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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를 허리까지 길렀습니다.
리본으로 묶거나 머리띠를 하면 예쁘기는 한데 머리를 감을 때는 성가십니다. 엄마가 머리를 자르자고 해도 내가 싫다고 했습니다. 우리 반 여학생들은 거의 다 머리를 기르고 있거든요. 머리 감을 때는 엄마가 도와줍니다. 오늘도 엄마가 리본을 풀어 주고 샴푸를 묻혀 주었습니다. “머리냄새가 많이 나는구나.” 엄마가 말했습니다. 자주 감는데도 내 머리에선 유난히 머리냄새가 많이 납니다. 머리가 길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샴푸거품을 내면서 엄마가 물었습니다. “니네 반 아이 중에서 공부를 못하거나, 가난하거나, 더럽거나,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아이가 있는데,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면 너는 어떡하겠니?” 나는 샴푸거품 때문에 눈을 꼭 감은 채 가만히 엎드려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예쁘고 명랑하고 공부도 잘하는 친구들을 많이 알고 있으니까요. 엄마가 머리카락을 천천히 문지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는 머리냄새나는 아이다, 꼭 기억해라. 가난하거나, 더럽거나, 다리를 저는 아이를 보거든 아참! 나는 머리냄새 나는 아이지! 하고……. 그러면 그 아이들과 네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 ---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배추벌레)」 중에서 누구에게나 결함은 있단다. 그리고 고치려고 해도 때로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결함도 있지. 집이 가난하다거나 다리가 부자유스러운 것은 그 아이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네가 머리를 자주 감는데도 머리냄새가 나는 것과 똑같지. 우리 모두는 저마다 모양이 다른 결함들을 제각기 지니고 산단다. 하지만 결함이 때로는 고마운 것이 되기도 하지. 세상일이란,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해되는 것이 있더라. 그건 자기 결함 때문에 괴로움을 겪어 보거나, 자기 결함을 숨기지 않고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저절로 가질 수 있는 이해심이지. 너의 머리냄새가, 다른 사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주 고마운 것이 되기를 엄마는 진정으로 바란다. --- 「누구에게나 결함은 있단다(마빡소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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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의 머리에서도 머리냄새가 나지는 않는지요.
그렇다고 해도 당신은 이미 100% 엔젤입니다.” 결핍과 상처를 보듬어 안는 우리 시대 ‘엄마’ 품으로 『100% 엔젤』의 부제,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는 머리를 자주 감아도 냄새가 났던 저자(딸 배추벌레)의 경험을 담은 일기에 엄마가 답신으로 적어준 글에서 비롯한다. 누구에게서나 나는 ‘머리냄새’처럼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어쩔 수 없는 결함을 갖고 있지만, 바로 그러한 결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타인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외된 사람을 바라볼 때에도 그 사람의 결함을 보기보다는, 나에게 있는 ‘머리냄새’를 생각하며 ‘나와 그들’이 다르지 않음을 인식할 수 있는 타자 포용과 관용의 정신을 아이에게 심어준다. 우리 시대의 엄마를 통해 우리는 내면의 상처와 결핍된 것들을 보듬어 안는 엔젤을 만날 수 있다. 샘솟는 ‘일상의 행복’을 선물하는 100% 엔젤 『100% 엔젤』은 사춘기 딸과 갱년기 엄마가 함께 써내려간 편지이다. 한참 자라나는 아이는 때로는 서툴고 엉뚱하고 부족하지만, 엄마는 그 부족함을 딛고 가능성을 열어 보여주며, 더 넓은 품으로 껴안는다. 또한 아이와 엄마의 이 이야기들은 전혀 가식이 없고, 의도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포장되지 않은 흙가슴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와 곪아가는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지녔다. 『100% 엔젤』은 또한 자칫 묻혀버리거나 진부해질 수 있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퍼올린 샘솟는 생명력과 굴절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인간관계를 통해 발현될 수 있는 행복의 원천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참된 인간됨과 삶의 의미를 일깨우는 호흡과 소통의 세계 이 책은 편지쓰기라는 형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딸아이의 천진난만한 눈과, 아이와 함께 호흡하며 아이의 세계를 확장해주는 엄마의 창조적인 소통 방식을 담고 있다. 초록빛 잎사귀에 살포시 앉은 배추벌레(딸 혜수)는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며 감정의 가감이 없는 아이다운 호기심, 동물과 식물, 사물과 사람에 대해 경이하고 분노하며 세상을 향한 민감한 감수성을 표현한다. 배추벌레를 바라보는 엄마(마빡소녀)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호기심과 세상에 대한 밝은 눈을 넓은 품으로 끌어안고, 자기만의 세계를 넘어 세상과 소통이 일어나도록 배추벌레의 생각과 세계를 확장해간다. 아이(딸)의 호기심 어린 세계를 독려하고 끌어안아, 엄마(부모)로서 참된 인간됨을 양육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안내해준다. 관계를 성찰하는 새로운 방식과 성장을 북돋는 텍스트 마빡소녀와 배추벌레가 나눈 진솔한 대화를 통해 우리는 따뜻한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 황홀한 여행길에 설 뿐만 아니라, 삶의 새로운 원동력과 창조성의 근원,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자라남’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 책에 실린 글,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 〈엄마는 갱년기구요, 나는 사춘기예요〉 외 여러 작품이 중학교 대안교과서에 이미 실려 있다. 엄마와 아이의 진정한 소통 방식, 훈육과 교육이 아닌 수평적 대화와 호기심과 놀라움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의 눈을 확장시키는 엄마의 양육 방식, 아이가 타인이나 주변 환경, 세상과 맺는 ‘관계성’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사색하게 해줄 뿐 아니라, ‘차이와 다름’을 존중하고 아이의 정체성과 자아를 공고하게 만들어 주며 진정한 인간됨을 추구하는 이 글들은 십대들의 성장과 학부모, 교사들의 아이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 아주 중요한 텍스트로 평가받아 왔다. 정형성을 탈피한 그림의 독특한 색감과 독창적인 세계, 볼로냐 국제도서전 전시작품 수록 이 책의 일러스트 가운데 이미 몇 작품이 2010 볼로냐 국제도서전 아동도서 그림책 부문에 출품하였다. 이 책에 수록된 그림들은 2010년 볼로냐 갤러리 전시 예정이며, 이 책 『100% 엔젤 ―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는 2010년 3월에 열리는 볼로냐 국제도서전 한국관 참가 예정작이다. 어린이 책에서 흔히 쓰이던 세밀화 중심의 틀에 갇히고 정형화된 그림들이 아니라 내면의 끼를 마음껏 펼치고 이례적인 색채쓰기의 기법을 통해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다. 비정형화된 이 일러스트 작품들은 기존의 일러스트에 익숙해져 있던 독자들의 감각을 새롭게 일깨우고 평범한 일상의 소재를 통해서 새로운 사고를 하게 해주며, 신비로운 삶의 문이 열리도록 안내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