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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이미지들
1장 이미지
황소 가죽
가톨릭 문화
스페인 가면 만나는 것들
플라멩코

2장 그림 이야기
알타미라와 엘체의 여신
성상화의 기호학
르네상스 화가들
엘그레코와 비잔틴적 환상
바로크의 거장들
벨라스케스와 공기의 재현

2부 기억
1장 문명의 충돌
로마로 가는 길
누만시아의 기억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
카미노 데 산티아고
기사 엘시드
안달루시아 이슬람: 코르도바 왕국
이븐 하즘과 ≪비둘기 목걸이≫
그라나다와 알람브라의 추억

2장 모험에서 환멸로
이사벨과 페르난도 그리고 1492년
콜럼버스의 이중성
가르실라소의 은밀한 매력
돈키호테와 돈후안

3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서
스페인과 EU
작은 나라들의 나라
알모도바르에게 보내는 편지

에필로그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자 : 전기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마드리드 국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페인에서의 유학 생활은 텍스트로서의 스페인이 아니라, 뼈와 살을 지닌 진짜 스페인 사람들, 그리고 뜨거운 태양과 메마르고 너른 대지를 지닌 스페인의 자연과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스페인의 이미지는 상당 부분 유학 시절의 개인적 체험과 감흥에 빚지고 있다. 스페인 내전 이후의 현대시에 대한 연구로 학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었고, 이후 스페인 시와 중남미 소설, 스페인어권 영화와 문화 등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문화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 관심을 쏟고 있다. 『사랑에 대한 연구』(풀빛, 2008), 『돈 후안』(을유, 2010), 『사랑의 행진』(박영률출판사, 2007)외 여러 권의 역서가 있고, 저서로는 『세계의 소설가』(2000, 공저), 『환멸의 세계와 매혹의 언어: 붐 이후 라틴아메리카소설』(2005, 공저)이 있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문화들을 두루 소개해 한국 사회의문화적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학자적 사명감으로 성실한 번역과 저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목표 아래 탄생한 것이다. 아울러 스페인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음을 슬쩍 밝혀 둔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96g | 153*224*20mm
ISBN13
9788964064443

출판사 리뷰

- 스페인?! 요모조모 훑어보기, 뜯어보기, 톺아보기

이 책은 스페인에 대한 잡다한 수다이거나, 편안한 강의 또는 열렬한 헌사다. 오랜 세월 스페인 문학을 공부한 연구자답게 하고픈 이야기들이 넘치다 보니 조금은 어수선할 정도로 다양한 스페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렇지만 길을 잃고 헤맬 염려는 없다. 필자는 ‘기억’ 즉, 스페인의 역사를 주축으로 해서 다양한 스페인의 ‘이미지’ 들을 솜씨 좋게 채워 나간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독자들은 자기 깜냥만큼의 스페인을 그리면 되는 것이다. 스페인을 아는 이들에게는 스페인의 생생한 질감을 되살릴 수 있는 이야기들이, 스페인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겉핥기를 넘어서 ‘스페인적’인 것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 준비돼 있다. 투우, 플라멩코, 축구, 돈키호테, 무적함대, 벨라스케스, 산티아고 순례길, 알모도바르, 파에야… 읽고 나면 분명히, 스페인을 ‘꽤’ 잘 알게 된다.

- 넘치는 현장감, 다채로운 대중문화
#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마드리드 시내를 걷다 보면 여행사 창문에 붙어 있는 아주 낯선 광고를 볼 수 있었다. 섹스는 자유로워졌는데 낙태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으면서 생긴 아주 기묘한 현상이었다. 낙태를 원하는 여자들을 단체로 싣고 낙태가 허용되는 영국 같은 이웃 나라로 가는 여행 상품이었다… 스페인은 1980년대 비정상적일 정도의 성적 자유를 경험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1960년대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와 유사했다. 이들 히피 세대들이 냉전이나 베트남전쟁이라는 집단적 강박관념과 깊이 연루되어 있는 것처럼, 스페인의 1980년대 성적 히피들도 프랑코 시대(1939∼1975)의 억압적인 환경에서 성장한 결과였다.

# 훌리오 메뎀(Julio Medem)의 영화 <루시아와 섹스>에는 주인공이 느끼는 실연의 아픔을 파에야를 통해 강화시키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 루시아는 어느 날 연인으로부터 이별의 통지를 받는다. 남자에게 매달려 보지만 한번 마음이 떠난 연인은 냉담하다. 루시아는 슬픔
을 이겨보려고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바닷가 간이식당에서 파에야를 시켰을 때, 친절한 젊은 웨이터는 루시아에게 이렇게 말한다, “파에야는 2인분을 주문해야 합니다.” 그녀는 울먹이며 뛰쳐나가고… 그렇다. 파에야는 혼자 먹는 음식이 아니라 나누는 음식이다.

이 책의 1부인 ‘이미지들’은 스페인의 대중문화를 소개한다. 전매특허와 같은 ‘정열의 나라’라는 수사부터 온 나라를 들끓게 하는 복권 따위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가득하다. 스페인이 가진 다양한 이미지들 되짚어 보며, 진짜 스페인의 모습을 되살리려 낸다. 저자의 설명은 가볍고 친절하지만, 정치?경제?문화의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깊이가 있다. 또한 영화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스크린을 통해 스페인을 만나는 기쁨을 안겨 준다.

