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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타스 바니타툼
안개가 있는 풍경 치매일기 엄마는 연애중 고슴도치아이 굿바이, 굿바이 겨울수련회 그 여자, 리리 작품해설 : 고명철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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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집 《엘리베이터 타는 여자》에서 가지지 못한 자, 소외된 자들의 모습을 날것 그대로 보여줬다면,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들을 모두 껴안고 다독거려주고 싶었다. 여전히, 나는 곪은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소통’이라고 믿고 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그녀가 혼잣말을 하며 인화의 등을 가만가만 쓸어주었다. 인화는 마구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잃어버렸던 언어들이 목젖 근처로 몰려와 제 먼저 나오겠다고 다투고 있었다. 오래오래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그래, 이젠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그녀는 눈물이 흐르는 인화의 두 눈에 정성껏 입을 맞추었다. --- 「안개가 있는 풍경」 중에서 나는 아이의 엉덩이를 살짝 꼬집었다. 그러자 아이가 얼른 손을 풀었다. 내 등에 얼굴을 대고 몸을 작게 웅크렸다. 문득 몸 전체가 뾰족한 가시로 뒤덮인 고슴도치 한 마리를 업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양부모교육을 받을 때 읽은 동화책에 나오는 고슴도치아이가 오버랩 되었다. 몸에 돋아난 가시 때문에 안아줄 수도, 안길 수도 없는 입양아가 사랑을 느낄 때마다 가시가 몸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줄거리였다. --- 「고슴도치아이」 중에서 그랬다. 죽음이 무서운 게 아니었다. 죽음에 대한 우리들의 두려움, 삶에 대한 집착이 문제였다. 그래, 사람은 누구나 죽는 거야. 누가 조금 먼저 가고 뒤에 가느냐는 차이만 있을 뿐이지. 재수술을 받는다 해도 겁낼 것 하나 없어. 미혜는 살아 있는 동안은 미움과 원망의 마음을 버리고 행복하기로 다짐했다. --- 「굿바이, 굿바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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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존재들은 어떻게 서로에게 다가서는가
- 일상의 비루함을 넘어서는 ‘구원의 글쓰기’ 상처받은 자들을 응시하는 소설을 지속적으로 써온 작가 김우남의 두 번째 소설집. 첫 번째 소설집《엘리베이터 타는 여자》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한 걸음 진전된 세계 인식과 미적 성취가 돋보이는 작품집이다.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이 종교적 사유와 맞물려, 죽음을 넘어서는 소설적 진실을 탐구하고 있는 표제작《굿바이, 굿바이》를 비롯해 총 8편의 이야기를 묶었다. 진실은 온데간데없이 증발하고, 믿고 싶은 것만을 기정사실화하는 현실에 대한 세태 풍자가 돋보이는《치매일기》, 김우남의 글쓰기가 치유 행위로서의 글쓰기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안개가 있는 풍경》, 사창가에 출장을 다니는 네일 아티스트와 직업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그 여자, 리리》 등 이번 작품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비루할 대로 비루한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삶과 현실이 지닌 비의적인 측면을 탐구하고 그 너머 세계의 진실에 다다르고자 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고르게 드러나 있다. 평론가 고명철 교수에 따르면 이번 작품집을 관통하고 있는 작가의 문제의식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비루한 일상과 우리 사회의 상처불감증에 대한 치유와 구원의 글쓰기이다. 특히 작가의 ‘구원의 글쓰기’에서는 구원을 하는 자와 구원을 받는 자의 관계가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 구원을 주고받는, 즉 상호주관적 관계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하고 있다. 그 결과 “아픈 것을 치유하는 일은 아픔을 공명하는 것과 서로 유리되지 않는다”는 김우남의 소설적 진실에 주목할 것을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