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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에피소드
하지만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3장과 4장에 걸쳐 할애한 담장 안의 이야기들이다. 평생을 재소자들과 생활해온 저자이니 만큼 그가 담장 안에서 목격한 이야기가 무수히 많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교수는 그런 에피소드들을 교도관으로서 최초로 공개, 무엇보다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5공 관련인사들의 수감생활. 그가 법무부 교정심의관으로 있던 김영삼 정부 때에는 5공화국의 주역들이 줄줄이 서울구치소에 들어왔으며, 서울구치소장으로 있을 때는 전직 대통령의 호송을 맡기까지 하였다. “하늘에 있는 ‘별’들보다 구치소 안에 있는 ‘별’들이 더 많다.”는 농담이 교도관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당시, 5공 관련인사들의 수감생활에 대한 언급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서민들과 달리 고관대작들은 수용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전두환 대통령이나 노태우 대통령 등 5공 관련인사들은 모두 군 출신답게 수용생활에 잘 적응했다. 적응하는 정도가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관리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했고 운동에도 매우 열심이었다는 것. 일반 재소자와 처우는 다르지 않았으나, 전직 대통령의 경우는 별도의 독립 사동에 수용실을 마련하여 일반 재소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게 한 것이 다르다면 다른 점. 굳이 차별이라면 수용실 내부에 침대와 책상을 넣어주었다는 것이 최고의 특별 대우였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장세동 씨의 수용생활을 극찬했다. 흠 잡을 데 없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교도관들에게도 꼬박꼬박 높임말을 사용하였다는 장세동 씨는 남들이 혀를 내두르는 ‘의리’나 ‘충정’만큼 교도소 내에서의 처신에도 완벽했다. 한마디로 그의 수용생활은 군생활 그 자체였다. 청소나 세탁 당번이 있음에도 자신의 식기는 직접 닦았고 빨래도 손수 했다. 또 눈에 이상이 생겨 상당히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게 되었는데, 외부 병원 진찰을 결정한 교도관들에게 “나 하나 때문에 5~6명이나 되는 교도관들이 고생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하며 정중히 거절하더라는 것. 장세동 씨가 출소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가 큰절을 올린 것은 교도관들 사이에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저자는 비록 그가 독재정권의 앞잡이였다고는 하지만 정치와 떼어놓고 본다면 교도관이 볼 때 참으로 존경심이 우러나는 인물이었다고 밝힌다. 저자는 박정희 시해 사건의 주범으로 처형된 김재규의 마지막 모습도 이야기한다. 수용실을 나설 때까지도 위엄을 잃지 않았던 그도 형장을 불과 10여 미터 앞에 두고는 정신을 잃어 교도관들에게 끌려가다시피 하였다는 대목은 죽음에 대하여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밖에도 저자가 풀어놓는 이야기거리는 엄청나다. 2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세상을 긴장시키며 화제를 불러모았던 무기수 신창원의 탈주 과정과 당시 부산교도소의 보안상태를 교도관으로서 직접 밝히고 있다. 물론 그 모든 문제의 배후에는 교정에 대한 국민적 무관심과 정부의 몰이해가 있음을 살짝 꼬집으면서. 또 한창 노사 분규로 몸살을 앓았던 80년대에 구치소에서 나체 데모를 벌였던 여자 재소자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고, 재소자들이 속칭 ‘강아지’라고 부르는 담배 한 개피를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벌이는 각양각색의 머리 짜내기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4. 서평 이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잊고 살았던 진실 한 가지가 깨우쳐진다. ‘교도소 사람들’이란 과연 누구인가. 그들은 교도소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갇혀 살아가는 재소자와 교도관들만이 아니다. 기상 나팔에 맞춰 일어나 작업장에 나가 일을 하고 5시면 돌아와 취침 나팔을 불기 전까지 시간을 보내는 재소자들과 담장 바깥에서 살아가는 일반인들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담 하나로 교도소와 그 바깥 세상을 구획해놓은 채 교도소 사람들과 자신을 구별지으며, 딴에는 그들의 생활보다 자유롭다고 자부하며 생활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이란 게 교도소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도 없다. 교도소 역시 6만여 명의 재소자와 1,2000여 명의 교도관들이 모여 살아가는 작은 사회일 뿐이라고 누누이 강조하는 저자의 의도가 충분히 이해된다. 그렇게 보면 교도소와 교도소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우리 자신을 바꾸고 스스로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된다. 교도소의 생활을 개선하는 것은 곧 우리의 생활을 개선하는 것이다. 불행히도 교도소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일제시대의 모습에서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한 줄기 빛도 비치지 않는 눅눅하고 더러운 시멘트 바닥과 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더러운 시트, 옥살이에 지친 생기 없는 죄수들……. 차원을 넘나드는 고도의 네트워크 사회에 살고 있으면서 아직도 교도소가 10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리라는 것은 우리의 망상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망상이 백년이 넘도록 사라지고 있지 않은 것은 실제로는 우리의 소원이었던 것이 아닐까. 빛의 하수구로서 존재하기를 바라는 무서운 집단적 열망 말이다. 하지만 집단적 열망이든, 무의식적 소망의 발현이든 아니든 이제는 잘못을 깨우쳐 인식을 바꾸고 교도소가 하나의 이웃으로 더불어 생활해야 한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교도소의 기억이 아름답기를……. 이것이 이 책을 쓴 저자의 바람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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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 대통령 교도소 생활 최초 공개! 김재규, 장세동 등 정권 실세들의 수감 생활 비화 공개!