- 알타미라 벽화에서 벨라스케스까지
# 기원전 1만 7000년 전에 살았던 알타미라의 화가들. 놀랍도록 정교한 들소와 사슴들. 정교할 뿐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질감과 생명력이 넘치는 동물들을 동굴 벽과 천장의 굴곡을 따라 마술처럼 새겨 넣었던 그들은… 현재의 스페인 사람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그들은 무슨 목적으로 이 그림을 그렸으며, 그들의 진짜 직업은 무엇이었을까… 사냥꾼 자신이었을까, 아니면 그때의 전문적인 화가였을까? 이문열의 단편소설 <들소>에서 동굴벽화의 화가들은 성인식을 통과하지 못한 젊은이들이다. 예술은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욕망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용감하고 유능한 사냥꾼은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 법이다.

# …<거울의 비너스(La Venus del Espejo)>는 벨라스케스의 그림 중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다… 스스로를 보기 위해 침대에 누운 누드의 곡선이 더 할 수 없이 매력적이다. 앙증맞은 천사가 거울을 들고 베누스의 나르시시즘을 도와주고 있다… 이 그림에는 관음증과 죄의식이 미묘하게 얽혀 있다. 감상자가 누드를 보는 응시와 비너스가 스스로에게 향하는 또 다른 응시가 겹쳐진다. 그건 마치 ‘내 벗은 몸을 봐도 괜찮아’ 하는 것 같다. 거기에 순결한 천사/큐피트의 등장으로 바라보는 행위는 거의 종교적 행위에 가까워진다. 죄의식에서 해방된 관음증!

아울러 1부 ‘이미지들’은 스페인 미술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인문학 전반에 해박한 저자의 안내를 따라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열람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선사시대부터 바로크시대까지 이어지는 스페인 미술사 해설은 이 부분만으로도 책의 미덕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채롭고 흥미진진하다. 아울러 풍부한 도판들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 이베리아반도의 유구퇇 역사를 한눈에
# 이렇듯 스페인의 이베리아인들은 로마제국의 일원이 되고… 오늘날의 스페인은 이런 혼종적 문명이 성장하고 진화한 결과물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과 거침없는 모험심.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용.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지는 장관과 쾌락에 대한 집착. 실용성과 정신세계의 조화… 그것들이 이스파니아의 거주자들이 로마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다. 그 유전자는 15세기에 이르러 목숨을 걸고 신대륙으로 향하게 했던 바로 그 유전자이며, 신앙을 광적인 상태로 이끌고, 이데올로기를 가지면 폭력성을 불러일으키는 그 유전자다. 그것은 21세기 스페인 사람들에게도 면면히 전해진다.

# 스페인에서 출생한 괴물들이 있다. 카스티야의 라만차 평원에서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미친 모험을 감행했던 돈키호테. 감미로운 정서가 넘쳐나는 세비야에서 태어나 욕망의 화신으로 불멸의 인물이 된 돈 후안… ≪돈키호테≫는 가장 험난한 인생을 살아야했던 한 인간의 자전적 이야기이자, 꿈과 실제의 극단적 역사를 광기로 설명한 거대한 사회학적 보고서이며, 17세기 스페인의 실존적 상황을 정확하게 읽을 줄 알았던 천재성의 결과인 것이다… 돈 후안에게 사랑은 욕망의 또 다른 이름이며, 상처로 얼룩진 어떤 것이다… 오로지 욕망에 물들어 금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광기. 그것은 스페인이란 특별한 토양, 언제나 극단적 힘만 존재하는, 한번 힘이 발동하면 죽음에 이를 때까지 밀고 가는 그 극단성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2부의 ‘기억’에서는 스페인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필자는 다양한 인종과 문명이 혼재했던 이베리아반도의 오랜 역사를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필치로 되살려 낸다. 이제 독자들은 지금껏 살펴본 스페인의 다양한 이미지들을 짜 맞출 수 있는 지도를 얻게 된 셈이다. 문학을 연구한 학자답게 다양하게 살을 붙여 당대의 상황을 묘사하며, 깊이 있는 해석으로 생각할 거리들을 안겨 주고 있다. 다양한 문명과 조우하며 정체성을 형성했고, 대항해시대를 열어 황금시대를 누렸던 스페인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 스페인에 관해서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책
# …어떻게 보면 독학과 보수적이고 억압된 성장 과정이 감독님의 영화를 더욱 반문화적인 영화로 만든 것이 아닐까요… 감독님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려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지나간 역사를 가볍게 다루려는 그 자세가 과거를 청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었다는 겁니다. 프랑코 시대는 제국주의적이고, 파시즘적이며, 제도적이며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한마디로 ‘무거운 문화’뿐이었죠… 무거운 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대부분의 감독들은 다큐멘터리나 고전 영화 스타일로, 다시 말해 똑같이 무거운 자세로 대응했어요. 그게 역사에 맞서는 오래된 관습이었으니까요. 아버지 세대의 상처를 어떻게 가볍게 다룰 수 있겠는가?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그중에서 유독 과거가 뭐 대수냐 하는 자세를 보인 사람은 감독님뿐이었지요.

저자는 스페인의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에게 보내는 편지로 책을 마무리한다. 현대 스페인 문화의 상징인 알모도바르를 통해 오늘의 스페인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의 편지는 스페인 문화에 대한 헌사인 동시에 이 책의 다양성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재미와 교양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이 책은 스페인에 대한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 줄 훌륭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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