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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우리에게 보건실은 어떤 장소일까?
Story 안아주세요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때린 아이도 아파요 보건실에서 공부하는 노조미 도오시마의 첫사랑, 그리고 이별 번데기를 뚫고 나온 아이 졸업생 쇼코가 찾아온 날 태어나서 처음 먹은 급식 열네 살 수험생 미스즈 날마다 키를 재는 아이 이타 선생님의 한숨 보건실 엄마 Episode 보건실을 찾아서 - 원탁에 둘러앉아 - 불빛에 의지하여 보건실에서 보낸 편지 옮긴이의 말-서로서로 힘껏 안아주자 |
Hitomi Konno,こんの ひと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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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주세요
초등학교 1학년 히카리는 매일 아침 학교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보건실에 들른다. 오늘도 어김없이 보건실 문을 열고 들어와 소파에 풀쩍 뛰어 오른다. 그리고 다짜고짜 “안아주세요.”라고 말한다.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있니?” “아니요. 그냥 안기고 싶어요. 안아주세요.” 히카리는 조그만 목소리로 웅얼거리듯 말하지만 나는 알아들을 수 있다. 내 마음으로 전해진다. 자꾸만 안기고 싶어하는 히카리의 마음이. 그래서 히카리를 꼭 안아준다. 히카리는 아빠가 안 계신다. 히카리는 엄마도 안 계신다. 히카리는 할머니랑 함께 산다. 히카리의 할머니는 히카리를 무척 사랑한다. 하지만 허리가 아파서 누워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히카리는 할머니에게 안아달라고 말하고 싶어도 꾹 참는다. 할머니가 많이 아프기 때문에 할머니가 오래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참는 것이다. “안아주세요.” 내가 히카리를 안아서 교실로 들어가면 히카리의 하루가 시작된다. “히카리는 좋겠다.” 여기저기서 시샘어린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미안, 미안. 너희들은 다음에 안아줄게.” “히카리는 아직도 자기가 애기인줄 아나 봐.” 뾰로통한 아이도 있다. 얘들아, 미안! 모두들 마음속으로는 투정을 부리고 싶을 텐데. 아빠가 있는 아이도 엄마가 있는 아이도 마음 한구석이 늘 외로울 것이다. 이건 비밀인데 선생님도 가끔은 외롭단다. --- pp.1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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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픈 건 참을 수 있어. 아픈 것도 괜찮아.
하지만 외로운 건 어떻게 참아? 이 책의 저자 곤노 히토미는 매주 일요일 8시 일본 TBS 라디오(954 kHz)의 정규 프로그램「꿈을 이루자!」의 진행자이자 가수, 또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동화 작가이기도 하다. 곤노 히토미의 이 모든 작업들은 상처 입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줄기를 가지고 있다. 그녀 스스로 일본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 작업들을 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곤노 히토미는 이 책에서, 오늘날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부모의 이혼과 무관심,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육체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깊어진 아이들에게 주목한다. 곤노 히토미는 묻는다. 모든 마음의 껍데기를 벗고 이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곳은 어디냐고. 그곳은 바로 모든 학교에 딱 한 곳 있는 곳, 아픈 아이들이 찾아드는 보건실이다. 수많은 아픈 아이들이 드나드는 보건실에는 역시 수많은 이야기들이 간직되어 있다. 보호받아야 할 가정과 사회, 학교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은 몸에 난 상처보다 마음의 상처에 더 쉽게 흔들린다. 그리고 학교의 보건실은 몸 아픈 건 참아도 외로운 건 참을 수 없는 아이들이 달려와 안기는 곳, 슬픔을 극복하고 성장한 마음의 키와 무게를 재고 흰 가운 안에 마음껏 안겨 울 수 있는 곳이다. 슬픔 위에 바르는 아까징끼, 다친 영혼을 감싸는 위로의 붕대 여기에 소개한 이야기들은 모두 실화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천여 곳이 넘는 지역에서 모아진 사연이 무려 스무 상자 분량이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도 어린 시절 한두 번쯤 보건실에 들르면서 자라났다. 운동장에서 넘어졌을 때, 급하게 먹은 점심 도시락에 체했을 때, 연필을 깎다가 손가락이 베었을 때, 이유 없이 꾀병을 부리고 싶을 때, 보건실은 항상 우리를 향해 선뜻 문을 열어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보건실을 찾는 걸까? 보건실에는 몸의 상처뿐만 아니라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보건실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보건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풀어놓는 작고 큰 상처들에 손길을 가져간다. 아이들의 마음에서 펄펄 끓는 열을 찬찬히 짚어보고 따뜻한 밀크 티로 달래준다. 온기가 그리운 아이를 안아주고, 왜 우리는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지 철학자가 되어 아이에게 이야기해준다. 때로는 교복 소매도 꿰매어준다. 그렇게 상처를 이겨내고 한 뼘씩 자라나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회사에 나가서 일을 하며 딸을 성가시다고 생각해 자책감을 키워왔던 노조미의 엄마, 오랜 시간 교사로 일하며 정작 아이에게는 큰 사랑을 주지 못해 슬퍼하는 이타 선생님 같은 수많은 어른들도 보건실을 찾아와 평온을 얻는다. 이처럼 보건실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어른들 사이를 단단히 엮어주며 아이들의 마음을 읊고 보전하는 음유시인이며,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육체의 치료가 아닌 마음의 치료라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이 책에서 바로 세상의 엄마, 학교의 엄마인 보건실 선생님들을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