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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9
대안 담론과 공론성 회복의 흐름 - 유성호│11 어디까지 흐를 수 있을까 - 권준형│27 ‘10회말 투아웃’과 끝내기 만루 홈런 - 김재홍│35 신용목 시연구 - 서은송│51 2000년대 시의 이미지 체제 - 신동옥│85 2부│117 세헤라자데의 얼음과 씨앗의 나날들 - 양진호│119 2000년대 시에 나타난 ‘비성년’ 주체와 ‘실재’에의 열정 - 이은실│147 사랑의 족쇄 - 전철희│167 2000년대, 1인칭의 재배치 - 정보영│173 2000년대 시에 나타난 여성적 숭고와 그로테스크 미학 - 정애진│193 루저(loser)들의 대혼돈 메타―멀티버스(Meta―Multiverse) - 차성환│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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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문학을 평가하는 시각은 ‘근대/민족’이라는 두 가지 준거에 의존해왔다. 이 두 마리 토끼는 사실 서로가 서로를 포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서로 강한 척력(斥力)을 가지고 있는 대립적 실체이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근대 지향의 감각이 주로 전(前)근대적 문학 양식으로부터의 탈피와 그것의 극복을 긍정하는 시선에서 나온 것인 반면에, 민족 중심의 감각은 그러한 전통적 양식과 자산을 우리의 것으로 긍정하는 시선에서 나온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대/민족’이라는 개념적 준거와는 다른 제3의 인접 가치들 이를테면 내면, 영성, 감각, 초월, 일상 등을 그러한 거대 담론의 맥락에 끼워 넣어 비평의 다양한 무늬를 늘리고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게 되었다. 그 점에서 2000년대는 문학의 반성적 자의식으로서의 비평의 위상을 요구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바로 근대의 타자였던 ‘자연/여성’을 담론의 핵심으로 복원하려는 ‘생태시학’과 ‘여성시학’이었다.
--- 본문 중에서 |
이 책은 한양대학교에서 2023년에 함께 공부한 동학들이 쓴 글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 점에서 지난 5년간 출간되었던 4권의 책(『김수영 시 읽기』, 『김종삼 시 읽기』, 『신동엽 시 읽기』, 『고정희 시 읽기』)의 연장선에 있다. 제목 “2000년대 시 읽기”에서 “2000년대”는 2000년부터 2010년 정도까지를 의미하지만, 몇몇 동학은 2020년 정도의 시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다. 어쨌든 이 시기의 문단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시가 나왔고 그것에 대한 평가도 제출되었는데, 이에 대한 사후적(학문적) 연구는 아직 충분치 못한 상태였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향후 논의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00년대는 ‘새로운 시’가 나왔다는 풍문이 유행하던 시대였다. 당시의 문단에서 가장 자주 쓰이던 용어였던 ‘미래파’(혹은 ‘뉴웨이브’)는 동세대 시인들의 작품이 새롭다는 점을 부각하고 추인하기 위한 기표였다. ‘미래파’라는 용어 자체가 문단 내의 인정투쟁을 위한 도구였다는 평가도 있다. 꼭 그런 음모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시점에서는 2000년대의 시가 유독 ‘새로웠다’고 특권화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느 때나 예술은 이전 시대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것을 갱신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당시의 문학도 그랬다고 하는 편이 온당하겠다. 그런데 어쨌든 당시의 문학인들은 ‘새로운 시’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논의했고, 그런 열정은 문학판을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원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새 로움’을 창조하려는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고 그들이 세상을 조금씩은 변화시키는 것이 세상의 섭리 아니던가. 이 책에 수록된 글과 그 속에서 소개되는 작품/평론들은 ‘미래파’의 새로움에 대해 논하는 것도 있고 ‘미래파’라는 담론 속에 포괄되지 않는 부분들을 부각한 것들도 있다. 당시의 문학장에 대한 다면적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