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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포트킨 자서전
양장
P.A.크로포트킨 저 / 김유곤 역
우물이있는집 200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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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가/혁명가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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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유년시대
2.근위학교
3.시베리아
4.상트페테르부르크
5.요새-탈옥
6.서유럽

저자 소개

저자 :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19세기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혁명가이자 이론가, 지리학자이다. 모스크바 명문 귀족 출신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근위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알렉산드르 2세의 시종무관으로 근무했다.

장교로 퇴임한 그는 지리학자로 유럽 여러 곳을 탐사하며 연구했다. 그는 지리학에서 저명한 독일의 지리학자 홈볼트의 오류를 교정하고 북극해 군도의 존재를 예측하는 등 많은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지에 주옥같은 아나키즘 문헌들을 집필하며, 사회주의 아나키즘운동을 주도하였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 발발하자 크로포트킨을 러시아로 전격 귀국했으나 권력을 장악한 볼셰비키의 독제체제에 불만을 품고 레닌을 강력히 항의했다. 함께 혁명투쟁을 벌였더 볼셰비키 정권에 의해 아나키스트 조직들의 궤멸되자 지병이 악화되어 사망했다.

저서로는 『빵의 정복』『상호부조론』『근대과학과 아나키즘』『윤리학』등이 있다.
역자 : 김유곤
고려대학교 영문과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동양공업전문대 교수를 역임하고 <문학사상사>편집 고문을 거쳐 현재 번역문학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생명』『사진으로 보는 하루키 문학세계』『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나'라는 소설가 만들기』등이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4월 28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663쪽 | 87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824145

책 속으로

내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생활하면서 유일하게 낙관적으로 본 것은 청년운동이었다. 지하에서는 다양한 조류들을 흡수해 강력한 선동성과 혁명성르 지닌 운동이 전개되었고, 그 운동은 15년 동안 러시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젊은 형수는 매일 오후 여성 교육학강좌를 갔다 와서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의 모습을 나에게 전해주곤 했다. 강좌에서 여성을 위한 의학전문학교와 대학 설립이 제안되고 다른 교육방업과 학교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졋다. 수백 명의 여성들이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토론을 벌렸다.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모여든 최빈곤층 여성들까지도 번역업계, 출판업계, 인쇄업계, 제본업계에서 일하면서 고등교육에 대한 열망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활기와 열정이 여성들을 장악하고 있었다.

--- pp.335~336

1860년대 초 러시아 청년들 사이에 예술을 경멸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투르게네프도 <아버지와 아들>에서 바자로프를 통해 당시의 이러한 경향을 묘사했다. 형도 이러한 영향을 받아 시를 천시하고 자연과학에 몰두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은 시적, 음악적, 철학적인 재능 때문에 최고의 시인이 된 것이 아니었다. 형이 좋아하는 러시아 시인은 베네비치노프였고 내가 좋아하는 시인은 네크라소프였다. 네크라소프의 시는 비음악적이지만 '짓밟히고 학대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내 마음에 감동을 주었다.
언젠가 형은 편지에 이렇게 썼다. 사람은 일생에 일정한 목표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목적이 없는 인생은 인생이 아니며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목표를 정하라고 권했다. 나는 아직 그러한 목적을 발견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그러나 분명치 않고 막연한 것이지만 '선'을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이 싹트고 있었다. 그 '선'이 무엇인지 말할 수는 없었지만.

