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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위의 여자』는 베트남 전후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호 아인 타이(Ho Anh Thai)가 1986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지지 않은 베트남 전쟁 이후부터 도이 머이(쇄신) 정책 이전까지의 베트남 내 사회적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전후 국가 체제의 재통합이라는 중대한 목표 앞에 개인의 본능적인 욕망과 상처가 자리해야할 곳은 어디인지, 또 그것들이 충돌하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작가는 직설적이고 강렬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섬’으로 상징되는 욕망과 허망의 아슬아슬한 경계가 이러한 문제의식을 실감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섬을 일터로 삼으며 좀처럼 그 밖으로 벗어날 수 없는 여자들, 그리고 그녀들이 닿을 수 없는 그 건너편 섬을 방황의 종착역으로 삼은 한 남자, 더불어 ‘절제’와 ‘포용’을 삶의 우선적 가치로 여기는 또 한 명의 남자. 이들 각각의 미묘하고도 쓸쓸한 관계가 작가만의 실험적 장치와 어우러져 한 편의 강렬한 미술작품을 연상시킨다. 원문의 색채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작가와의 논의로 완성된 번역작업은 우리에게 낯설고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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