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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추천사 : “내 몸이 나다”가 전하는 메시지_정희진 못생긴 여자아이는 커서 엄마가 되거나 괴물이 된다 차트에도 없는 수치 안녕, 마거릿? 나야, 난 완전 별종 아니고 보통 사람이야 수줍음에서 손쉽게 벗어나는 열여덟 단계 삶이 그대에게 레몬을 내민다면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붉은 천막에서 새로 태어나기 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뚱보예요 왜 뚱뚱한 여자는 그토록 못되게 굴까? 강한 사람은 작고 구체적인 것들과 싸운다 비행기 여행에서 겪을 수 있는 일 낙인찍기는 이렇게 작동한다 이건 그냥 농담일 뿐이야 여성혐오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죄수로 만드느냐, 새로 만드느냐 마침내 다가온 날 나의 사랑이 급진적인 행동이 되는 이유 트롤 무찌르기 여자들은 당신에게 친절할 필요가 없다 옮긴이의 말 : 유쾌한 ‘센 언니’가 통쾌하게 세상을 바꾸는 법 |
Lindy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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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잊지 말기 바란다. 나는 내 몸이라는 사실을. 내 몸이 작아진다 해도 그것은 나고, 커진다 해도 그것 역시 나다. 내 안에서 날씬한 여자가 발굴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나는 한 덩어리다. 마찬가지로, 나는 살덩어리로 된 인큐베이터 안을 돌아다니는 자궁도 아니다. 여성의 몸을 여성의 생식기관과 분리하려는 역겨운 선전과, 여자들에게 여성 자신과 몸의 크기는 서로 분리되어 있고 동시에 서로 적대적이기까지 한 제각각의 독립체라고 설득하려는 역겨운 선전 사이에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두 가지 모두 “너의 몸은 네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 모두 “너의 자율권은 조건부일 뿐이다”라고 주장한다. 바로 이것이 비만이 페미니즘의 의제인 이유다.
---「차트에도 없는 수치」중에서 이것은 제 몸입니다. 저는 이 몸으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살아오는 내내 이 몸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새 몸만큼이나 절절히 원했던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매일매일 다른 사람들이 내 몸을 혐오스럽게 여기는 걸 의식하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제 머릿속에서는 한시도 이런 생각이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내 몸은 더 작아질 거고, 몸이 더 작아지면 그야말로 모든 게 더 좋아질 거라고요. 이런 식으로 살아오지 않은 뚱뚱한 사람은 지구상에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이런 존재방식은 분명 끔찍하기 짝이 없죠. 게다가 이상한 건 이 모든 고통과 열망에도 불구하고 제가 날씬해지는 일 또한 일어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더 이상 그런 말들을 믿지 않습니다. 이것은 제 몸입니다. 제 것이라고요. 아무것도 수치스러울 게 없는 몸입니다. 사실 저는 제 몸의 모든 면을 사랑합니다. (…) 전 제 몸이 얼마나 멋지고 매력적이 고 건강하고 유용한지에 대해 누구에게든 애써 정당화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몸은 제 것이니까요. 당신 게 아니고요. ---「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뚱보예요」중에서 강간 농담에 대한 논쟁에서 한 가지 잘못된, 그러나 시사하는 바가 큰 논쟁거리 하나는 ‘위를 향한 주먹질’ 대 ‘아래를 향한 주먹질’에 대한 개념이다. 이것은 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힘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농담의 희생양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그게 바로 회사 파티에서 CEO가 회사 건물 청소부를 풍자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이유다. ---「이건 그냥 농담일 뿐이야」중에서 페미니스트들은 강간이 다른 범죄보다 ‘더 나쁘기’ 때문에 강간 농담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그것을 배제하는 이유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성폭행의 정의를 축소시키기 위해 애쓰는 문화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는 스토킹 행위를 로맨스에다 집어넣고, 희생자들이 잘못된 옷을 입고 잘못된 장소에 갔거나 잘못된 상대와 시시덕거렸다고 비난하며, 여성혐오가 깔린 변명(“남자는 다 그래”)으로 후퇴하고, 강간 범죄 신고에 대한 정서적·사회적 비용을 말도 안되 게 높여버려서 신고를 꺼리게 만들며, 실제로 이루어진 나쁜 행동보다 무고 행위가 더 심각한 문제인 것처럼 말하고, 강간 희생자들에게 그들이 성적 유린을 당한 게 “신의 계획”이라고 말하는 정치인을 선거에서 뽑고, 재판까지 간 강간 사건에 대해서 5퍼센트도 안 되는 비율로 유죄판결을 내린다. 코미디언들은 자주 ‘살인이나 다른 범죄 행위 들에 관해 우리가 농담할 때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면서 그건 이중 기준이 아니냐고 항변한다. ---「이건 그냥 농담일 뿐이야」중에서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내 본능을 향해 그러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싫어요.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나는 괜찮으니, 그만 가주세요. 아, 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말고 꺼지시라고요. 그것은 사회가 여자들에게 정해놓은 경계-고분고분하고, 다른 이를 돌보는 사람이 되고,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명령-를 걷어차서 무너뜨리고 나 자신의 경계를 세우는 한 가지 방식이다. 나는 이걸 할 거야, 저걸 할 거야 하면서 말이다. 당신이 나를 예속시킬 수 있다고 믿는 한, 나는 당신에게 친절할 필요가 없다. ---「여자들은 당신에게 친절할 필요가 없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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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내 선택이다
