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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Moon Club

책소개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482g | 148*210*30mm
ISBN13
9788952214560

책 속으로

날도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풍선을 들고 돌아다니는 부모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 아이는 배가 고팠다. 빵은 다 먹었고 주스 때문에 오줌이 마려웠지만, 꼼짝 말고 있으라고 한 그녀의 말을 떠올리며 감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이는 기다리는 일에 익숙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오줌을 눠야 했고, 엄마가 금방 데리러 오지 않으면 바지에 오줌을 쌀지도 몰랐다. 엄마에게 그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랬다간 엄마에게 맞고 어둠 속에 혼자 남겨질지도 모르니까. 어제 엄마와 같이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가 맞아서 욱신거리는 곳에 아이는 손을 올렸다. 엄마는 분노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쏘아보면서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등을 철썩 때렸다. --- pp.6~7

스벤 요한손은 소년이 화장실로 뛰어가는 모습을 근심스레 지켜보며 계단에서 기다렸다. 소년이 눈에 띈 때가 오후였기에, 이제는 걱정스러웠다. 소년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스벤은 쪼그리고 앉아서 아이의 물건을 살펴보았다. 카세트 플레이어, 동화책 『밤비』, 빵 부스러기가 든 투명한 비닐봉지, 노란 플라스틱 뚜껑으로 닫혀 있고 내용물이 약간 남아 있는 작은 주스 병. 그는 아이의 이름이 적혀 있는지 보려고 책을 펼쳤다. 그러자 접힌 종잇조각이 땅으로 떨어졌다. 불길한 예감에 종이를 펼친 그는 최악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확인했다. 종이 위에는 짤막한 메시지가 유려한 필체로 쓰여 있었다.

‘이 아이를 돌봐주세요. 죄송합니다.’ --- p.10

결국 만사가 끝없는 권력 다툼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즈음 알리세의 뱃속에서는 이미 안니카가 자라고 있었고, 안니카가 태어나자 싸움도 끝났다. 계속되는 불화로 마지막 남은 창의력마저 잃어버린 알리세는 악셀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게 되었다. 알리세는 자신의 충동에 맞서 싸우려 했지만, 그 충동이 내면에서 일어난 것인지 외부에서 일어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악셀은 당연하다는 듯이 꿈을 좇는데, 알리세는 꿈을 포기해야 했다. 아이들과 아이들이 알리세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한때 그녀의 운명이었던 모든 것을 위협했다. 그녀는 아이들이 고함을 지르면 하던 일을 제쳐두고 달려가야 했고,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했고, 자신을 의존하는 아이들에게 구속당해야 했다.
알리세 랑네르펠트는 마른 침을 삼키고 허공을 응시했다. 부엌시계가 끝없이 째깍거리는 소리만이 그녀를 현재에 머무르게 했다.
숨통을 조일 듯 위협하던 것과, 몇 번이고 다시 봐도 너무나 뻔하던 것이 사실은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45년이 지난 지금은 다시 경험할 수만 있다면 그 무엇과 바꿔도 아깝지 않을 순간.
한 번 더 기회를 얻는다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 pp.69~70

문을 닫고 서둘러 봉투를 뜯어 종이 뭉치를 꺼냈다. 보자마자 그것이 그녀의 원고라는 걸 알았다. 줄이 있는 종이에 손으로 쓴 원고였다. 첫 장에는 타이핑 된 편지가 클립에 끼워 있었다. 그는 빠르게 글을 훑었다.

악셀, 지난 시간은 외롭지 않았어요. 당신은 아직도 제 마음속에 함께 있어요. 여기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으니 그냥 책을 보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의 현명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아무도 읽지 않았어요(보면 알 테지만 토리뉘에게는 너무 수준이 높아서). 내 책은 오직 당신의 사랑스런 눈이 읽어 주기를 기다린답니다.
당신의 할리나.
추신. 드디어 만나서 너무 기뻐요! H

처음에는 무엇 때문에 더 화가 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자신의 관심이 응답받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친밀한 말투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귀중한 시간을 뻔뻔스레 요구하는 태도 때문인지. 그가 편집자가 되고 싶었다면 출판사에 일자리를 얻었을 것이다. 처녀작가의 필사적인 야심만큼 그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것도 없었다. 악셀은 편지와 원고를 다시 봉투에 넣고 벽장 자물쇠를 열었다. 그는 쌓인 것들 위에 봉투를 얹어 놓고는 타자기로 돌아갔다.
2시 20분이었다. 그는 저녁이 되도록 한 자도 쓰지 못했다.

