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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제1장 재회 제2장 의심 제3장 증오 제4장 감시 제5장 이해불능 제6장 도주 종장 |
Gaku Yakumaru,やくまる がく,藥丸 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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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마츠오카와 헤어지고 미카미는 한동안 삿포로 거리를 방황했다.
마츠오카가 한 이야기가 마음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사와코가 종합실조증이라는 것과, 그걸 자신이 지금껏 몰랐다는 것이 괴롭게 가슴을 옥죄었다. 사건으로 사와코는 소중한 딸을 잃고, 자신도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사건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버팀목이 돼 주던 어머니를 잃고, 그리고 나아가 자신이 가장 저주하고 증오하던 병에 걸리고 만 것이다. 사와코는 거듭되는 고난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사와코를 위해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그런 사와코에게서 도망친 것이다. 정말 한심한 놈이다. 어제 사와코가 봤다는 후지사키는 정말로 사와코의 환각이었을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때문에 사와코는 그렇게 불안에 떨고 있는 걸까. 마츠오카가 사와코의 병에 대해 말해 주기까지 후지사키가 사회에 복귀했으리란 건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사와코의 착각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와코가 봤다는 후지사키가 정말로 후지사키였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사와코는 환각을 본 게 아니다―. 마츠오카가 말한 것처럼 사와코는 종합실조증이라는 병을 극복하고 나서 재혼했을 것이다. 사와코는 어제까지, 후지사키와 마주치기 전까지는 새로운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거라 생각하고 싶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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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모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감경한다. - 일본 형법 제39조 세 살 난 외동딸 루미의 목숨을 앗아 간 ‘무차별 살인자’는 통합실조증, 즉 정신분열을 이유로 법의 처벌을 받지 않았다. 사랑하는 딸의 죽음이 부조리한 법률에 의해 사회에서 철저히 무시된 것이다. 그 후, 부부의 삶은 크게 뒤틀려 아물지 않을 상처를 껴안은 채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 후, 미카미는 ‘무차별 살인자’를 길거리에서 봤다는 전처 사와코의 연락을 받고 그를 찾아 나서는데……. 풀려난 광기가 지금 이 순간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처벌받지 않는 가해자 문제에 의문을 던진 사회파 미스터리! 내 딸을 죽인 남자가 내 눈앞에 있다. 내게서 소중한 것을 전부 빼앗아 간 남자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살아가고 있었다.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 『천사의 나이프』의 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미스터리 장편소설 작품 『천사의 나이프』로 일본 추리작가 최고 등용문인 에도가와 란포 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하며 문단에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 야쿠마루 가쿠의 신작 『허몽』이 북홀릭에서 출간된다. 야쿠마루 가쿠는 부조리한 법률을 심도 있게 다루기로 정평 난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천사의 나이프』에서 ‘소년 범죄’를 그렸다면 이번 작품 『허몽』에서는 일본 형법 제39조, 즉 ‘심신상실자 범죄’를 그리며 다시 한 번 처벌받지 않는 가해자 문제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허몽』은 세 명을 죽이고 아홉 명에게 중경상을 입히는 끔찍한 사건을 벌인 ‘무차별 살인자’가 정신감정을 통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법의 부조리를 소설로 구성했다. 그리고 가해자 부재와 정보 차단으로 인해 분노와 슬픔의 표출구를 상실한 피해자 유족의 아픔을 동시에 그렸다. 범행 시의 형사 책임능력을 판정하는 ‘정신감정’은 비단 일본뿐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동기를 이해하기 힘든 흉악 범죄가 일어날 때면 반드시 불거져 나오는 사안이다. 하지만 형법 제39조에 기인한 변호인 측의 ‘심신상실’, ‘심신모약’ 주장은 피해자 측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상처일 수밖에 없다. ‘과연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정상과 이상의 경계를 타인인 정신과 의사가 판단할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려 하는 시점에서 그 인간의 정신은 이미 병들어 있는 게 아닌가.’ 작가 야쿠마루 가쿠는 작품 속 주인공을 통해 말하며 정신감정 결과에 대한 사법의 절대적 신뢰에 의문을 표했다. 그렇다면 과연 심신상실자의 범죄는 처벌해야 하는가. 작가는 피해자 시점만이 아닌 사회의 편견에서 외면당해 온 가해자 시점 역시 동시에 교차시키며 그에 대한 결론을 섣불리 내리지 않았다. 단지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한 사회, 즉 사법의 부조리에 대한 경각심만 호소하며 독자 스스로가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를 바랐다. 매번 사회성 짙은 소설을 발표하며 사법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작가 야쿠마루 가쿠. 자칫 무겁고 난해하게 흐를 수 있는 소재의 작품을 미스터리와 반전이라는 장치를 사용해 엔터테인먼트성까지 고루 갖춘 작품으로 완성시키기에, 작가 야쿠마루 가쿠는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