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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줍는 아이들 1
로자문드 필처 저 / 구자명 역
김영사 199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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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시리즈 1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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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낸시
2. 올리비아
3. 코스모
4. 노엘
5. 행크
6. 로렌스
7. 안토니아
8. 앰브로즈
9. 소피
10. 로이 브룩크너

저자 소개

저자 : 로자문드 필처
1924년 영국 콘웰에서 출생한 필처는 제2차 세게대전 당시 해군에서 근무하였고 전쟁 후 곧 그레이엄 필처와 결혼, 스코틀랜드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전쟁 기간중 집필을 시작한 이래 그는 많은 단편과 소설, 희곡 등을 써왔다.

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74쪽 | 550g | 152*223*30mm
ISBN13
9788934900535

책 속으로

페넬로프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이젠 더 할 일이 없다.' 갑자기 피로가 밀려왔다. 하지만 아늑하고 푸근한 집 때문인지 피곤도 달콤했다. 친절한 사람의 따스한 품에 안겨있는 기분이었다. 따뜻한 거실의 깊고 친숙한 안락의자에 묻혀 벽난로의 불꽃을 바라보던 그녀는 몇 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복에 젖어 있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살아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난 예순넷, 멍청한 의사의 말대로라면 심장마비도 겪어냈다. 심장마비이건 아니건 난 그걸 이겨냈다. 이렇게 살아있으니까. 그리고 이제 그것은 끝난 일이다. 다시는 생각하지도 말하지도 않으리라. 난 살아 있다. 느낄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다. 난 혼자서 병원을 나와 혼자서 택시를 타고, 혼자서 집에 왔다. 정원에선 아네모네가 싹을 틔우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 난 봄을 볼 수 있어, 해마다 벌어지는 기적도 지켜보고 날이 지날수록 따스해지는 햇살도 느낄 거야, 살아있으니까. 나도 기적의 한 부분이 될거야.'

그녀는 모리스 슈발리에의 말을 떠올려보았다. '70세가 되는 기분이 어떻든가요?' 누가 그에게 묻자, '그다지 나쁘진 않군요, 70세도 못 돼 보고 죽는 것에 비하면 말이요.'라고 그는 대답했었다. 페넬로프 킬링에겐 '그렇게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었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그녀에게 산다는 것이 이제까지 생각했듯 단순히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덤이자 선물인 다가올 하루하루는 날마다 새롭게 맞보아야 할 새로운 경험이다. 시간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1분도 낭비하지 않으리라. 그녀는 다짐했다. 그녀는 이제까지 지금 같은 힘과 낙천적 기질을 자신에게서 느껴보지 못했다. 다시 젊어진 것 같고, 다시 인생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눈앞에 근사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 p.17-18

당신이 뭘 하고 있을까 상상해 보면서 당신과 같이 있어서 웃음을 함께 나누고 내겐 제2의 고향집처럼 되어 버린 그 집의 온갖 사소한 일을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한다오. 그 곳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가 속속들이 즐거웠소.

인생에서 진정으로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 법이오. 그것은 한 인간의 부분으로 남아 그 사람 인격의 일부가 되는 것이오. 그와 마찬가지로 당신의 일부분 역시 내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 다닌다오. 아울러 내 일부 또한 영원히 당신 것이오.

--- p. 202

'난 얼마나 행복한 여인인가, 정원에 묻혀 살며 책, 아이들, 새, 꽃 그리고 그것들을 즐길 여가까지 있으니까. 종종 나는 이처럼 쉽게 행복을 찾을 수 있다니 나는 인간 가운데 가장 축복받은 사람이 아닌가 한다.'

그 단어들이 마치 빗물에 씻긴 창너머 바라보이는 형체처럼 아물아물해지더니 보이지 않게 되었다. 행복을 이처럼 쉽게 찾다니. 소피는 행복을 찾았을 뿐 아니라 그것을 발산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페넬로프의 손가락에서 책이 미끌어졌다. 그녀는 누워 눈물 흐르는 얼굴을 소피의 베개에 묻었다. 리넨 감촉이 소피의 피부처럼 서늘했다. 그리고 방금 소피가 방에 있다 나간 양 달콤한 향내가 났다.

--- p.346

가끔씩 낸시 체임벌린은 생각했다. 나한테는 떳떳하고 사심없는 일조차도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고 짜증나는 것으로 되어버리는 운명이 있는가 하고. 오늘 아침만 해도 그랬다. 3월 중순의 찌푸린 날. 그녀가 한 일이라곤... 챌튼햄에서 런던행 9시 15분 열차를 타고 가서 올리비아와 점심을 먹고 시간이 되면 해로즈(런던의 유명한 백화점 : 옮긴이)에 잠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올 계획을 한 것뿐이었다. 그녀의 런던행엔 무슨 꿍꿍이가 있을 턱이 없었다.

흥청망청 돈을 쓰러 가는 것도, 은밀히 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당연히 그녀가 관여해야 할 일을 의논하고 결정하러 가는 것이었지만 가족들에게 입을 떼는 순간 분위기가 딱딱해지면서 반대, 혹은 더 심한 무관심과 맞닥드리게 되자 그녀는 무슨 목숨이라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 p.19

리뷰/한줄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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