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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 서사시 일리아스 영웅과 우리/영웅과 신/영웅의 주변 2 핀다로스의 3연시 3 아테네 민주주의 그리스의 자유/민주주의/말/평등과 법/관용의 문제 4 민주적 토론에서 지적 분석으로 인간에 대한 소송에서 사상의 소송으로/민회의 토의에서 정치철학으로 5 역사 헤로도토스/투키디데스/부록 : 의학 6 비극과 신화의 언어 신화의 근본 주제/신화의 언어/비극 신화의 창조 7 그리스 비극, 독자적 장르 합창대와 비극의 의미/등장인물과 인간에 관한 성찰/부록 : 희극 8 철학 소크라테스/플라톤 결론 : 타자를 향한 열림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_그리스 고전 |
Jacqueline de Romi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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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마라톤’과 같은 말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리스의 상징들은 오늘날 모든 사람과 관계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는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은 훨씬 더 심층적인 차원이 존재한다. 그 차원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우리의 마음이나 우리의 피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 안에 살아 있는 관념들, 그리고 다양한 매개를 거쳐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하는 관념들로 이루어져 있다.
보편을 향한 열망에 기반을 둔 그리스의 유산은 서양 문명의 정신이 되었다. 반폭력, 관용, 정의, 자유 등은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모든 사람들의 구호이다. 그리고 이 구호의 이면에는 실질적인 효력을 가진 힘이 숨어 있고, 이 시대에 그 힘에 저항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되었다. 유럽이 탄생한 시기에,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이 은혜를 기억해 내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결론 중에서 그리스인이 자유롭다는 것은 “그들이 전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법이라는 주인이 있고, 당신의 신민이 당신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 법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자유, 그것은 다음과 같은 말에 들어 있다. ‘누가 자기 조국을 위해 현명한 의견을 내고 싶고, 누가 그렇게 할 수 있는가?’ 그때 누구든 뜻대로 나서서 빛을 발할 수도 있고, 침묵할 수도 있다. 이보다 더 나은 평등을 상상할 수 있을까? ---'에우리피데스 탄원하는 여인들' 중에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아테네에서는 말이 자발적으로 흐른다. 말은 도시의 모든 모세관을 타고 흐르는 개울이다. 그래서 아테네는 점점 강대해졌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시민의 평등이 귀중한 이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참주가 지배하고 있을 때, 아테네인은 전쟁에서 이웃들보다 더 나을 수 없었지만 참주정에서 벗어나자 그들의 우월함은 빛났다. 거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예속 상태에 있을 때는 주인을 위해 애쓰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을 기피하지만, 자유롭게 되자 누구나 자신의 이해에 관심을 갖고 계획한 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온 시민들이 분노해서 가하는 평판은 무서운 것이니, 백성들이 퍼붓는 저주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 어둠 속에 감추어진 것을 듣게 되지나 않을까 내 마음 그지없이 불안하니, 피를 흘리게 한 자는 신의 눈길을 피하지 못함이라.---'아가멤논' 중에서 나의 소망은 시기를 사지 않는 행복이니, 나는 도시의 파괴자가 되고 싶지도 않거니와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노예가 되고 싶지도 않노라.---'아가멤논' 중에서 아아, 얼마나 잘못된 관습이 그리스를 지배하고 있는가! 군대가 적군을 이겨 전승기념비를 세우면 사람들은 그것을 수고한 자의 업적으로 여기지 않고, 장군의 명성만을 칭송하니 말이오. 장군은 수천 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창을 휘두르고, 그 이상으로 한 일도 없건만 더 큰 명성을 차지하지요. 높은 관직에 있는 자들은 백성보다 더 잘난 체 거드름을 피우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아닌 자들이오.……이처럼 그대 형제는 트로이와 그곳의 통수권 위에 떡 버티고 앉아 있소. 남들의 고생과 노고 덕에 우쭐해져서 말이오 ---'안드로마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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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 순간 그리스의 공기를 마시고 있다