“여기는 국립 호텔! 재벌도 부럽지 않다!”
양복 입고 시계 차고 법정에 출두하는, 확 달라진 교도소 생활 노태우 대통령이 교도관들에게 화를 낸 까닭은……? “에구, 내 강아지!” 담배 반입을 위한 재소자들의 각양각색 머리짜기 그 집의 화장실을 보면 집주인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을 한 나라로 따지자면 어디에 해당될까? 범죄자들을 격리, 수용하는 교도소를 보면 그 나라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외국 국빈에게 우리나라의 교도소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하면 아마도 온 국민이 걱정과 우려를 나타낼 것이다. 그것은 교도소란 좁고 후락한 시설에,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모두 박탈하는 최악의 생활 공간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 때문이다. 교도소는 우리 사회가 가장 숨기고 싶어하는 치부인 셈. 그런데 정말 치부를 드러낸다면 그 모습은 어떨까?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대로 추악하고 더럽기 그지없는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제까지 외면해왔던 교도소의 실정을 공개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바로 교도관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법무부 교정국장까지 역임한 바 있는 이순길 교수(동국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쓴 〈교도소 사람들〉(도서출판 찬섬 刊)이다. 1. 저자 소개 및 저작 배경 그는 1969년 교정 공무원에 입문하여 교도관이 된 후, 교도관으로서는 최초로 법무부 교정국장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그만큼 그 뒤에는 우리나라 교정행정을 위해 노력한 현실적인 그의 업적이 뒷받침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교정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인 것. 교도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가 가장 노력했던 것은 바로 ‘교도소는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씻는 것이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치부라고 생각했던 교도소가 더 이상 치부가 아니라 세상에 당당히 드러낼 수 있는 ‘재소자의 재활의 터’로서 자랑스런 얼굴이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 개방교도소의 도입을 추진하기도 했고, 수용실에 TV 등을 넣어주어 재소자의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쓰기도 했다. 〈교도소 사람들〉은 이런 이 교수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최악의 교도소 생활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저자는 일반인들에게 교정의 역할, 교도소의 역할을 바르게 이해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교도소가 인간 이하의 생활을 강요하는 그런 곳이 아니라, 민주 교정을 구현하는 곳으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알리는 데 역점을 둔다. 이순길 교수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일반 사람들은 교도소를 잘 모른다. 교정도 모른다. 교도관이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 ‘교도소는 옛날 감옥 같은 곳이겠지.’라든가 ‘교도관은 범죄자를 지키는 간수일 뿐이겠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나는 누구라도 교도소를 현장 견학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환영한다. 교도소 생활을 직업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교도소를 다녀온 이웃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재소자들의 생활과 처우에 대해서 들어보기를 권한다.” 자신에 가득 찬 어조다. 2. 내용과 특징 그래서 〈교도소 사람들〉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내용 중에 2장을 ‘교정’과 ‘교도소’, 그리고 우리나라 ‘교정의 현주소’에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대학원 교수답게 교도관 출신으로서의 개인적이고 감상적인 기술을 극히 제한, 역사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에 입각하여 글을 써내려갔다. 이 책은 맨 처음 우리나라 교정의 현주소부터 이야기한다. 교정이라는 말 자체가 아예 생소한 우리나라의 현실과 교도소를 단순히 ‘감옥’ 정도로 이해하는 일반인들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고 싶은 저자의 의도가 보인다 하겠다. 이 교수에 의하면 교정이라는 개념이 성립된 것 자체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나서의 일. 그 이전까지는 감옥이니 간수니 하는 개념들이 단순히 죄에 대한 응징의 차원, 또는 동해 복수적인 차원의 개념이었을 뿐, 잘못을 저지른 개인을 재교육하여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목적의 교정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까지도 교도관을 간수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우리 국민들은 교정에 대해서만큼은 조선시대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셈이다. 재미있는 건 그가 소개하는 현재 교정의 실상들. 저자는 단순한 설명에 머무르다 보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단점을 ‘까까머리, 콩밥’ 등 교도소를 상징하는 소재들을 양념처럼 다루어서 극복하고 우리나라 교정의 현주소를 풍부한 예를 곁들여 이야기한다. 양복을 입고 시계를 차고 출두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교도소 생활과 재소자에 대한 처우는 변모하였는데, 정작 재소자들은 양복 입기를 꺼려하고 어이없게 조폭들만 양복을 즐겨 입는다는 이야기 등은 이제껏 무관심했던 교도소의 높은 담장 안에서도 사람 사는 세계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음을 알게 하는 부분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누구보다 교도소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실무자가 써내려간 ‘실용서’로서의 가치다. 평생을 교도소 안에서 재소자들과 어울려 교도관의 눈으로, 반(半) 재소자의 눈으로 생활해온 이 교수는 이 책이 일반인들에게 교정을 이해시키는 차원을 넘어서, 재소자에게는 교도소 생활을 즐기고, 재소자의 가족들에게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하였다. “정승도 부럽지 않은 국립 호텔!”이라는 교도소 내의 처우와 재소자 가족이 낭만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콘도 소개 등에는 재소자와 그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더욱이 가석방, 사면을 받기 위한 해당 조건 등은 재소자와 그 가족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필수사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