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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가만히 내버려 둬
절름발이 날갯짓 바람은 꽃잎 향기로 날리고 아빠, 할말이 많아요 |
John Mars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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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아빠가 내 이름을 불렀다 "안녕하세요, 아빠" 내가 대답했다 모든 게 정지해버렸고 눈앞의 공기는 춤추듯 너울거렸다. 한 번도 날 안아준 적이 없는 나의 아빠가 어색하게 내게 팔을 둘렀다. 아빠는 마른 몸으로 날 꼭 안아주었다. 아빠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난 있는 힘을 다해 아빠를 꼭 껴안았다. 지금까지의 얘기를 모두 들려주고 싶었다. 우린 둘 다 울고 있을 것이다. 구경꾼들이 몰려왔고 부끄러웠지만 아빠를 붙잡은 손을 놓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서로를 꼭 안을 수 있게 되기까지 우리는 아주 먼 길을 걸어왔던 것이다. 그건 아주 길고도 먼 길이었다. 난 목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아빠, 할말이 너무도 많아요." p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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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설은 실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 소녀 마리나는 갑작스런 부모의 이혼에다가 아버지의 실수로 얼굴에 화상을 입고 그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다. 기숙학교로 보내진 마리나는 주위 사람들을 조용히 지켜보며 말을 못하는 대신 자기만의 언어로 일기장을 채워 나간다. 착하고 다정한 친구들, 린델 선생님의 애정 어린 관심으로 그녀의 닫혀 있던 마음은 빗장이 풀려가고 동시에 자신만큼 상처를 입었을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용서하게 된다.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세상이 두려워 말문을 닫아버렸으면서도 끊임없이 그 세계를 그리워하는 어린 소녀가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섬세하게 그녀를 보살피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헌신적인 사랑은 충분히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또래 아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한국의 청소년들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이 작품의 저자인 존 마스든은 고등학교 영어 교사 출신으로 자신의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의 가슴 속에 숨겨진 고민과 상처를 고스란히 작품에 담아내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