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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라져간 왕조의 뒷모습
2. 유배자의 땅, 영고탑에서 3. 나약한 도시의 운명 4. 소동파, 포위를 뚫다 5. 천년의 정원 6. 산시의 몰락을 돌아보며 7. 고향이 그 어드메뇨 8. 하늘가 아득한 섬의 전설 9. 중국 과거제의 비극 10. 그 시대, 그 인물들, 그들의 소리 11. 문제는 소인이다 |
余秋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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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때로 주위의 소란으로 인해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정말 도시를 벗어나고 싶고 도시 문명을 불러일으킬 필요성에 회의를 가질 때가 많다. 특히 많은 서양도시인들이 '자연으로의 회귀'를 부르짖는 마당에 남들이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상한 울타리로 꼭 들어갈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발해국 유적을 발견할 청대 유배자들이 생각난다. 도시에서 방출된 그들, 도시를 떠나는 날 그들의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대도시의 폐허를 보게 되었을 때 그들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어쩌면 그들은 대도시의 폐허 속에서 도시의 공명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가를 느끼면서 마음의 평안과 초탈을 얻고 마음속, 고통도 조금은 덜해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발해국 폐허를 떠나 우리는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경박호로 발길을 옮겼다. 고요한 경박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폐허는 한순간 짧은 명성을 비웃고, 경박호는 폐허의 단명을 비웃고 있는 듯하다. 발해국의 폐허는 천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데 반해 경박호는 적어도 만여 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폐허는 그 옛날 고적의 유산이지만 경박호는 이런 공적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에 폐허란 있을 수 없다. ---pp. 120~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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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펼쳐지는 사유의 세계, 시공을 넘나드는 중국 문명과의 대화
『중국문화답사기』『세계문명기행』의 작가로 이미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의 예술평론가이자 문화사학자 위치우위(余秋雨)의 신간 『천년의 정원』이 미래M&B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중국문화답사기』의 후속편으로, 문명과 야만, 그리고 몽매라는 관점에서 중국의 문화유적과 문화 현장을 여행하며 그 사색의 결과를 기록한 품격 있는 산문이다. 중국의 서쪽 둔황에서 시작해 항구도시 상하이에 이르기까지 5천년 중국 문명사의 발자취를 탐색한 『중국문화답사기』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천년의 정원』은 그 사유의 폭과 깊이를 더욱 넓혔다. 공간적으로는 중국 대륙의 동쪽 끝 헤이룽장(黑龍江) 성에서 남쪽 끝 하이난 섬(海南島)에 이르기까지, 시간적으로는 천여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중국의 과거제도와 천년의 세월 동안 인재 교육에 몰두해온 악록서원(岳麓書院), 오늘날 중국인들이 한탄해 마지 않는 청 왕조와 문인들에게 살벌했던 위진 남북조 시대까지를 아우르며, 현재와 과거, 각 시대 다양한 인물들의 내면과 시대적 상황 등을 유려하고 장중한 문체로 엮어 냈다. 작가가 시도하는 '중국 문명과의 대화'는 결국 "산수 풍광과 역사의 정령들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광활한 시공간의 생명 좌표에서 나 자신을 찾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그 "나 자신"은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도약을 준비하는 전체 중국인을 대표하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광야처럼 오래된 평안과 고요함이 존재하는" 작은 산언덕으로 들어가, 마치 햄릿이 죽은 선왕의 유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오해와 선입견 탓에 올바로 인식되지 못했던 인물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작한다. 정치적 업적과 문화적 콤플렉스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간의 노림과 공생관계에 대해, 문화적 영혼의 유배와 파멸, 그리고 부활에 대해, 자생했던 중국의 상업과 중국 문화, 스쳐 지나간 그들의 운명에 대해, 군자와 소인의 경계에 대해. 절제하면서도 유장한 흐름을 보여주는 세련되고 유려한 문장! 위치우위의 글에서는 인간과 자연과 역사가 한데 어우러져 뿜어내는 인문적 힘이 느껴진다. 그의 사유의 세계는 자신의 경험과 그가 그리고자 하는 시대와 역사적 현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때로는 소설인 듯 때로는 수필인 듯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읽는 이를 어느새 글 속의 장(場) 안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언어는 흐르지 않는다. 뚝뚝 떨어진다. 때로 나열이 없는 것은 아니나 가능한 절제하며, 심지어 매정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유장한 흐름을 보여준다. 그 흐름의 주제는 문명, 그리고 야만과 몽매이다. ― 옮긴이 후기 중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내며 문화를 지켜낸 다양한 인물들을 중국 지식인의 눈으로 살펴본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중국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물론 우리 문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