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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창밖으로 라싸 가는 길 | 포탈라 궁 | 촛불버터의 웃음 | 비천卑賤 비천飛天을 위해 | 나찰의 심장, 조캉 사원 | 바람장례 | 싸락눈 사원, 세라 | 드레풍 사원 | Free body massage time! | 따뜻한 말씀, 오래된 말씀 | 살바만갈람 | 바람구두를 신은 마을 | 홀로 존재하는 시간 | 입체만다라, 쿰붐 사원 2. 창을 마시다 밀라레빠의 십만송 | 세 잔의 차 | 황금빛 타쉴훈포 | 노란 모자를 쓰고 | 티베트 마음 | 누미노제 - 말로 표현될 수 없는 종교 안에서의 성스러움 | 즐거움 | 삼사라 | 고마리 | 아름다운 작별 | 프록시마 | 다구 결혼식 | 위대한 신의 어머니! | 클라인의 항아리 | 행복주술 테라피 | 2010년, 티베트의 속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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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장 가까운 길에서 만난 것들은 하나같이 바람의 속도로 걷거나 야크의 속도로 나와 함께 걸었다. 야크의 속도에 편승한 나는 2300여 년의 시간 속에서 티베트 선사의 냄새와 소리와 색깔에 물들어갔다. 더러는 생존의 누더기 속에 핀 그 빈손의 웃음이 너무 환해서 눈물겨웠으며 한편으로는 그들의 아픈 현대사가 미안해 눈물겨웠다. 윤회가 유목되고 기도가 사라져도 기도만 남는 땅, 티베트 순례가 끝나고 나면 아마도 나는 그전의 나와 절대 똑같을 수는 없겠다. --- 「프롤로그」 중에서
광대하고 비옥한 땅 많은 제자들과 모여드는 신도들 이것 모두 세속적 욕망이어서 나는 도망하였네 누이여, 그대 또한 모든 욕망 버리고 라뿌찌간으로 가자 나와 함께 라뿌찌간으로 가자 태어난 것은 죽지 않을 수 없고 죽을 때는 정해져 있지 않으니 내게는 지체할 시간이 없네 누이여, 그대 또한 윤회의 굴레에 세속적 욕망 모두 버리고 라뿌찌간으로 가자 나와 함께 라뿌찌간으로 가자 거기엔 영원한 행복의 태양이 찬란히 떠오르리라 --- 「티베트 민요 '밀라레파 십만송'」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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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꼭대기, 가장 높은 정신 위에 섰다
마니차를 돌리며 거침없이 환생을 향해 오체투지해 나가는 순례자들처럼 서로를 향해 아낌없이 자신을 내려놓는 산처럼, 강물처럼, 길가에 핀 꽃들처럼 강렬한 햇살이 사람을 향해 웃음을 거는 이 메마른 대지에 나는 서 있다 태양이 작렬한다. 피부는 따끔거리고 입술이 툭툭 부르튼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호흡은 저절로 거칠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이곳에 오면 이방인은 몇 걸음 떼지 않아 숨부터 턱! 막힌다. 고개를 들면 눈 시린 푸른 하늘이 말을 거는 하늘과 맞닿은 나라, 티베트다. 첨단화, 고속화, 대형화로 치닫는 세상으로부터 멀찍이 비켜선 변두리의 시간 티베트.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속적인 개발과 도시화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에는 현대 문명이 상실한 무수한 가치들이 아직도 온전히 남아 있다. 그것을 찾아 수많은 여행자가 다녀갔고, 많은 책들이 티베트에 대해 이야기해 왔음에도, 티베트에는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땅과 숨겨진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다. 그 신비의 땅을 찾아 시인과 사진작가가 떠났다. 이 책은 종교나 철학, 사랑이 곧 여행이라는 지론으로 오지를 떠도는 윤향기 시인이 티베트를 여행하며 저자의 오감을 자극했던 티베트의 자연과 문화, 사소한 일상들과 낯선 풍경들을 역사적 사실과 풍부한 자료들을 인용해 31가지 이야기로 특유의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써 내려간다. 티베트를 ‘정신문화의 숨구멍’, ‘영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나라’, ‘영혼의 땅’ 등으로 묘사하며 티베트의 자연과 평화롭고 영적인 이미지만을 부각시키는 기존의 티베트 여행서와는 달리 창(티베트 막걸리)를 마시며 아침 공양을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승려들, 내세의 평안을 위해 기계적으로 '옴마니밧메훔'을 외는 사람들, 지폐를 받고 고맙다는 인사 없이 휑하니 지나가 버리는 거지, 물건 값의 10배 이상을 받아내고 바로 자리를 떠 버리는 장사꾼 등 저자가 만난 티베트는 인간적인 욕망에 지극히 충실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와 다름없는 이들로 가득한 땅이다. 그러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음으로 외는 불경, 마니차를 돌리고, 2~3년 동안 라싸까지 경을 외며 오체투지 하는 그들로부터 저자는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만이 이룰 수 있는 어떤 경지의 경건함을 느낀다. 이 책은 다른 여행서처럼 여행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티베트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보는 동안 오색의 타르쵸가 펄럭이는 하늘 가장 가까운 길에 와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선물할 것이다. 종교도, 철학도, 사랑도 모두 여행이라는 시인과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하는 사진작가가 만나 티베트의 감동을 전한다 누구의 영향을 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윤향기 시인은 신비로운 티베트 구석구석을 자신만의 상상에 의지하여 여행한다. 그런데 운명처럼 이 시인의 티베트 발자취를 그대로 밟은 사진작가가 있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사진 기록에 감동을 받아 다음 세대에도 그 감동을 전해주고자 사진작가가 된 김헌수 작가. 홀로 티베트를 여행하며 찍어 둔 그의 사진들이 그와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것을 보고 경험하며 쓴 윤향기 시인의 글과 운명처럼 만나 이제 세상에 소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