여름 동안 이어지던 저기압이 끈덕지게 계속되었다. 나흘 동안 비가 내리더니 하늘이 너무나 어두워 오전에도 불을 켜야 했다. 우편함에 비가 샜지만, 악셀은 예르다가 가져다준 카드에 쓰인 글자를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잉크로 누구에게나 훤히 보이게 쓴 카드.

프린센 레스토랑 오늘 17시. 당신의 H --- pp.227~228

“네가 사고 싶은 게 나의 침묵이라면, 한 가지 방법이 있지. 네가 어디까지 희생하려고 하느냐에 달려 있지만.”
악셀은 가만히 앉아서, 그가 계속 말하기를 기다렸다.
“이런 말이 있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넌 내 여자를 빼앗았어.”
“토리뉘, 그때 한 번뿐이었고 ?네 여자인지도 몰랐어. 자네가 지금 이러는 게 그것 때문인가? 단 한 번의 잘못 때문에?”
단조로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번은 실수고 두 번은 습관이라는 말도 있지?”
악셀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팔을 벌리자 토리뉘는 말을 이었다.
“나도 한 번이면 충분해.”
“이해가 안 가네. 원하는 게 뭔가?”
“똑같이 하는 것.” --- p.345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허리를 굽혀 손으로 삽자루를 쥐었을 때도. 따라잡으려고 달리기 시작했을 때도. 문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자갈길에 누워 있는 움직임 없는 시신을 보았을 때조차도. 그가 느낀 것은 놀라움뿐이었다. 가로등 불빛이 삽을 쥐고 있는 손에 닿자, 그는 그것이 자기 손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손이 본능에, 인류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에 따른 것이다.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불사하라는 본능에.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 내면 어딘가에 그 본능을 숨기고 있었다.
그 오랜 세월 분투하여 일궈 낸 작은 성공.
지극히 칭송받는 남자의 그림자에 가려진 삶.
그 작은 성공을 위해, 그는 살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 p.384

출판사 리뷰

출간하는 책마다 크라임 노블 상을 휩쓰는
스웨덴 심리 스릴러의 대표 작가 카린 알브테옌의 화제작!


“과거를 파헤치려 하지 마라, 과거의 진실이 당신을 죽일 수도 있으니.”

2008년 덴마크 범죄소설작가 아카데미상 선정 최고의 범죄소설 수상작
2007년 스웨덴 범죄소설작가 아카데미상 선정 최고의 스웨덴 범죄소설 최종후보작

스웨덴 문학 명문가 출신 작가, 카린 알브테옌의 기발한 발상!
“온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세계적인 작가가 사실은 아주 비열한 인간이라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아는가?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삐삐 롱스타킹』은 알 것이다. 그녀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의 소녀 삐삐를 창조한 작가다. 1945년에 출간된 『삐삐 롱스타킹』을 필두로 이어지는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는 스웨덴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되었고,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었다. 『그림자 게임』의 작가 카린 알브테옌은 스웨덴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조카의 딸로,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이 할머니에게 보내는 존경과 애정을 직접 보고 들으며 자라 왔다. 『그림자 게임』의 기본 골격은 문학 명문가 출신이기도 한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녀는 어느 날, 할머니는 전 세계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기에 손색이 없는 분이지만, 만약 실상이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르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대작가가 사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주 비열한 인간이라면 어떨까?”라는 발상에서 『그림자 게임』은 출발한다.

치정과 살인, 거짓말과 속임수, 강간 공모, 어린이 유기……
자신이 욕망하는 것들을 위해 인간은 어떤 일까지 할 수 있는가?


