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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프롤로그 에필로그 1장 그리스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아테네 살아 있는 그리스 미인, 미로의 비너스 그리스인들과 직접 민주주의의 수수께끼 파르테논은 넉넉한 아줌마 같아! 델포이 바울의 바위 올리브, 올리브유 그리스식 시간, GMT 바...!!! 다...!!! 2장 이스라엘 예수의 고향에 갔다! 아리마대 요셉 승천교회, 땅에서 오늘을 사는 일 아기 예수 성전과 모스크, 부모 자식, 형제 갈릴리 코셔 예수의 포도주 떡과 만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내게도 성지순례였을까? 3장 이집트 환상의 땅 나일 강 여자 이야기 핫셉수트 여왕 사자의 서, 서기의 상 가난한 사람들, 죄스러움 이집트에서 먹는 일이란! 아줌마의 모험 이집트 국립박물관 해!, 태양!, 햇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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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술가의 지중해 고대 도시 여행기
50대 아줌마의 솔직 발랄한 일탈기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2008년, 나는 쉰 살이 되었다. 이제 정말로 내 인생의 반을 넘었다는 실감이 났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한 평범한 한국 아줌마의 ‘늦게나마 스스로를 알아가기’ 혹은 ‘잘 나이 들기’ 같은 ‘50대 아줌마의 성장일기’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모든 성장은 그에 따르는 대가, 즉 일반적으로 우리가 성장통이라고 부르는 그러한 정신적, 육체적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이다. 이 솔직하고도 발랄한 여행기는 따라서 정신적 성장통의 한 과정으로서 읽힌다. 그리고 이 성장통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간에 오롯이 홀로 치러내야 한다는 사실은 삶의 엄정한 질서에 속한다. 화가 이인경은 이 같은 사정을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혼자 여행 다녀오겠다고 아무와도 의논하지 않았다. 인터넷을 뒤져서, 전부터 모아오던 자료를 꺼내서, 일정을 짜고, 예약을 하고, 입금하고, 그 후에야 남편과 부모님께 통보, 아니, 선언을 했다.” 말하자면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지금까지 습관화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의 기록이자 한 사람의 딸로서, 혹은 아내로서나 어머니로서 잘 구획된 삶을 살아오던 '나'로부터의 일종의 독립선언서라고도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여행기에서 언제나 새롭게 찬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눈부시도록 푸른 지중해의 바다와 흰 햇빛은 바로 이러한 독립의 해방감이 주는 ‘자유’의 한 상징이 될 것이다. 50대가 되어서야 진정으로 만끽하게 된 이 자유의 맛이야말로 또한 모든 여행이 추구하는 참된 목표이기도 할 것이다. 화가 이인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중년이 되어 혼자 나선 길에서 남들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나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들도 혼자 있는 자를 별다른 눈으로 보지 않았고, 나 역시 긴장되지 않았다. 진짜 여행하기에 알맞은 나이는 바로 50대였다!”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또한 이 같은 거칠 것 없는 자유의 느낌 속에서 쏟아져 나온 솔직 발랄한 한 ‘아줌마의 수다’이기도 하다. (다음은 ‘서문’과 ‘프롤로그’를 통해 꾸며 본 저자와의 가상 대화) 여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 “앞으로 30년 후, 절대로, 절대로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후회를 곱씹으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갖은 핑계를 대면서, 안 하고, 못하고 있었던 일들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이제는 너무 상황, 형편, 따지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가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참지 말고, 남편과 아들과 밥을 먹을 때, 마지막 남은 갈비 한 쪽도 먹고 싶으면 먹자고 결심했다. 내 영육간의 건강함이 먼저라고.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좋은 에너지를 퍼뜨릴 수 있고, 그래서 주변사람들을 탓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아야 그들도 진정으로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으리라는 걸 이제껏, 나이 오십 먹도록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진지한 고민 한 번 없이, 그냥 아등바등 살면 그게 잘 사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욕망도, 소원도, 일단 미뤄두고, 잠시 젖혀두고, 그러다보면 어느 날 ‘펑’하고 완벽하게 행복해지는 날이 ‘짜잔-!’오리라고 믿고 있었구나! 나는 내 가치관이 마구 흔들리는 걸 느꼈다. ‘생각 좀 해봐야겠는 걸!’ 언젠가는,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 가지... 아니다, 아니었다. ‘가만있으면 그때는 안 올지 몰라, 설사 오더라도 내 몸이 허락한다는 보장이 없지, 가자, 지금이 바로 그 때야, 아직 쫒기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지금, 가자!’ 그리고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리스와 이집트로 떠났다.” 