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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난 벚꽃나무 아래를 지날 때마다 이상하게 속이 울렁거리고 현기증이 난다. 추억이 소화되지 못하고 딸꾹딸꾹 되새김질을 하는 것처럼.
못된 남자: 자신이 박은 못은 자신이 뺄 줄 아는 인간이 되자 못 견디게 그리운 날은 못 빠지게 그리워하자: 사랑이 식어버리면 우연마저 비껴가는 건지 좀처럼 널 볼 수가 없어 혼자일 때 남자는 수돗물에도 손을 벤다. 외롭지 않다면 외계인이다. 아무리 톱으로 나무를 자른다지만 톱날도 조금씩 날이 무뎌져간다. 사랑도 상처도 일방은 없다. 못 다한 이야기: 어머니께 드린 거라곤 늘 다 먹고 난 그릇뿐이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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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하나에 담아낸 사랑과 이별, 그리움 그리고 추억들
바쁘고 건조한 현대인의 일상을 조용히 위로해주고 사랑에 실패한 아픈 가슴을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줄 뿐 아니라 꺼내보기 힘든 사랑의 추억이나 마음속 고향으로 우리를 데려다주는 못이 나왔다. 연극배우이자 작가 이재국이 연극을 하면서 무대를 세우기 위해, 또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기 위해 열심히 못을 박으며 떠올랐던 생각들, 방송 원고를 쓰면서 스치던 느낌들을 못 하나에 담아낸 것이다. 시원하고 신선하며 한편,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시키는 움직임 또한 일게 만드는 스케치와 스토리. 한마디로 이재국의 텍스트와 이미지는 명쾌하다.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뭉쳐 살아온 연극배우이며 라디오 방송작가인 그는 이 세상에 무서울 게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는 서른 나이에 ‘이상한 진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알았다, 그에게도 사랑이 있다는 사실을…….
차갑고 냉정하되 감성은 풍부한, 그에 동요되지 않고 냉정과 열정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가장 현대적인 개성의 표현, 그 “쿨”한 메시지에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못 그린 그림>은 나무와 나무 사이의 못,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못에 대한 이야기이다. 못 그린 그림, 잘못, 못된 남자, 못 잊어, 못 다한 이야기……. 사랑하면서도 서로 못 믿고 못된 사람을 만나서 못 지킬 약속을 하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 가슴에 대못을 박고 그리고 또 못 잊어 하고……. 잘난 사람들의 세상에서 과연 이 그림을 계속 그려야 할지 고민했지만 결국 잘 못하는 사람들, 실수투성이인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을 껴안고 싶어 더 열심히 그리고, 더 악착같이 쓰려고 애썼다는 작가의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