그리스는 왜 서양 문명의 근원이 되는가? 1. 왜 그리스일까? 모험가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나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수십 세기가 흐른 지금까지도 여러 문학작품과 영화, 그리고 심지어는 이론과 학문 세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서양 문화의 원천이다. 또 민주주의를 비롯해 반폭력, 관용, 정의, 자유 등 우리 안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관념들은 대부분 다양한 매개를 거쳐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한 것들이다. 저자 로미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 순간 그리스의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우리는 여전히 그리스의 역사와 문학,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며, 왜 그곳을 서구 문명의 기원으로 추앙하는 것일까? 90 평생을 그리스 고전 연구에 바쳐 온 저자 로미이는 단순히 ‘최초로’ 그리스가 민주주의 사상을 제시했고, 그것을 현실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리스가 로마처럼 거대한 제국을 건설해 자신의 문화를 물리적?폭력적으로 확장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심지어 자기 나라를 통합하는 방법도 몰랐으며, 궁극적으로는 마케도니아에 복속되었고, 결국 로마에 정복당했다. 하지만 로마는 매개였을 뿐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은 그리스 문화이다. 저자는 그 힘을 ‘인간적인 것’과 ‘자유’에 대한 열망에서 찾는다. 기원전 5세기에 발전했던 수사학과 토론 및 연설 문화와 이를 자극했던 당시 민주주의가 역사와 비극, 그리고 정치철학을 탄생시켰으며, 그것이 견지하고 있던 ‘인간’에 대한 탐구욕과 ‘보편’에 이르고자 하는 열망이 오늘날까지도 이들 작품과 문화가 살아남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이 책은 특히 그리스 고전의 매력에 빠져 학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학자가 평생을 고전 연구에 몰두하면서 발견해 낸 그리스 고전의 깊은 매력과 그 속에 숨겨진 개념들의 비밀을, 인상적인 원문 인용구들과 더불어, 에세이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어 독자에게 노학자의 유려한 사유의 흐름을 좇아 그리스 고전을 읽어 내려가는 재미를 안겨 준다. 철학적 담론을 비유와 노래에 실어 풍요롭게 다듬어 낸 그리스 작가들의 주옥같은 글귀들과 이를 솜씨 있게 풀어내는 노학자의 열정과 사랑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2. 근본적인 인간 조건으로 인해 고뇌하는 인간상 로미이에 따르면 그리스 고전과 그 문명이 서양 문명의 근간을 형성하고, 지금까지도 구체적으로 살아남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어디까지나 인간을 이해하려는 열망에서 시작해 그것을 보편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리스 고전의 간결한 문체가 가진 매력(저자는 이를 통해 그리스 고전이 더 풍부하고도 보편적인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말한다) 속에서 이런 특징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누구나 잘 알고 있는 호메로스의 영웅들(헥토르,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등)과 얼핏 보면 존속 살해, 근친상간 등 극단적 상황에 놓여 있지만 결국은 가장 인간적인 존재의 전형으로 묘사되는 비극의 주인공들(오이디푸스, 아가멤논, 안티고네, 에우리피데스)이 겪게 되는 고통 속에서 누구나 내 친구, 어머니, 아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리스 저작들의 힘이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영감의 원천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3. “누구의 소유도 아니고 누구의 신하도 아닌” 자유로운 인간과 민주주의 이 책은 또한 기원전 5세기 아테네 민주주의 문화 속에서 발달했던 자유에 대한 열망과 토론 문화가 그리스를 ‘기원’으로 만든 요인이라 지적한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페르시아 전쟁을 겪으며 정치제도의 차이가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페르시아의 신민들이 군왕의 노예였다면, 그리스인들은 시민권을 가진 자들은 모두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랐다. 저자는 이런 ‘자유’에 대한 열정이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그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말’의 기능이다. 그리스인들은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법을 필요로 했으며, 이런 법이 구성원 모두의 것이 되기 위해 토론을 통한 ‘합의’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런 필요에 의해 수사학이 발전하게 되었으며, 민주주의 사상은 이런 수사학의 견고한 분석을 통해 발전하여 정치철학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