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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한국의 독자들에게 제1부 뇌와 미술의 기능 1 본질을 추구하는 뇌의 탐색 여정 2 본질을 추구하는 미술의 탐색 3 ‘눈으로 본다’는 신화 4 베르메르와 미켈란젤로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평가 5 플라톤적 이데아에 대한 신경학적 해석 6 본질을 추구하는 입체주의자의 탐색 7 시각의 모듈적 특성 8 보는 것과 이해하는 것 9 시각적 미감의 모듈식 구성 10 플라톤의 이데아와 헤겔의 개념에 대한 병리학적 접근 제2부 감수 영역의 미술 11 감수 영역 12 몬드리안, 말레비치, 그리고 선의 기울기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접근 13 몬드리안, 벤 니콜슨, 말레비치, 그리고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접근 14 감수 영역에 의해서 발생하는 지각적 문제들 15 <메타말레비치>와 <메타칸딘스키>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접근 16 키네틱 아트 제3부 일부 미술 형식에 대한 신경학적 검증 17. 얼굴의 인지불능 또는 얼굴인식불능증의 초상 18. 색각의 생리학 19. 야수주의자의 뇌 20. 추상미술과 구상미술에 대한 신경학적 접근 21. 모네의 뇌 에필로그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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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런던 대학 신경생물학 교수인 세미르 제키 박사의 책 Inner Vision - An Exploration of Art and the Brain을 완역한 것으로 뇌, 그 중에서도 뇌의 시각 정보 처리 과정에 관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미술의 창작과 감상의 메커니즘을 고찰하고 있다.
시각신경과학visual neuroscience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며, 현재 예술과 뇌과학 사이에 가교를 놓는 연구를 진행중인 신경미학회(www.neuroesthetics.com)를 창설한 제키 박사는 1960년대 후반부터 원숭이와 인간의 뇌를 통해, 시각 정보 처리 과정의 생리학적?해부학적 연구를 진행해 큰 성과를 올린, 분야 최고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책 『이너비전 - 뇌로 보는 그림, 뇌로 그리는 미술』에서 박사는 "시각뇌visual brain"라고 부르는 대뇌 피질 영역이 해부학적으로 볼 때 다수의 영역으로 구분되며, 그 각각이 고유하고 독립된 정보 처리를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너비전』은 회화와 조각에 시각 과학적 접근 방법을 적용한 선구적인 저서로써, 네이처Nature 를 비롯한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의 주목과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반면 시각 예술의 착상?제작?평가가 모두 뇌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뇌의 한계는 예술의 한계이기도 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미학 및 예술계 종사자들로부터 냉소와 반발을 이끌어내기도 했다(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플로티누스나 칸트, 헤겔, 혹은 쇼펜하우어가 내놓았던 미학에 관한 흥미로운 고찰에는 중요한 점이 하나 빠져있다. 그들은 미학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뇌의 역할은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뇌'라는 주제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왜 예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그리도 애를 먹는 것일까. 다시 말해, 무엇 때문에 예술은 우리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일까. 예술의 외적 형식과 내적 지각이 어떻게 결합하여 그처럼 뚜렷한 미적 쾌감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저자는 '예술(미술)의 기능은 뇌의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플라톤에서 쇼펜하우어까지 철학자들이 제시한 개념들을 아우르면서, 그 개념들이 뇌과학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철학자들이 사변적으로 언급했던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존재하는 대상의 본질'이라는 설명은 물리적이고 객관적 데이터로 환원되어 실험실에서 측정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전환됐다. 저자는 '머리'로 그리는 그림과 '눈'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미술작품에 대한 고전적인 판단 기준 역시 재고해볼 것을 요청한다. 눈으로 본다는 행위는 단순히 외부 세상에 대한 판형을 뇌 속에 찍어내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다. 