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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 국경이라는 이름의 행간
1부 압록강 따라 이천 리 #001 압록강단교를 걸으며 #002 일보과(一步跨) #003 어적도의 뱃사공 #004 아날로그적이란 #005 자강도의 무지개 #006 고향에는 마력이 있다 #007 국내성터의 시간 여행자들 #008 역사에도 고향이 있다 #009 가도 가도 뙈기밭 #010 오래된 풍경 #011 기차가 지나가는 마을 #012 산으로 간 기차 #013 풍경은 풍경을 부르고 #014 풍경화 속의 사람들 #015 개마고원을 엿보다 #016 혜산 사람들이 사는 방식 #017 이 모습 저 생각 #018 남파, 국경의 일 #019 추억, 오월의 설경 #020 서파, 통일이 되면 2부 두강 따라 천삼백 리 #001 만주벌판을 달리며 #002 마법의 길 #003 북파, 천지는 해빙 중 #004 동파, 갈 수 없는 길 #005 장백폭포 #006 시원(始原)에서 시원(始原)으로 #007 긴장 속을 달리다 #008 국경만 아니라면 #009 해질녘의 무산 #010 꽃을 사 올 걸 #011 이래도 망하고 저래도 망할 #012 용정을 찾는 이유 #013 삼합 닭곰집 #014 길 위의 공연 #015 우리에 대하여 #016 눈물 젖은 두만강 #017 변경선과 왜가리 회사 성원 #018 1안 망 3국 #019 우리 앞의 선택지 #020 누군가에게는 #021 아침의 일 #022 국경이라는 이름의 행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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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를 여행할 때면, 앞은 자르고 뒤는 떼먹은 채 가운데 한 토막을 달랑 건져서 ‘한국 전쟁에 중공군이 개입한 데 대한 보상으로 백두산 일부를 중국에 덥석 줘 버렸다’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우리 민족의 성산인 백두산을 내 땅으로 못 가고 남의 땅으로 가는 애틋함을 부추기기에 딱 좋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백두산을 그때 잃었다기도 하고, 간도협약 때 잃었던 백두산 일부를 그때 되찾았다기도 하는 논쟁은 돌아와서야 한 번쯤 벌어진다.
조선 시대 숙종 때에 있었던 백두산 국경경계비,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주권 없이 성사된 ‘청·일 간도협약’, 한 국 전쟁 이후인 1962년에 북한과 중국 사이에 체결된 북·중 국경조약인 ‘조·중 변계조약’은 그제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두 조약은 비극적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간도협약’도 ‘조·중 변계조약’도 그 속에 훤히 비치는 건 중국의 속내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비극의 현장은 분단 70년을 통과하고 있는 ‘지금’이라는 ‘역사의 시간’이 아닐까? 백두산 천지는 지금 한창 해빙 중인데 남한과 북한의 해빙은 언제쯤 가능할까? 확실한 것 하나는, 역사는 남북을 두고 따로따로 책문(責問)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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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이라는 이름의 행간을 읽다
세상 모든 것은 경계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존재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람과 자연, 나라와 나라, 선과 악, 심지어 시간과 시간, 나와 나 사이에도 경계가 있다. 국경도 마찬가지다. 국경은 세상에서 가장 정적 취향을 지닌 경계이다. 동시에 강한 동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 저자는 북ㆍ중 국경 여행을 행간의 의미를 생각하며 가파름을 더듬는 마음의 여정이라고 말한다. 특히 우리 앞에 가로놓인 경계와 한계 사이에서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여행이라고 강조한다. 서울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만 달려가면 그들의 사는 모습과 정취를 충분히 엿볼 수 있음에도 저자는 왜 북ㆍ중 국경에 이처럼 큰 의미를 두는 걸까. 아마도 그들의 일상뿐만 아니라 말소리, 그리고 숨소리까지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은 한반도에서 그곳이 유일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계를 여행하다』는 저자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에 걸쳐 한반도 최북단 경계를 여행하며 북한의 풍경을 관찰하고 소회를 적은 책이다. 주변의 만류에는 ‘국경’이기에 위험하다는 것 외에 ‘통일’이라는 식상한 단어도 한몫했을 것이다. 저자 역시 통일에 대해서는 세대 간에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확신하면서도 덮어놓고 식상할 것이라는 예단에 오히려 더 오기가 생겼다고 하니,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주변인들의 도움 아닌 도움이 있었던 셈이다. 한반도 최북단 국경 여행을 주관한 통일문학포럼은 결성과 동시에 압록강을 거슬러 올라가 백두산으로 가는 일정과 두만강을 따라 내려가 북 중 러 3국 접경지까지의 탐사를 기획했다. 이 탐사는 단순한 흥미 위주의 여행이 아닌 매번 목적이 분명했다. 저자와 함께했던 작가들은 각각의 장르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통일과 분단과 이산에 대한 단상들을 엮어 발표했고, 저자 역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이 책을 완성하게 되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국경’이 주는 의미와 어떻게 표현해도 식상할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