카린 알브테옌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다루면서 역설적이게도 욕망의 통제와 절제가 가장 잘 훈련되었을 법한 지식인 작가 층을 배경인물로 선택한다. 악셀 랑네르펠트는 작품을 통해 선과 악, 인간을 인간이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심원한 질문을 제기하는 작가로 묘사된다.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독자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작가로 칭송받는 사람이 한순간 욕망의 허수아비가 되어 자신이 중요하게 부르짖어 온 가치를 내던지고, 결국 그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가 그토록 지키려고 했던 명성과 영광은 자신의 양심에 눈감아야만 가질 수 있었고, 다른 이의 것을 훔친 대가로 그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추악한 범죄의 제물로 내어주어야 했다. 자신의 양심에 침묵하고 범죄를 공모한 대가로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대작가의 반열에 들어선다. ‘랑네르펠트’ 가문의 사람들은 남은 평생을 죄책감과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할지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 그 고통이 자신의 영혼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의 영혼까지 갉아먹는다 해도 그들은 ‘랑네르펠트’의 명예만큼은 지켜야 했다.
카린 알브테옌은 랑네르펠트 일가를 통해, 허울 좋게 꾸미는 온갖 가치의 가면 밑으로 욕망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지식인 가정의 위선을 낱낱이 벗겨 낸다. 그녀는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스릴러의 전형적 틀을 깨는 완성도 높은 플롯,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계속되는 충격적인 반전,
주옥같은 문장과 그 속에 담긴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림자 게임』은 미스터리나 스릴러가 내세우는 권선징악의 전형적인 구도를 깨뜨린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좀 더 수준 높은 고민을 하며 깊이 있는 사회고발 소설을 써 온 작가 카린 알브테옌은, 이 책에서 우리가 내보이고 싶지 않은,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 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다. 그리고 실제 인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 소설에서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 주듯이, 스릴러나 크라임 노블의 전형적 결론을 거부한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은밀한 내면의 방을 탐험할 수 있는 열쇠로 만들어 버린 카린 알브테옌은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우리가 비난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악에 침묵하고 악이 인간의 영혼에 해를 끼칠 수 있도록 방조한 사회에서부터, 이 책의 모든 사람이 범죄에 공모한 가해자가 되고, 또 모두가 그 피해자가 되어 버린 악순환을 보여 준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우리 안에도 악마가 산다!”는 사실을. 우리가 움켜쥐려는 행복에 대한 과도한 욕망이 우리 영혼에 깊은 그림자를 남긴다는 사실을.
카린 알브테옌은 욕망을 따르지만 결코 행복에는 이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명성이나 권력을 위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버린 일상의 나날들이 사실은 행복을 이루는 작은 조각들이었음을 일깨운다.

욕망에 일그러진 지식인 가정의 위선을 낱낱이 벗겨 낸 북유럽 스릴러의 진수!

독거노인 예르다가 죽은 채로 자신의 집에서 발견되자 주택관리사인 마리안네는 대신 예르다의 짐을 정리해 준다. 그녀는 짐 속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웨덴 문학계의 거성 ‘악셀 랑네르펠트’의 친필사인이 수록된 다수의 작품과 가족사진을 발견한다. 언론이나 대중에게 사생활이 거의 노출되지 않은 대작가가 손수 헌사를 써 준 그 책들은 마치 작가에게 원한을 가진 누군가가 일부러 훼손한 것처럼 책마다 찢겨지고 펜으로 북북 그어져 있었다. 호기심을 느낀 마리안네는 랑네르펠트 일가에 연락을 취하고, 예르다가 그 집안의 가정부였음을 알게 된다. 예르다가 유일한 유산 상속인으로 지정한 크리스토페르라는 젊은이가 나타나면서 랑네르펠트 일가가 30년 동안 숨겨 온 비밀들이 점차 드러나게 된다.

거짓말과 속임수, 살인과 치정 위에 세워진 위업.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대가로 치러야 하는 명성과 영광이 얼마나 가치 있을까?

욕망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알브테옌의 본격 심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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