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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도시의 네 구역은 서로 제일 큰 구역이 되려고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네 구역은 과거에는 각기 독립적인 마을들이었지만 저마다 성장하면서, 각각의 자원을 공유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들 네 구역이 바로 중산층의 번영을 이루고 있는 앰버빌과 바삐 움직이는 도시민들로 특징지어지는 투르콰이, 도시 속의 도시로 남아 있는 랜스하임, 현 세기 들어 매년 도시 행정의 커다란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요크였다. 이 구역들에서 다양한 모습과 색, 그리고 전혀 다른 성격과 지성을 갖고 있는 100만 개 이상의 봉제인형들이 살고 있었다. 그는 때때로 그들은 꼭두각시일 뿐이며, 그 꼭두각시를 움직이는 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바로 권력과 통제였다. 그는 눈을 감을 때마다 자신의 뇌에서 400만 가닥의 가느다란 실이 풀려나와 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인형들을 하나하나 묶는 환영을 보곤 했다. --- pp.31~32
모두가 운전기사들에 대한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새로 딴 보드카 몇 병이 또다시 배급되었다. 이들 죽음의 메신저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면 언제나 모두의 기분이 어두워졌다. 그들을 본 자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밤이 되면 그들이 빨간 트럭을 타고 도시를 돌아다니며 희생자들을 찾아다닌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했고, 인생이 끝난 동물 인형들을 데려갔다. 그런데 그들은 어디로 가는 것이며, 또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일까? 현생이 끝나고 나면 천국에서의 삶이 있는 것일까? 빨간 트럭을 보았다고 말하거나 운전기사들에 대해 생각하는 동물 인형들은 신앙을 의심 받았다. 그렇다면 당신의 신앙은 공포를 몰아낼 만큼 강한가? --- p.86 녹색 트럭이 우리를 집에 데려다줬을 때, 우리는 둘 다 선한 인형이었다. 난 그렇게 확신한다. 그러나 그때부터 우리는 유혹에 노출되었다. 자칫하면 악행을 저지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안에 독재자와 사디스트, 심지어 사이코패스로 발전할 수 있는 정신 상태를 갖고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레이크스테드 하우스에서 사는 이유다. 그것도 아주 조심스럽게 사는 이유. 허풍 떠는 걸로 들릴 수도 있지만 난 이런 사실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난 ‘선함’에 내 인생을 바치고 있다. 물론 그 결과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 pp.129~130 둠스버리 페아라크 출판사에서 책을 낸 작가들은 내가 공개적으로 비평을 당할 때, 자기들도 같은 꼴을 당하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시집 몇 권으로 벼락 스타가 된 나에 비하면 자신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세 번째 책은 내지 않을 거라고 말하자 그 소식이 빛의 속도로 온 도시에 퍼졌다. 난 약에 취해 침대에 누운 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에 관한 어떤 점이 대학 내의 내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걸 알았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돈이었다. 내가 오랫동안 고대해오던 교수직을 얻게 되는 것은 이젠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결한 교수들께서 쥐를 통해 전화로 자신들이 내린 결정 사항을 전달했다. 이제 나는 강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 pp.172~173 에릭은 운영진에 포함되어 있는 이들 모두가 루스가 도시 조직폭력배 두목들에게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녀를 회의에 참석시켜 사회 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한 것이다. 에릭은 순진하지도 않았고 도덕주의자도 아니었지만, ‘도움의 손길’이라는 무리는 이 두 가지 유형의 인물들로 이루어진 곳이 아니던가. 에릭은 적당한 때에 아주 조심스럽게 운영진들에게 루스에 대한 문제를 개인적으로 제기하려 했지만 아무 성과도 얻지 못했다. 에릭은 운영진들이 사는 동안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고 모두들 둔간함 실용주의자들이 된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쓰레기 적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드며, 만일 루스가 그 냄새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억지로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회의석상에 받아준 이유가 단지 그것 때문일까? --- pp.250~251 봉제인형들은 누구나 어느 시점이 되면 삶과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왜 공장들은 새로운 인형들을 생산해야 하는 것인가? 왜 지금 살고 있는 인형들이 운전기사들에게 끌려가야 하는가? 왜 인형들은 공포심을 드러내느냐 감추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들 다음 생애에 벌어질 일들을 두려워하며 살아야 하는가? 누가 이렇게 끔찍한 체계를 만들었는가? --- pp.317~318 “자?는 자네가 권력이 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군.” 부주교가 말했다. “하지만 자넨 아무것도 몰라.” 펭귄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순간 에릭은 그 둘 사이를 커다란 책상이 막아서고 있다는 게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자네가 태어나고 물질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 세상은 어느 정도는 범죄적 질서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 부주교 오덴릭이 온 힘을 다해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네 멋진 회사 경영진도 포함되어 있어. 