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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한 칸의 현실 박재동/ 손문상 습관적인, 일상적인 홍승우/ 이희재/ 조남준 편견과 오만 이우일/ 홍윤표 낯선 자화상 유승하/ 장경섭/ 최호철 이상한 동물 - 홍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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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와 권리의식이 부각되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권'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직까지 올바른 인권의식이 일상 속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차별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어, 차별이 곧 인권침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것을 배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차별은 소수자들이 져야 할 당연한 몫으로 여겨진다.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능력 탓으로 손쉽게 치부하면서 차별은 더욱 정당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창비가 출간한 인권만화 우리 사회는 인권을 가르치거나 배울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관습적인 차별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세습되고 전파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차별에 관해 예방 차원의 교육이 절실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인권 관련 책들은 드물기만 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창비가 편집 출간한 『십시일반』은 만화의 유쾌함과 인권의 유익함을 접목하려는 뜻깊은 시도다. 이 책은 인권영화, 인권동화에 이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만화 콘텐츠 제작 사업으로, 유명만화가 10명이 1년 여에 걸쳐 작업한 거대한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지난 1년 동안 만화가들은 우리 사회의 차별에 관해 각자 소재를 정하고 해당 분야를 조사하고 취재했다. 인권위에서 주최하는 강의도 듣고 토론도 함께 하면서 틀을 잡아나갔다. 최종 완성된 작품을 놓고 수차례 내용 수정과 사실확인 작업을 거쳤다. 대하민국 대표 만화가들이 그린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 『십시일반』. 열명이 모여 만든 책 한권으로 차별에 맞서겠다는 의도이다. 한편으로는 말 그대로 만화가 열 명이 이루어낸 '십시일반'이기도 하다. 차별의 밴다를 넘어서 우리의 지독한 편견과 굳어버린 습관을 뒤집어 보려는 바람도 함께 담았다. 사회계층, 빈부격차, 노동, 교육, 국제분쟁,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이 이 책 한 권에 총망라되었다. 2003년 한국사회의 차별의 실태에 관한 쉽고 재미있는 백서이자 자료집인 동시에 이 시대 우리의 자화상이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감동적인 작품집이다. 또한 홍세화의 단정하면서도 유려한 발문도 실려 있어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에 참여한 자가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화가들이다. 박재동, 손문상, 유승하, 이우일, 이희재, 장경섭, 조남준, 최호철, 홍승우, 홍윤표 등 유명만화가 10인이 뜻을 모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만들어낸 결실이라는 것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만화가 각자의 개성이 자유롭게 표현된 작품집의 성격을 띠고 있어 학생부터 성인까지 부담없이 일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