이 책은 여성의 몸에 관해 정면으로 다루는 책이다. 페미니즘의 의제에서 몸(외모)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직접적으로는 여성혐오의 주된 방식이 여성의 외모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주로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회가 여성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외모 때문에 겪는 온갖 모욕적인 일들은 단지 뚱뚱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의 모든 여성이 강박적으로 외모에 집착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는 것은 사회가 여성을 통제하고 지배한 결과다. 여성에서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는 뚱뚱한 여성을 역겹다고 여기고, 게으르고 나태하다고 매도하고, 웃음거리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뚱뚱한 사람들이 체중 조절에 실패한 원인이 게으르고 나태한 탓이건, 문화적·의학적 요인 탓이건 간에 타인의 몸매는 전혀 다른 사람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건강이나 사회적 비용 등 그 어떤 이유에서든 다이어트에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저에는 살을 뺀 뒤에라야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자신은 다른 사람의 외모가 어떻든 간에 관심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비만혐오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만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뚱뚱한 사람의 인간성을 배제한 채 정신적 수치심을 가하는 윤리적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런 사회를 향해 “내 몸은 나의 것”이라는 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나는 내 몸”이라고 말한다. 린디 웨스트는 비만, 낙태, 인터넷 폭력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이야기함으로써 ‘날씬해도 나’, ‘뚱뚱해도 나’라는 주장과 여성 혐오의 근원이 되는 의제들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저자는 이런 자기 고백을 통해 여성문제의 심각성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이어나간다. 어린 시절, 사람들 앞에 나서길 두려워하고 자기혐오에 사로잡혔던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가 가치 있는 인간임을 직시한다. 그녀가 용기 내어 못생기고 뚱뚱한 사람도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낸 후에 겪은 일들은 먼바다 밖의 일이라고 하기엔 놀라울 정도로 우리나라의 현실과 닮아 있다. 영화나 라디오, 책 속에 등장하는 고정적인 여성의 역할 모델, 낙태와 생리 등에 관한 죄의식의 사회화, 미디어에서 수시로 자행되는 여성 혐오 발언과 성추행 농담,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강간 살해 위협, 성폭행과 성추행에 대해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사법체계, 성차별에 항의하는 페미니스트를 시끄럽게 떠들고 설치는 여자라고 보는 인식,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여성혐오 행위를 정당화하는 일들, 용감하게 여성차별에 관해 문제제기한 사람들에게 가하는 무차별적인 희롱과 언어폭력 등은 최근 우리 사회의 정신적 수준과 거의 같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 비평가와 칼럼니스트라는 직분을 한껏 이용해 용감하게 맞서 싸운다.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되었던 자신의 몸을 강력한 무기로 활용하여 성차별주의, 여성혐오, 비만혐오는 잘못된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저급한 악성 댓글러들과 통쾌한 전면전을 치르고, 여성혐오를 유머의 소재로 삼는 유명 코미디언들과 일전을 불사하기도 했다. 비만혐오에 관한 글을 쓴 미국의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직장 상사에게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상대방의 인식을 바꾸어 놓고, 그녀의 죽은 아버지를 사칭한 어느 트위터 트롤에게 지지 선언을 끌어내고, 급기야 트위터의 전 CEO 딕 코스톨로(Dick Costolo)로부터 사과 성명을 받아내는 등의 승리를 거두었다. 저자는 여성이라면 고분고분하고 조용하게 있으라는 사회의 경계를 걷어차서 무너뜨리고, 인터넷 트롤이나 강간 농담에 저항하고, 뚱뚱한 사람들의 인권을 되찾는 일에 몰두함으로써 지금의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저자가 일상에서 겪은 혐오와 그에 맞선 싸움에 관한 에피소드들은 그녀의 따뜻한 성격과 풍자적 유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화려한 입담과 결합해 마치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다. 특유의 비틀린 유머와 당당함, 도발적인 관찰, 솔직함과 요절복통할 웃음이 담긴 그녀의 실제 이야기는 여성들에게 강력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딱딱하고 권위적인 태도가 없는 반론과 이의 제기는 페미니즘 이론을 학습하지 않은 사람을 저절로 각성하게 만든다. 또한 적극적으로 여성차별의 문제를 제기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항한 용감하고 끈질긴 분투노력은 우리에게 자기 긍정의 힘을 깨닫게 해준다. 뚱뚱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침묵을 깨고 용감무쌍하게 나선 그녀는 고정관념, 젠더정치, 아름다움의 기준을 통찰력 있게 분석한 뒤 영리하게 깨부수고,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율권에 대해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누군가는 몰랐던 현실에 대해 자각하고, 누군가는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하고, 다른 누군가는 조금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반대편의 목소리에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