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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동행 하루 치킨 한 조각 가장 비싼 진료비 사랑은 목숨보다 소중하다 (...) 2. 눈물 끝에서 피어난 사랑 우리 집은 지하창고 두 번째 입양 마음의 짐 눈물이 살린 두 생명 어느 고양이 형제의 사랑 (...) 3. 소중한 추억 형의 넓은 등 크리스마스 선물 입 속의 먹이 사과나무 밑의 기적 뭉툭한 꼬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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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였다. 화창한 날씨처럼 모든 것이 순조롭고 평화스러운 날이었다. 차를 몰고 시내를 향해 동호대교를 건널 즈음 차창 밖으로 뭔가 휙 스쳐갔다. 나는 잠시 차를 세울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교량 위라서 갓길이 없을 뿐더러 차들이 빠른 속도로 오가는 곳이어서 그냥 지나쳐야 했다.
‘그래, 어쩔 수 없어.’ 나는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한번 꽉 주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차를 세울 수 없었던 상황임을 내세우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수밖에……. 하지만 시내의 복잡한 길을 운전하는 내내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애처로운 그 눈빛이, 마지막 힘을 다해 파닥거리던 그 발길질이 내 차 뒤를 계속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동호대교에서 내가 본 것은 중앙분리대 풀밭 위에 쓰러져 있는 강아지였다. 교량 위를 오가는 차에 치인 게 틀림없어보이는 녀석은 아직도 살아 있는 상태였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한가운데서 한 생명이 생과 사를 헤매며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도, 모두 무심했다. 아니 어쩌면 나와 똑같은 생각들을 하며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한 생명이 마지막 떨림을 쏟아내기에는, 그곳은 너무 삭막하고 황량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녀석은 왜 번잡한 그곳까지 나들이를 한 것일까. 혹시 바로 앞의 터널 위 언덕에서 새끼들을 키우며 살던 떠돌이 개는 아니었을까. 녀석의 아름답지 못한 최후를 엿본 죄로, 그 후로도 나는 오랫동안 녀석의 그 마지막 떨림을 기억 속에서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 녀석의 끈질긴 잔영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나는 우연한 기회에 떠돌이 개에 대한 동화를 쓰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쓰면서 나는 직접 떠돌이가 되어, 버려진 그들의 삶의 궤적을 쫓아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때론 분개하고 때론 눈물을 흘리며, 삭막한 도시의 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그들을 찾아다녔다. 헌데, 실제 사례와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를 하면서 나는 점점 분개와 슬픔 대신 깊은 감동에 젖어들게 되었다. 주인한테 버림받은 개가 불구가 된 채 다시 찾아온 이야기, 자기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주인을 구한 이야기, 주인의 무덤을 지키다 끝내 굶어죽은 이야기 등 동화보다 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처럼 우리 주변에 총총 박혀 있었다. 비록 3미터 이내의 좁은 공간에 갇혀 주인이 주는 먹이만 받아먹고 살면서도, 녀석들의 가슴엔 보석 같은 사랑이 가득 담겨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랬다. 녀석들은 거짓과 배신을 모르듯이, 그들의 삶엔 포기와 절망이 섞여들어 있지 않았다. 어떠한 순간에도 믿음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삶의 자세를, 녀석들은 내게 가르쳐 주었다.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이 이야기들로 인해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따뜻함이 담겨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물보호단체 회원과 동물고아원 운영자 및 동물애호가 여러분께 그들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을 전한다. 2003년 봄 이노을 --- 머리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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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구성과 주요 본문 요약
『3미터의 삶』의 수록 작품은 총 32편이다. 실제 자료와 취재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쓰여진 글이다. 편집상 3장으로 나누었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본문 곳곳에 일러스트를 넣어 구성했다.
아름다운 동행 돌봐주는 가족도 없이 외로이 살던 한 할아버지는 기력이 쇠약해져 양로원으로 갈 결심을 한다. 마음에 걸리는 건 가족의 자리를 채워주었던 개 ‘돌이’. 돌이를 돌봐주던 수의사에게 안락사 시킬 것을 요청한 할아버지는 그날 저녁 돌이를 위해 정성껏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이미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돌이는 마지막 저녁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할아버지 곁에 누워 잠을 청한다. 그런데 갑작스런 심장마비를 일으킨 할아버지는 손을 쓸 겨를도 없이 죽음을 맞고, 주인 곁에 있던 돌이는 할아버지가 눈을 감는 것을 보고서 겨우 버티던 기력을 놓고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든다. 할아버지와 돌이는 평화스런 표정으로 마지막 길을 함께 가게 된 것이다. 사랑은 목숨보다 소중하다 단출한 노부부의 집에서 살게 된 누렁이 벤은 한 가족처럼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자란다. 벤의 덩치가 커지자 이웃 사람들의 성화로 할아버지는 할 수 없이 철봉에 끈을 묶어 목줄을 걸게 되는데……. 어느 날 집중호우로 인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길 위험에 빠진다. 노부부는 위험한 상황이 닥친 줄도 모르고 잠에 빠져 있자 다급해진 벤은 힘을 다해 땅에 박힌 철봉을 빼낸 후 안방으로 들어가 노부부를 깨워 피신시킨다. 바로 그 순간 물살에 휩쓸려 내려온 승용차 한 대가 노부부의 집을 덮쳤다. 다음날 간신히 목숨을 구한 할아버지는 벤이 없어졌음을 알고 애타게 찾는데, 이미 죽은 상태였다. 목에 걸린 철봉 때문에 도망도 못 가고 죽고 만 것이다. 할아버지는 늘 함께 다니던 약수터 옆 작은 동산에 벤을 묻어주었다. 14년간의 영결식 묘지기 노인은 어느 날 새로 생긴 무덤 앞에 앉아 있는 개를 발견한다. 금세 가겠지 했던 개는 하루 종일 무덤 앞에서 꼼짝 하지 않았다. 개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도 이내 무덤 앞에 와서 앉아 있었다. 묘지기 노인이 사연을 알아본 결과 그 개는 떠돌이 개였는데, 어떤 사람이 불쌍히 여겨 먹이를 주며 예뻐했다고 한다. 그 무덤은 동네에서 마주칠 때마다 개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의 무덤이었다. 그 개는 갑작스럽게 죽은 사람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그 후로도 14년 동안이나 무덤을 지켰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떠돌이 개의 행동에 감동을 받아 조각상을 세워 영혼을 기렸다. 우리가 무심코 베푸는 작은 친절이, 하잘것없어보이는 동물에게는 평생 동안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선물이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