여행기를 쓴 이유 “그저 쏟아져 나오는 바다를 캔버스에 그대로 받듯이 내 발로 밟은 땅에서 스쳐갔던 생각과 기억과 감정, 느낌들을 나오는 대로 다 담았다. 서툴기 그지없지만, 그저 여행이야기를 빌미로 50년 살아온 일들을 두서없이 떠드는, 아줌마의 수다 정도로 봐주면 좋겠다. 아줌마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 할 이야기가 늘 많다. 주제와 상관없이 갑자기 이리저리 튀기도 하고, 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한다. 그냥 그런 마음으로 썼다.” 이 여행기의 성격 규정 “길을 나서서 보고 느낀 걸 기록해 놓자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책 내용이 어느 새 ‘50대 아줌마의 성장일기’, 내지는 ‘늦게나마 스스로를 알아가기’, 무슨 ‘잘 나이 들기’ 비슷하게 흘렀다. 50을 넘어서고 있는 내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자 화두라 그냥 자연스레 곳곳에서 묻어났다. 나이 드는 게 싫거나 죽는 게 두렵지는 않았었지만 힘이 빠지고 판단력이 흐려질 일은 늘 많이 두려웠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 드는 게 꼭 두렵지만은 않다(아픈 것만 빼고). 게다가 어쩌면 잘 나이들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도 한다. ‘잘 나이 드는’ 게 어떤 건지에 대해 달리 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일까? 입을 앙다물고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는, ‘세월아 덤벼라!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하는 게 아니라, ‘그 세월도 다 살았는데, 그때는 죽을 만큼 절실했어도 뭐 지나보니 별 것도 아니더만, 어디 또 무슨 재미난 일이 일어나나 보자’ 하는 제법 여유로운 기대감이 가뿐하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어찌 보면 실없는 발견 하나, 동서를 막론하고 나이도 하나의 권력이었다. 나이를 벼슬처럼 내세우고 써먹을 생각은 절대 없지만, 실제로는 나이 덕분에 주눅 들지 않고 주어지는 대로 누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줌마라 뻔뻔해진 건지, 테스토스테론 덕인지, 전에는 생전 안 해봤을, 절대 못해봤을 일들도 일부터 해 봤다. 여행이나 색다른 경험을 하기에 지금 내 나이가 정말 ‘딱’이었다. 앞으로 이 특혜를 맘껏 써먹으리라.” 왜 지중해이고, 또 고대 도시인가? “결국 나 자신도 그 이유를 확실히 모르는 채로 떠났다. 그저 막연히, 고대 문명, 문명의 고향, 고대의 땅, 올드 월드, 미술을 전공하고 서양미술사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이집트와 그리스 문명을 보고 싶어서인가보다, 나도 제법 문화적인 인물인데, 거기쯤은 가 봐야 면이 서지, 정도의 느낌. 그러나 아테나 거리에서, 이집트 사막을 달리면서도 뭔가 손에 잡히지 않는 모호함, 부족함이 있었다. 내 일생일대의, 인생의 전환점인양 비장하게 떠나온 여행이 하필 여기지? (...중략...) 처음 여기 오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든, 왔으니 지금 이 시간을 즐기는 게 내 새 인생관이다! 여기서는 저기 걱정하다가, 거기서는 여기를 아쉬워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말자. 세상은 나 없이도 잘 돌아간다. 꼭 내가 아니면 안 될 일, 내가 없으면 큰일 날 일은 원래부터 없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 “문화와 역사를 보겠다며 떠났지만 지금 내 기억에 가장 크게 남은 건 바다다. 거창한 명분은 역시 자연에 비하면 별 게 아니었다. 지중해, 도저히 표현 불가능한 푸른 빛. 지중해 한 가운데, 프러시안 블루가 그렇게 투명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이프러스, 비너스가 태어난 ‘보드라운’ 바다, 어쩌면 그리 여성적이고 육감적일 수 있는지! 뒤로 돌아 반대편을 보면 해만 쨍쨍한, 특별할 게 전혀 없는 심심한 땅인데, 그저 바다만으로 충분하고도 남았다. 정말 이건 절대 과장이 아니다. 새벽의 지중해, 오전, 오후, 황혼, 밤의 지중해, 깊은 바닥이 다 비쳐 보이는 산토리니 칼데라의 바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또 있었구나!” 여행에서 얻은 수확 “관광객으로서의 의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고대문화와 유적들의 땅에서 얻은 결론은, 몇 천 년 시간과 공간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 막연하게 거대한 산처럼 느꼈던 고대의 왕들과, 용사들과, 사상가와, 예술가와, 신앙인들, 절세의 미인들, 지략가들, 역사와 신화와 전설의 주인공들. 그들은 나와, 이웃들과 별다르지 않은 모습의 ‘인간’들이었다. 이집트 여왕의 장제전에서, 박물관의 서기상에서,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산토리니의 포도주에서, 수천 년 전 역사속의 인물들이 우리와 같은 상처와 문제를 가지고 지지고 볶으며 살았음을 보았다. 인간은 참으로 변하지 않는, 변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여행을 마친 후의 느낌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정말 오랜만에 ‘미친 듯이’ 그림 작업을 했다. 동화책 결말을 알고 싶어서 잠들기 싫었던 어린 시절처럼, 잠시도 흐름이 끊기는 게 싫어서 몸이 달았다. 여행을 제법 많이 했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내 안에서 바다가 마구 쏟아져 나왔다. 혼자만의 여행은 오늘이 내일 같고, 그날이 그날 같았던, 여간한 일에는 흥분도 열정도 없었던 나를 돌려놓았다. 이 비슷한 이야기, 경험담을 들을 때마다, 뭐 그렇게까지, 며칠 여행에 사람이 바뀌나, 제대하고 일주일이면 아들들이 입대 전 모습으로 다 돌아간다고 엄마들이 불평하던데, 유난스럽게 척하는, 과장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게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