로비를 하는 거지. 너희는 너희가 본 적도 없는 인형들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느라 정신이 없지. 그 말은 곧 누군가가 너희들끼리 싸울 싸움터를 마련해준다는 뜻이야. 그래도 너희들이 스스로 싸움을 자제할 수 있는 한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거지. 그곳에서 나갈 수 있는 문을 찾기 시작하게 되면 처벌을 받게 되는 거고. 견디기 힘든 잔인한 벌을 받게 되는 거지. 그게 바로 권력이라는 거야, 순진한 친구. 자네도 그 권력이라는 걸 계속 접할 수는 있겠지만 그 맛은 절대 못 느끼겠지.” --- pp.365~3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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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위의 봉제인형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인간을 닮은 인형들이 펼치는 신개념 미스터리 여기, 같은 여자와 동시에 결혼한 쌍둥이 형제가 있다. 마약 중독자 출신의 성공한 광고인인 에릭과 자신의 인생을 선(善)을 행하는 데 바치기로 한 테디. 그리고 현숙한 아내의 얼굴 뒤에 엄청난 비밀을 감추고서 두 형제와 결혼한 엠마. 그런데 이들이 모두 동물 형상을 한 인형들이라면? 『봉제인형 도시의 살생부 사건』은 인형들이 사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주목받는 신예 작가인 팀 데이비스는 이 책에서 인간을 닮은 인형들을 등장시켜, ‘선과 악은 어떻게 구별되는가?’와 ‘우리가 사는 세상에 과연 진실이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은 작가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출간되자마자 전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이 확정되었을 만큼 호평을 받았다. 살생부 쟁탈전을 통해 드러나는 진실의 얼굴 몰리산 타운은 봉제인형들이 사는 세상이다. 이곳은 아침에는 정확히 ‘아침 폭풍우’가 불고 저녁에는 ‘저녁 폭풍우’가 부는, 자연의 순환 법칙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곳이자 정치, 경제, 종교, 문화가 고도로 발달된 도시 사회다. 공장에서 생산된 인형들이 자녀를 기르고 싶다고 신청한 인형 부모들에게 녹색 트럭을 타고 ‘입양’된 후, 교육을 받고 돈을 벌고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때가 되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를 빨간 트럭에 실려 사라지는 게 이 도시에서의 ‘인생’이다. 몰리산 타운의 네 구역 중 중산층 거주 지역인 앰버빌에 있는 곰 에릭의 집으로 어느 날 불청객들이 찾아온다. 유명 광고회사의 이사로서 아름다운 아내와 함께 행복을 누리고 있던 에릭을 철없던 시절에 그가 보스로 모셨던 조폭 두목이 찾아온 것. 조폭 두목인 비둘기 니콜라스는 에릭에게 빨간 트럭에 실릴 인형들의 이름을 적은 ‘살생부’가 있음을 알려주며, 살생부에 자신의 이름이 올랐다고 말한다. 에릭이 그 살생부를 찾아 자신의 이름을 지우지 못하면, 에릭의 아내를 납치해 갈가리 찢어 죽이겠다는 협박과 함께. 에릭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몇십 년 전 불법 카지노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들을 불러 모으고, 존재 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살생부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만한 놀라운 진실들을 알게 된다. 작가 팀 데이비스는 사람과 똑같이 말하고 생각하는 인형들, 인간만큼 비정하고 계산적인 등장인물들을 내세워 인간 사회의 추악함을 들춰낸다. 세상에서 버림받았거나 흠이 있는 상태로 생산된 인형들이 모여 사는 ‘쓰레기 처리장’의 여왕 쥐 루스, 돈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검은 세력과의 결탁도 서슴지 않으면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외치는 ‘도움의 손길’의 회원들, 스파이로 활동하다가 오히려 친구에게 배신당해 죽음을 맞게 되는 뱀 마렉, 피학성 변태성욕자들을 고객으로 상대하는 남창인 가젤 샘, 국가에서 주는 지원금 없이는 예술가로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던 하이에나 바타이유 등이 그들이다. 권력만 있으면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는 세상을, 이 소설은 개성 넘치는 인물들, 치밀한 구성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반전, 추리와 액션?애정 소설의 요소들로 버무려 경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풍자한다. 해외 언론 리뷰 “봉제인형들이 사는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재미있는 미스터리 스릴러.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와, 진짜 기이하네’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마치 위스키 한 잔을 들이켰을 때처럼 알싸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신나는 책이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짜릿하다. 책 속 세상에서 주인공들의 정체성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연인이 적이 되고, 성직자가 악한이 되고……. 작가인 팀 데이비스가 감정과 지식을 불어넣은 봉제인형들은 사람처럼 행동한다.” ― 《시카고 선타임스》 “에릭과 테디, 그리고 엠마의 낭만적인 삼각관계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매혹적이고, 책 속의 이야기는 단 한 순간도 동화처럼 느껴지는 법이 없다.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진 옷감에서 잘라낸 것처럼 독특한 세상의 이야기다.” ― 《커커스 리뷰》 “대담한 시도와 아찔한 스릴이 담긴 책.”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특이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팀 데이비스의 색다른 데뷔작이자 살아 숨 쉬는 봉제인형들이 사는 도시의 이야기를 그린 이 책에 고마움을 표할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