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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접적인 '왕따'를 당하거나 또는 공연한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항의 한 마디 변변히 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을 감춘 채 스스로를 질식 상태로 몰고갈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나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그래도 한 명은 있구나'라는 숨통을 틔워 줄 수만 있다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그렇듯 극심한 소외를 감당하는 데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박한 소망이 아마도 나로 하여금'동의하지 않아도 상관없고 설득되리라고 기대하지도 않는' 그야말로 자족적인 이의 제기를 멈추지 않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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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탈무드』에 전하는 고대 유대 사회의 전통에서 따온 것인데, 유대 사회의 의결 기구였던 '산헤드린'에서는 어떤 결정이든 만장일치로 이루어질 경우 그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음 날까지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가 다시 결정하도록 했다고 한다. 자신의 글쓰기를 스필버그의 영화 제목에 빗대 '마이너리티 리포트(=소수 의견)'이라고 규정하는 변정수는 이 제목을 통해, 모든 사람이 같은 의견을 가지기를 바라거나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하면서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모두 한 방향만을 바라보기를 강요하는 편견과 고정 관념에 반기를 들고, '사람의 삶 앞에서의 겸손'을 요구한다.
▶ 책의 내용과 특징 그래서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새로운 문화 코드로 각광을 받았던 엽기, 게릴라, 패러디, 안티, 마니아, 복고 등의 문화 현상은 물론 사오정 시리즈, 만득이 시리즈 등 유머 시리즈들까지 거의 빠뜨리지 않고 두루 진단하고 있는 제1부에서, 가벼움을 좇는 세태로 치부하며 백안시하거나 또는 새로운 시대 도래의 징후이기라도 한 양 덮어놓고 박수를 보내는 극단적인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고 냉정을 잃지 않는 거리에서 허실과 공과를 짚어내는 '소수 의견'을 제출한다. 이러한 작업조차도 혹시나 '거품'에 편승하여 한 마디 더 거들어 주는 것은 아닌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에서 그의 진성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게릴라'라는 용어가 과도하게 범람하는 것에 게릴라를 팔아 게릴라를 가로막는다는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에서도, 자신이 지식 게릴라라는 패키지 상품에 끼워팔린 적이 있음을 되짚어내며, 굳이 게릴라가 아니라고 발뺌하고 싶지는 않지만, 속없이 그 패키지에 한 데 묶여 덩달아 소비되고 싶은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식이다. 그는 나아가 가부장제의 범죄성, 남사당 시대에 머물고 있는 연예인에 대한 관념, 서동요 시대를 연상케 하는 여론 재판 등 우리 사회 인권의 현주소를 고발하며 특유의 독설로 야유하는 제2부에서, 흔히 사회악으로 비난받는 이기주의를 옹호하는가 하면, 나쁜 엄마들을 변호하고, 환각의 자유를 역설하는 한편 자살단속을 벌이는 공권력이나 여배우의 몰래 카메라를 기웃거리는 대중 사회를 신랄하게 조롱하는 소수의 목소리를 유감없이 내놓고 있다. 그는 또 정치적 비판이 들어설 자리를 도덕적 비난으로 대체함으로써 형사상 무죄 추정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공무담임권 을 부당하게 침해함은 물론 합리적인 토론 문화의 싹을 짓밟아 결과적으로 도덕적인 사회 와는 정반대로 맞장의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을 만들고 있다고 공박한다. 자신이 아마추어의 입지라고 규정하는 글쓰기의 영역에서 매우 개성이 강한 메시지를 생산해 내고는 있지만, 스스로 본업이라고 말하는 출판 편집자로서 그는 꼼꼼하고 사려 깊은 편집자로 평가받고 있다. 출판 편집자들의 웹사이트 북에디터에서 후배 편집자들의 자질구레한 실무적인 질문에 그때그때 자상하고 친절하게 답변을 올려주기도 하고 출판계에 입문하려는 초심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출판편집자 과정을 강의하기도 하는 그는, 그래서인지 출판 산업의 구조와 출판 문화의 이면을 점검하는 제3부에서는 다수의 의견에 날카롭게 각을 세우던 것과는 달리 차분하게 목소리를 낮추어 출판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지만, 여전히 또 다른 색깔의 소수 의견이 엿보인다. 한때 유행어이다시피 했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발상을 뒤집어 도네이션 모델이라는 신조어를 제시함으로써 인문적 교양이 상업주의의 제물이 되어 고사당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특정 집단의 독점적 전유물로 특권화되지도 않는 공공재로서 유통되기를 소망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인문학의 위기를 우려하던 강한 목소리를 밥그릇을 내놓지 않으려는 치졸한 안간힘이라고 조롱하며 신지식인론을 비판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으로부터 전여옥의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돼라』까지 열 두 편의 서평으로 묶은 제4부는, 구체적인 텍스트에서 그의 독특한 소수자의 시선이 머무는 지점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서평의 대상이 된 책의 내용 소개는 생략한 채 때로 엉뚱하게까지 느껴지기까지 하는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서술로 시작하는 그의 서평은, 서평이라기보다 오히려 책을 매개로 한 문화 비평에 가깝다. 예컨대 『인물과 사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한·약 분쟁을 거론하기도 하고, 한홍구의 『대한민국사』를 읽으면서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소개하기도 하며, 마이클 무어의 『멍청한 백인들』에서는 비슷한 주제의 책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한국 주류 사회를 야유하는 식이다. 때로 전투적이기까지 한 그의 소수 의견은 그러나 대개의 소수 의견들처럼 거친 프로파겐다에 머물지 않는다. 스스로 싸가지 없다고 털어놓는 거친 말투의 뒤에는 사람의 삶에 대한 겸손을 잃지 않는 따뜻하고 섬세한 사유의 결이 내장되어 있다. 선이 굵은 남성적 글쓰기로 정평이 난 김규항은 그래서 인텔리의 나약함을 읽기도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그가 천박한 프로파겐다들이 난무하며 폭력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라 강변하는 인터넷 글쓰기의 진흙탕에서 인문주의의 연꽃으로 자신의 독특한 입지를 지키고 있는 비결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