---p. 155

출판사 리뷰

알렉산드르 2세 암살
크로포트킨이 시종무관으로 모셨던 알렉산드르 2세는 개혁을 단행할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동적인 귀족들에게 의지하며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민중과 혁명가들을 탄압하는 공포정치로 일관했다. 결국 그는 한 혁명가에게 암살된다. 그가 암살되는 장면을 묘사한 장면에서 크로포트킨은 인간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드러낸다.
사관학교 사열식을 마치고 궁전으로 돌아가던 황제의 철갑마차에 폭탄을 던진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마부는 황제에게 나가지 말 것을 권했으나 황제는 내려서 부상당한 호위 병사들을 위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범인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그때 또 한명의 암살범은 함께 자폭할 생각으로 황제와 자신 사이에 폭탄을 던졌다.
알렉산드르 2세는 심하게 피를 흘리며 눈 위에 쓰러져있었다. 신하들은 모두 그를 버렸다! 신하들은 모두 폭탄을 피해 사라지고 없었다. 눈 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차르를 썰매에 태우고 떨리는 그의 몸을 외투로 감싸주고, 드러난 대머리에 모자를 벗어 씌워준 것은 사열식에서 돌아오던 사관생도들이었다.
그 사이에는 또다른 테러리스트 에멜리아노프도 끼어 있었다. 종이로 싼 폭탄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그는 체포되면 교수형에 처해짐에도 불구하고 사관생도들과 함께 이 부상자의 운반을 도왔다.
비록 테러리스트이지만 피투성이가 된 황제를 보았을 때 본능적으로 사람을 살리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크로포트킨은 “인간의 본성이란 이렇게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라고 일갈하고 있다. 크로포트킨의 인간에 대한 깊은 감정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감동적인 혁명가들의 활동상
이 책에는 수많은 혁명가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민중과 대의를 위해 혁명운동에 뛰어든 수 많은 귀족출신 혁명가들과 교육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쾌한 예지적 능력을 보여주었던 노동자 출신 혁명가들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용감하고 엄숙했던 여성 혁명가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다음의 일상적인 일화에서 당시 혁명가들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어느 날 저녁 우리는 급하게 의논할 일이 있어 여성 동지 바르바라를 찾아갔다. 자정이 지난 시간이었으나 그녀의 창문에 불이 켜져 있었고 우리는 계단을 올라갔다. 그녀는 조그만 방 책상에서 서클의 프로그램을 베끼고 있었다. 평소 그녀의 의지가 얼마나 결연한지 알고 있었던 우리는 문득 그녀에게 장난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르바라, 우리는 당신을 데려가려고 왔어요. 무모하기는 하지만 요새에 갇힌 동지들을 구출하려고 하오.”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가만히 펜을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나 한 마디만 했다.
“갑시다.”
너무도 쉽고 태연하게 말하는 것을 들은 나는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장난을 했는지를 즉시 알아차리고 장난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절망적인 목소리로 물었다.
“장난이라고요? 왜 당신은 그런 장난을 하죠?”
나는 나의 행동이 너무 잔인했음을 깨달았다.
동지를 구하기 위해 요새 감옥을 공격하는 일은 거의 실현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그런데도 이 여성은 아무런 반론이나 질문 한마디 없이 결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평소에 얼마나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크로포트킨의 탈옥
이 책에서 가장 긴장감 넘치는 부분은 ‘탈옥’ 장면이다. 요새 감옥의 비인간적인 비참한 생활과 그러한 생활 속에서도 건강함을 잃지 않으려는 정치범들의 노력이 눈물겹게 그려진다. 오랜 감옥 생활로 크로포트킨은 지병을 얻어 병원감옥으로 이송되었으며 그곳에서 그는 바깥의 동지들과 연락을 취하며 탈옥을 시도한다.
그를 탈출시키위한 혁명가들의 과감한 행동, 1차 탈옥작전의 실패와 2차 탈옥작전의 성공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크로포트킨의 사상
크로포트킨은 마르크스와 레닌의 ‘혁명적 독재론’을 비판했다. ‘독재권력’을 세우는 것은 그것이 혁명적이건 그렇지 않은 것이건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보았다. 한마디로 앞문으로 호랑이를 내쫓고, 뒷문으로는 늑대를 끌어들인 꼴이 된다는 것이다. 혁명이란 인간성의 발전을 오랫동안 저해한 모든 폭력의 폐지이다.
그의 사상에는 봉기와 테러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다. 같은 아나키스트지만 바쿠닌 식의 테러리즘에 반대했다. 그는 혁명은 의식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못되며, 그런 혁명은 성공하더라도 정치혁명, 즉 권력자의 교체로 끝나고 만다는 것이었.
크로포트킨의 혁명이론은 경제발전이 공산주의의 토대가 된다는 마르크시즘과 다르다. 그는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것’을 제창했다. 그는 아담 스미스에서 마르크스에 이르는 지금까지의 경제학이 부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 것을 비판하고, 새로운 경제학은 인간의 욕망을 최소한의 노동으로 충족시키는 방법을 탐구하는 과학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주장은 이전까지의 경제학의 약점을 찌른 것으로 지금보아도 매우 선진적이다.

