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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ne Bo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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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안은 그냥 ‘죽었다’고 말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간단명료하고 직접적이다. 전화로 소식을 전해들은 친구들은 디안의 그런 말투가 직선적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소식을 듣고 울음을 터뜨린 친구들도 있었고 디안에게 같은 문장을 세 번이나 반복하게 한 친구들도 있었다. 심지어 어떤 친구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 p.42
마미나는 긴 인생을 살아오며 모든 것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손자를 ‘잃었다.’ 그녀는 ‘잃었다.’는 프랑스어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드니를 잃은 것이다.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드니는 길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은 아직도 헛되게 그를 찾고 있는 것이다. --- pp.81-82 “어차피 미리 알 수 없었던 일이야. 그러니 죄책감 같은 걸 느낄 필요는 없어.” 올 겨울 내내 로라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지겹도록 들었던 말이다. 모든 진부한 표현들이 그렇듯 이 말 속에는 일말의 진리가 들어있다.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우리 자신의 자식들에 대해서, 그 아이들 속에 깃든 어둠에 대해서조차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지 않은가? --- p.83 피에르의 굳은 표정 앞에서 친구들은 더 이상 드니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집에서도 드니 이름을 들먹였다가는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려야 한다. 드니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곧바로 금기 사항이 되었다. 침묵이 온 집안을 지배한다. 불행은 오직 더듬거리는 몇 개의 단어로만 표현된다. --- p.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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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살률 1위, 하루 평균 서른다섯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 사람의 주변에 가까운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까지 생각한다면 못해도 스무 명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자살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이 매년 최소 240만 명이라는 소리다. 유수 기업 간부의 자살, 연예인의 자살, 청년 자살 등등. 유명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자살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들려온다. 하지만 남겨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풍문처럼 떠돌 뿐이다. 자살에 대한 터부, 죽은 사람을 제대로 떠나보내지 못하고 안게 되는 고통과 절망, 자책감을 비롯한 수많은 감정이 그들을 찾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의 가슴앓이는 누가, 어떻게 치유해줄 수 있을까? 죽음, 그 뒤에 남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살을 다룬 도서에서는, 죽은 사람이 어째서 자살을 택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에만 주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리안 부아는 자살한 사람이 아닌, 그 뒤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서로가 일어난 사실에 대해 쉬쉬하며 입을 다물고 눈길을 피하는 사이 놓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모순된 감정 속에서, 사람들은 혼란을 겪는다. 죽음은 살아 있는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아리안 부아는 감각적이고 절제된 문체로 인간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한다. 자살로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는 그녀의 보기 드문 수작이 드디어 국내에 소개된다. 드네 도비녜가 자살했다. 조용한 주택가의 아파트 뒷마당에서, 스무 살, 7층……. 평범한 중산층 가정을 이루고 있던 도비녜 일가. 그들은 드니의 주검을 발견하고 망연자실한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사고 후, 가족 구성원이 다섯 명에서 네 명으로 바뀌게 되면서 모두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점차 변화하기 시작한다. 드니는 왜 죽음을 택한 것일까? 가족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정작 그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의문을 간과한다. 그렇다면 이제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자살 뒤에 남겨진 수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낮은 밤과 같을 것이다. 우리가 죽음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남겨진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뿐이다. 자살이 야기하는 고통을 경험하는 이들은 너무도 많다. 하지만 대다수가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상처를 묻고 살아간다. 잃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마음속에 찾아오는 모순된 감정들이 주는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 그들은 거듭되는 개개인의 내적 갈등과, 세대 간의 갈등을 겪으며 강한 삶의 의지를 보여준다. 청년 자살이라는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가족의 본질과 사랑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따스하고 감동적인 작품! 이 소설은 2009년 디종 시에서 수여하는 〈신인소설상〉과 프랑스 문인협회에서 수여하는 〈티드 모니에상〉을 수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