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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계란후라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들 하지만 그건 길어봐야 몇십 년 아니면 몇백 년 정도지. 단군할아버지쯤 되는 인물이라고 해도 고작 5천 년도 안 되지 않았나. 유구한 지구의 역사에 비하자면 거의 찰라에 가까운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걸세.” “아, 이거 듣고 나니 굉장히 인생이 허무해지는데요. 그럼, 조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삶의 의미’랄까요, ‘존재의 의미’랄까요, 뭐 그런 거는 뭘까요?” “인간의 존재라… 잘은 모르겠지만 내세울 만큼 대단한 건 없을 거라고 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인간도 일단은 살아남고 종족을 번식해서 좋은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겠지. 그리고 앞뒤로 남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최대한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즐겁게 사는 거겠지. 잠도 많이 자구 맛있는 것도 많이 먹구 구경도 많이 하구 말야. 그 외에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건 없다고 보네, 나는.” ―본문 중에서 중화요리계의 식객, 〈차이니즈봉봉클럽〉 2권이 나왔다. 예쁘고 공부 잘하고 돈도 많은 완소 멤버 은영양, 맛있는 걸 먹으면 이마의 상처가 따끔거리는 해리 선배, 클럽 회장 아롱, 배고프면 야수로 변하는 쇼타, 네 명의 ‘차봉 멤버’가 1권보다 더 맛있는 서울 시내 12곳의 중화요리집을 소개한다. 〈차이니즈봉봉클럽〉 1권이 중화요리는 기름지다? 요리는 무슨 요리, 자장면 짬뽕 탕수육이 전부 아냐?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는 데 일조했다면, 2권은 음식에 관한 철학을 넘어 삶에 대한 성찰로 나아간다. 이를 테면 21화 ‘너와 나의 존재의미’에 나오는 삼엽충론 같은 것. “지구의 역사는 46억 년. 38억 년 전에 생명체가 생겨났고, 5억4천만 년 전쯤 삼엽충이 생겨나 3억 년 정도 지구를 주름잡았다. 인간은 길게 잡아야 10만 년 전쯤 생겨났고, 인간다운 문화가 생겨 지구를 채운 시간은 5천 년 정도다. 인간의 위상이라는 게 그리 대단한 건 아니다.우주의 시각으로 보면 지구의 위상은 또 얼마나 초라한가.” 이쯤 되면 인생이 참 허무하게 느껴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순간순간이 소중하다는 간단한 진리가 드러난다. 인간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그래봐야 몇백 년.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며 사는 것 이상 중요한 건 없다. 고슬고슬 보들보들 제대로 볶아진 고소하고 짭짤한 볶음밥을 먹을 때, ‘존재의 의미’를 느끼고 그 위에 노른자가 살아 있는 계란후라이가 떡하니 올라 있다면 그건 ‘또 다른 삶의 의미’가 된다. 맛 좋고 단순하고 기분 좋은 ‘삶의 본질’을 마주한다면 미움이니 질투니 배신이니 하는 쓸데없는 감정 따윈 다 벗어던지게 된다. 정말 좋은 것, 남에게 뭐라 말해줄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자기에게 ‘정말 좋은 것’을 추구하며 살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