상세한 해설
이 책에는 평생을 아나키즘 연구에 헌신한 국민문화연구소의 이문창 회장의 ‘해설’이 실려있다. 근대 아나키즘의 역사와 크로포트킨의 사상에 대한 장문의 해설은 아나키즘과 크로포트킨, 근대 혁명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읽어보면 아나키즘의 역사적 비극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21세기에 아나키즘이 다시금 조명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알게 될 것이다. 갈수록 거대해지는 국가권력의 매커니즘 속에서 전쟁과 환경파괴는 갈수록 심해져가는 오늘날 아나키즘은 과거의 사상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세계 5대 자서전 중의 하나
이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루소의 『고백록』, 괴테의 『시와 진실』,
안데르센의 『내 생애의 이야기』와 더불어 세계 5대 자서전 중의 하나이다.

위인들의 자서전은 대체로 세 가지 중 하나다. “이제까지 나는 길을 잃고 헤매었다. 그러다 마침내 참다운 길을 발견했다.”(아우구스티누스)이거나, “나는 정말로 나쁜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나보다 낫다고 감히 나설 수 있는 자가 누구냐.”(루소)이거나, “천재는 바로 이런 좋은 환경에서 내면으로부터 서서히 발전해왔다.”(괴테)이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크로포트킨은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지 않고, 남의 인정을 받아 보겠다고 고군분투하지도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자신보다는 동시대인의 심리를 묘사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19세기의 대표적 아나키스트이자 혁명가
크로포트킨은 19세기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혁명가이자 지리학자이다. 아나키스트는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와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로 분류되는데 그는 푸르동, 바쿠닌과 함께 후자에 속한다. 그는 주옥같은 문헌들을 집필하여 유럽의 혁명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인터내셔널(국제노동자협회)에서 활동하며 마르크스를 중심으로 한 국가사회주의자들의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운동방식을 비판했다. 바쿠닌과 함께, 탈옥에 성공한 국제적인 혁명가로도 유명하다.
지리학자로서의 면모도 출중해서 훔볼트의 북아시아에 대한 지리적 오류를 교정하고 북극해 군도의 존재를 예측하는 등 많은 연구성과를 거두었다.

