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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아동도서협의회 영예도서상 수상작
- 그리스 아동문학협회상 수상작 - 유럽 도서협회 아동문학상 수상작 * 세상에 눈사람이 아빠인 아이가 나 말고 또 있을까! 나는 ‘반반이’예요. 반은 그리스 사람이면서 반은 영국 사람이거든요. 엄마 아빠는 서로 내가 자기네 나라 사람이란 걸 깨우쳐 주려고 애쓰지만, 난 그리스 사람도 좋고 영국 사람도 좋아요. 처음에는 나도 내가 반반이라 힘들었어요. 엄마 아빠가 각자 다른 말을 쓸 때는 정말이지 머리가 핑핑 돌아 버리는 것 같았지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엄마에겐 영어로, 아빠에겐 그리스어로 이야기하니까 모든 게 편해졌거든요. 어느 추운 날, 엄마가 나를 끌고 어디론가 갔어요. 영어 유치원이었죠. 엄마와 떨어지는 게 싫어서 악을 쓰며 울어댔는데, 친구들을 사귀면서 유치원 생활이 곧 즐거워졌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멜리아는 머리가 아주 검고 길어요. 마음도 따뜻하죠. 항상 제 몸보다 큰 수건을 들고 다니는 수는 누르스름한 피부에 눈이 가늘어요. 마틴은 얼굴은 새하얀데 머리는 샛노랗죠. 피터는 자기는‘엄마가 고른 아이’라면서 얼마나 으스대는 줄 몰라요. 내 뒤로 새로 온 친구들도 있어요. 짙은 커피색 여자아이는 네즈린이에요. 처음에는 유치원에 와서 매일 잠만 자더니 우리와 친해진 다음부터는 다시 잠자지 않아요. 유치원에 온 첫날 울지 않은 아이는 엘레니뿐일 거예요. 엘레니는 엄마가 둘이나 됐죠. 아빠도 둘이라고 했어요. 엘레니 다음에는 친구 대신 눈이 왔어요. 우리는 다 함께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수는 눈사람이 맘에 들었는지 자기 수건을 눈사람에게 둘러 주었어요. 절대 손에서 놓지 않던 수건을 말예요. 그래서인지 어느 날 눈사람이 수건만 남겨 놓고 사라지자 얼마나 서운해 했는지 몰라요. 눈사람이 사라지던 날, 우리 엄마도 영국으로 떠났어요. 나와 아빠를 남겨 두고……. 친구들은 눈사람이 우리 엄마를 데려간 거래요. 엄마와 함께 살지 못하는 건 정말 슬프지만, 친구들 말대로라면 내가 엄마 둘 아빠가 둘인 엘레니보다 나은 거 아니에요? 세상에 눈사람이 아빠인 아이가 어디 있겠어요? *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들려주는 다문화 친구들 이야기! 『눈사람이 엄마를 데려갔어요』는 다문화 가정에서 아이들이 겪는 문제를 간결하지만 가볍지 않게 그려 낸 이야기다. 존은 그리스인 아빠와 영국인 엄마가 보여 주는 문화적 충돌과 갈등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만,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는 이미 자신만의 방식으로 간단하고 명쾌하게 모든 문제를 이겨 냈다. 엄마 손에 끌려간 영어 유치원!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도 존과 다르지 않았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 재혼한 가정의 아이, 사회의 이방인인 동양인이나 흑인……. 다양한 문화의 아이들은 자신의 처지를 아파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덤덤히 받아들였다. 어른들의 잣대를 들이대고 보면 슬프고 아픈 아이들이어야 할 것 같지만, 아이들은 밝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은 엄마가 직접 고른 아이고, 자기처럼 엄마 아빠가 많은 친구가 누가 있겠으며, 눈사람이 아빠인 아이는 또 없을 거라며 눈을 반짝이는 게 아닐까? 아이들은 아이만의 방식으로 밝고 힘차게 어려움을 헤쳐 가는데, 어른들은 편견에 사로잡혀 호들갑스럽게 아이의 마음을 넘겨짚고는 섣불리 동정하려 든다. 『눈사람이 엄마를 데려갔어요』의 아이들을 만나 보면, 아이들의 순수하고 긍정적인 마음 자세가 비관적인 고정관념에 빠진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