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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일 테지만 내게도 징크스란 게 있다.
선물에 대한 것인데. 누군가에게 받은 선물을 잃어버리거나 그것이 제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묘하게도 그걸 선물한 사람과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이다. 화분을 선물받아 정성스레 가꿨는데도 시들시들 말라버린다면 그 화분을 선물한 사람과 나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는 것이다. 반면, 곧 말라죽을 것만 같던 화초가 어느 날 보니 생생하게 꽃망울까지 피우고 있다면 그 화초를 선물한 사람에게서 갑자기 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든지 한다. 그 동안 내가 누군가에게 준 선물보다 내가 받아온 선물이 훨씬 많은데, 그 중 아직까지 잘 간직하고 있는 선물들을 준 사람들과는 지금도 변함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징크스란 게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일 테지만 내게 있어 선물은 그것을 준 사람과 나 사이의 보이지 않는 끈처럼 존재하는 것만 같다. 연애시절 영희가 내게 선물한 낡은 다이어리를 10년이 넘도록 애지중지하고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 p. 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