차르의 시종무관, 혁명가 되다
역사적으로 크로포트킨만큼 극적인 반전의 인생을 산 사람도 드물 것이다. 모스크바 명문귀족 출신으로 사관학교에 진학하여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창창한 출세길이 보장된, 러시아의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금으로 말하자면 대통령 경호원이자 비서격인 ‘시종무관’이 되었다. 시종무관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농노해방령’을 발표한 황제 알렉산드르2세의 개혁정책에 기대를 했으나 그의 기만적이고 반동적인 성격을 파악한 크포포트킨은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혁명가가 되어 차르 타도에 앞장섰던 것이다. 이 책에는 알렉산드르2세에 대한 그의 다층적인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차르에 대해 증오뿐 아니라 인간적인 연민의 감정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도되어야 할 역사적 필요성을 절감하는 객관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뜻밖의 ‘인터내셔널’의 역사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고 했던가? 근대 유럽 혁명사에서도 이러한 법칙은 관통된다. 초기 사회주의 운동의 본거지는 잘 알다시피 ‘인터내셔널(국제노동자협회)’이었다. 초기 인터내셔널은 마르크스를 중심으로 한 국가사회주의자들과 푸르동을 중심으로 한 비국가사회주의자들(아나키스트)이 섞여있었다.
마르크스는 기존의 ‘국가’의 틀을 유지한 채로 노동자를 중심으로 권력을 장악하자는 입장이었고 푸르동과 바쿠닌은 노동자들이 억압받는 것은 ‘국가’의 존재 때문이므로 ‘국가의 틀을 해체’하는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국가사회주의자와 아나키스트 사이에는 혁명이론의 차이 뿐 아니라 문화적 차이도 있었다. 국가사회주의는 독선적이고 권위적이며 중앙집중적이었고 아나키즘에는 노동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반권위적이며 교조적이지 않았다.
초기 인터내셔널에서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아나키즘을 지지했다. 이러한 사실은 인터내셔널하면 ‘마르크스’가 절대적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금의 상식과는 다른 것이다. 마르크스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바쿠닌을 인터내셔널에서 제명한 후에도, 인터내셔널의 본부를 런던에서 미국 뉴욕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인터내셔널이 아나키스트 진영에게 장악되는 것을 염려할 정도로 노동자들의 아나키스트 진영에 대한 지지가 위협적이었기 때문이다. 회원이 거의 없는 미국으로 본부를 옮긴 것은 사실상 도피였다. 이 책에는 지금은 비주류로 여겨지는 아나키즘이 19세기 말 얼마나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었는지를 증언한다.

러시아 혁명이 볼세비키에 의해 성공했다고?
러시아 혁명도 마찬가지다. 흔히 러시아 혁명은 볼세비키에 의해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나키스트들의 헌신적 투쟁이 있었다. 사회주의자들과 아나키스트들은 혁명관이 서로 달랐으나, 아나키스트들은 혁명적 대의를 실현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작은 견해 차이로 망칠 수 없다는 견해에서 볼세비키와 적극 협력해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한마디로 러시아 혁명은 볼세비키와 아나키스트들의 합작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세를 장악한 후 볼세비키는 자신들의 권위적 정권창출에 걸림돌이 되는 아나키스트 진영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숙청을 단행했다. 그 전부터 크로포트킨은 레닌에게 권위적 권력이 갖는 폐해에 대한 항의와 염려를 전달했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러시아에서 아나키스트 진영은 볼세비키에게 궤멸되고, 크로포트킨은 사망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폐렴이었지만 아나키스트 진영의 비극적 말로를 전해들은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던 것이다.
그가 죽은 지 70년 후 소련연방은 해체되었다. 크로포트킨이 염려했던 차르시대와 별반 다를 것 없는 권위주의적 중앙집중적 권력화로 인한 관료화, 창의성의 결여, 비민주주의, 자유의 결핍, 경제적 비효율성 등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권위적 사회주의 정권의 몰락을 예견했다고 할 수 있다.

자, 이제 죽을 준비가 되었어요
이 책은 근대 유럽 혁명기를 실감할 수 있는 역사 기록의 보고(寶庫)이다. 농노들의 삶에서부터 귀족의 생활모습까지 모든 계층의 생활상이 망라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당시 각 유럽국가들의 정치 상황과 혁명가들의 실상이 눈 앞에 사실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은 우리에게 매우 감동을 준다. 역사적 격동기에 인간이 얼마나 숭고하고 순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리코뮌 민중봉기 때의 일이다. 한 소년전사가 베르사유 군(軍) 장교에게 붙잡혔다. 소년은 총살당하기 전, 자기가 가지고 있던 은시계를 가까이에 살고 있는 가난한 어머니에게 갖다 주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순간 불쌍한 생각이 든 장교는 속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소년을 풀어주었다. 그런데 30분이 지난 후 되돌아온 소년은 돌담 밑에 이미 총살당해 쓰러져 있는 시체들 사이에 서서 “자, 이제 죽을 수 있어요.” 하고 말했다. 소년은 적과의 약속일망정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12발의 탄환은 어린 소년의 온몸을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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