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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기 위해 '여행'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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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일러두기 1. 서설 왜 '서정록'인가 평생의 지존이자 지기, 충선왕과의 만남 혼란의 시기, 고려의 선택 대륙을 가로지르는 여행을 떠나다 여행의 이모저모 익재 시의 수용 서정록을 찾아 떠나는 여행 2. 아미산 길, 1316년 29세, 북경에서 사천성까지 아미산 여정 아미산 여행에서 지은 시 전주곡 황하에 이르기까지 아미산에 오르다 돌아오는 길 오랜 역사의 땅을 지나다 아미산 여행을 정리하며 3. 보타산 길, 1319년 강향과 작시 위헤 떠난 두 번째 여행 보타산 여정 보타산 여행에서 지은 시 아미산과 보타산 여행 사이 강의 흐름에 몸을 싣고 옛사람의 일을 생각한다 자유분방한 상상 대신 역사에 관심 4. 연행 길, 1320년 상왕에 대한 염려로 떠난 연행 연행 여정과 작시 변방에 눈 내리니 나그네는 시름겹네 모든 울분을 정제된 언어로 승화 5. 도스마 길, 1323년 36세, 젊은 날의 마지막 장정 도스마 여정 도스마 여행을 하며 지은 시 유배돈 왕을 찾아가며 고되어도 지칠 줄 모른다 평화를 그리워하다 훗날의 연행 시 정치성과 문학성의 조화 6. 익재 장단구, 기행 우리 한문학사의 불모지에서 일궈낸 '특이한 광채' 54수 장단구 당시 송사 만권당 활동과 장단구 기행 장단구의 편차 기행 장단구 일시적인 창작 속에 '참 경물 · 참 감정' 담아 7. 소상팔경 · 송도팔경 상상 속의 '소상팔경', 고려 사랑의 '송도팔경' 필경 제영의 순서 「무산일단운」 '소상팔경' 「무산일단운」 '송도팔경' 그리운 '송도팔경' 은대집운 '소상팔경' 금강산 절구 2수 애국과 예술이 일체를 이루는 경지 8. 후기 익재가 한 여행의 의의 700년 뒤에 찾아가본 익재의 발자취 주석 부록1/참고문헌 부록2/익재 연보 부록3/시학 노트 부록4/지명 일람표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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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간다는 것...
익재는 누구인
익재(益齋) 이제현(李濟賢, 1288~1367)은 '자주성을 읽은 고려'라는 특별한 시대를 살았던 여행가요 시인이다. 당시 동아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을 뒤흔든 몽골에 대항하여 고려는 28년간이나 항쟁했으나, 끝내 굴욕적인 강화를 체결하고 이후 100년 동안 몽골의 간섭과 수탈을 받았다. 이런 시대에 태어난 익재는 14세의 나이에 성균시에 합격한 천재로서 순탄한 관직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1313년, 그의 나이 26세 때 송도 왕궁에서 열린 팔관회 자리에서 그의 운명을 바꾸는 만남을 갖는다. 고려 제26대 국왕 충선왕과의 만남이 그것이다. 익재가 '여행'한 까닭... 충선왕은 우리 나라 역사상 국력이 가장 취약한 시기에 옥좌를 지킨 왕으로서, 이 난국을 타개할 여러 가지 방책을 시도한다. 그런 면에서 당시 세계 제일의 도시요, 팍스 몽골리아나의 중심이었던 중국 연경에 만권당(萬卷堂)이라는 일종의 사립 도서관을 세운 것은 고려의 문화 위상을 높이는 일이자 원나라 대신들 사이에 친(親)고려 여론을 형성하는 고도의 외교방책이었다. 익재는 이러한 충선왕을 도와 시로써, 여행으로써 원나라 황실과 조정에 고려의 정당성과 우수성을 인식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몇 달에 걸친 대륙 여행을 여러 차례나 하였다. 개성과 북경을 오가는 여행을 여섯 또는 여덟 차례, 중국에서 아미산, 보타산, 도스마를 오가는 대장정을 세 차례 하였다. 그 거리만도 4만 350킬로미터에 달하는 대장정이었다. 서쪽으로 간다는 것... 익재가 처음 연경에 간 것은 27세 때이고, 마지막 대륙 장정을 마친 시기는 36세 때이다. 이 10년간 익재는 종횡무진 여행하고 시를 지었다. 익재는 처음 아미산 여행길에서 지은 시를 '서정록(西征錄)'이라는 시집으로 묶고, 도스마 여행 시를 '후서정록'이라는 시집으로 묶었다. 당시 원나라는 고려를 '동쪽으로 간다'는 뜻의 정동(征東)이라 불렀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간다고 하니, 익재를 '서쪽으로 간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익재가 아미산 여해과 보타산 길에서 여행 중 우연히 시를 지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를 짓기 위하여 여행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당시 시(詩)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고, 충선왕은 원나라 문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익재의 여행 시들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익재는 여행 중 쓴 시를 '특급 우편'으로 연경에 부쳤고, 대부분의 시를 여행 중에 지었다. 700년 전의 시리즈 시... 익재의 『서정록』이 특별한 것은 한 여행을 한 시리즈의 시로 읊었다는 데 있다. 한 제목 아래 짧은 시 여러 수를 차례로 엮으면 그대로 긴 이야기가 되는, 한시 짓기의 새로운 방법이다. 이 방법은 서정시와 서사문학의 장점을 두루 겸비하고 있어, 익재의 시리즈 시를 읽으면 그의 대륙 여행과 시,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와 이야기가 읽힌다. 그래서 이 책 『서정록을 찾아서』는 『익재집』에 수록된 시 270수와 장단구 54수 가운데 중국 여행과 북경 체류와 관계되는 시 134수, 장단구 54수를 대상으로, 여기에 저자가 직접 체험한 현지답사를 보태 익재가 한 여행과 그 시 세계를 음미한다. 여행이 전하는 이야기 또는 메시지... 저자가 지도상으로 처음 시작한 '서쪽으로 가는 여행(西征)'은 익재가 남긴 실제 지명을 일일이 짚으며 이동하는 진짜 여행이 되었고, 그 결과 또 다른 '서쪽 가는 여행기(西征錄)'가 만들어졌다. 익재 시는 그 속에 떠나온 님(임금)과 고국에 대한 내연(內燃)과 그리움, 애정을 담고 있다. 또 비록 700년이라는 시간적 간극이 있지만, 14세기 초 몽골이 지배하는 단극체제 아래에서 지어진 익재 시는 21세기 초 미국이 지배하는 또 다른 단극체제 아래에 놓인 우리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한번 음미해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