇 사람이 모여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를 결성했고, 시인의 살아생전 창작 활동과 관련하여 나름의 정리 작업을 시도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 오래전이다. 네 해 전에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숭원 교수가 주관하여 출간한 『김종철 시 전집』(문학수첩, 2016)은 그와 같은 작업의 결실 가운데 하나다.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제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는 작업과 함께 새로운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시도를 병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우선 이제까지 이어져 온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여 매년 한 권씩 소책자 형태로 발간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작업의 첫 결실로 앞세우고자 하는 것이 김종철 시인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던 김재홍 교수의 김종철 시인 작품론 모음집인 『못의 사제, 김종철 시인』이다.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 작업은 매년 시인의 기일에 맞춰 한 권씩 발간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가능하면 발간 사업의 첫 작품인 김재홍 교수의 평론집과 같이 논자별로 논의를 모으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며, 필요에 따라 여러 논객의 글을 하나로 묶는 형태로도 진행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비평적 안목을 통해 새롭게 시인의 작품을 읽고 평하는 작업을 장려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 같은 일이 결실을 맺을 때마다 이번에 시작하는 시리즈 발간 작업을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질책과 지도를 온 마음으로 기대한다. 2020년 5월 말 그 하루 무덥던 날에 김종철 기념 사업회의 이름으로 장경렬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