필름 인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강화된 이와 같은 잘못된 믿음은, 지난 세기 동안 과학자들 간의 열띤 논쟁을 통해 옳지 않은 것임이 확인되었다. 우리가 외부 세계를 '보는' 데에는 다양한 피질 영역의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그 기능 중 하나가 잘못되면 전체 시각의 정보 처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외부 세계를 '있는 그대로' 그린 작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이는 것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창조해내는 존재다. 그리고 예술적 표현과 뇌의 작동 원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서로 깊숙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렘브란트, 베르메르, 세잔, 마그리트, 몬드리안, 피카소 등에 이르는 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예로 들고 있다. 첫 번째로 흔히 미술의 다의성이라고 불리는 '모호함'이 우리의 뇌를 어떻게 자극하는지, 그리고 화가들은 어떻게 부지불식 간에 그 기능을 이해하고 작품 속에 구현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베르미르의 작품들과 미켈란젤로의 미완성 작품들을 예로 든다. 그들은 명확하지 않은 형태나 상황을 통해, 오히려 감상자의 뇌가 스스로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르네 마그리트의 부조리한 그림을 볼 때 일어나는 현상들을 통해서, 우리의 뇌 속에 갖추어져 있는 자동적인 인지 처리 시스템의 존재를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줄 뿐만 아니라, 회화사 속에서 독립적인 위치를 구축한 '초상화'라는 장르의 중요성과 기능에 대해서도 뇌의 기능과 관련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평면 위에 다차원적인 대상의 모습을 구현하고자 했던 입체파의 시도나, 형태와 색채를 분리하고자 했던 야수파의 시도 역시 뇌의 기능과 기능 장애의 예를 통해 화가들의 의도와 그 가치를 해석한다. "모네가 루앙 대성당을 눈으로 그렸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저자는 섣불리 자신의 연구가 모든 미술 장르를 효과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는 현재까지 얻어진 시각뇌 연구의 결과물들이 기초적인 지각 처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에, 해석의 초점을 추상 미술에 한정짓고 있다. 기본적으로 색채와 기하가 본질적인 특징인 말레비치와 몬드리안은 저자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매우 유용한 예들이다. 뇌과학자로서 그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점은, 이런 '기본적인' 회화의 구성 요소들이 사실은 뇌 속에 성립되어 있는 '지각'의 구성 요소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뇌 속에 체계적으로 분포된 세포 중에는 눈에 보이는 직선의 기울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포들이 있다. 이런 세포들의 존재는 우리 뇌 속에서 직선의 기울기가 하위적인 지각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화가들이 본능적으로 발견한 회화의 원칙들이 사실은 뇌의 원칙이기도 하다는 저자의 주장의 근거가 된다. 마찬가지로 대뇌 피질 속에는 특정한 방향으로 향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포들도 존재한다. 사실 이 세포의 존재야말로 저자가 자신의 연구를 미술(키네틱 아트)과 연결하고자 시도할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저자는 세계적인 권위의 뇌과학 잡지 《브레인Brain》에 키네틱 아트의 대표작인 알렉산더 콜더Alexander Calder의 모빌을 볼 때, 뇌에서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논문을 개재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에 실린 「키네틱 아트」라는 장은 바로 그 논문이 그 기초로 해서 확대한 것이다. 또한 모네의 <루앙 대성당> 연작을 다룬 마지막 장에서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인상을 그리려했다"는 인상주의에 대한 미술사적 정설을 뒤집고, 이 연작을 오히려 최초의 야수파 작품으로 봐야 한다는 파격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모네가 똑같은 대상을 각기 다른 시간대에 '보이는 대로' 그리고자 했던 시도는 사실 뇌 속에서 자동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색의 항상성'을 넘어서기 위한 시도였으며, 그것은 이후 야수파 작가들이 의도했던 '색의 해방'과도 같은 맥락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의견은 일견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지만, 뇌의 기능에 능통한 저자가 조목조목 설명하는 근거들을 살펴보다 보면 어느새 나름의 타당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