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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통의 개체들과 트랜서는 다릅니다. 왜냐하면 트랜서는 본질적으로 타자(他者)의 기억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존재거든요. 메이런은 느껴본 적이 있지요? 다른 레이스의 감각이나 기관이 몸에 붙어 있는 듯한 느낌……. 예. 기억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억은 머릿속에서, 그러니까 두뇌에서만 일어나는 작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트랜서는 트랜스를 할 때 상대방의 온몸의 기억을 받아들일 수 있죠. 이게 아마도 미싱의 근본적인 원인일 겁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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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벳 전쟁이 끝난 후의 행성 어스
끊임없이 싸우고 달려가야만 하는‘트랜서’메이런의 성장과 모험 전쟁이 끝난 행성 어스는 혼란한 상황이 계속된다. 여러 레이스들은 행성 어스를 떠났고, 통합 정부는 군부대를 주둔시키고 긴급조치를 발동하기에 이른다. 락벳에서 탈영하여 행성 어스에 도착한 메이런. 그는 ‘반란군’의 트랜서가 되어 반란군에게 도움을 주는 다른 레이스와의 소통을 담당한다. 한편 시경 공보처의 공보관을 맡고 있던 아이라는 총경으로 진급하여 특수기동대의 지휘를 맡는다. 하지만 명목상의 지휘관일 뿐 특수기동대는 포레스트 회장과 그의 하이어드 리퍼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모든 음모와 비밀이 밝혀지는 충격적인 대단원. “너나 나나 똑같은 하이어드야. 우리는 누군가에게 하이어드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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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발 디딘 자유로운 상상력!
한국 SF 최초의 장쾌한 서사! 지구와 닮은 미래 행성 어스, 모든 종족의 마음을 넘나드는 트랜서 메이런의 모험담 2000년도 PC통신을 뜨겁게 달구었던 화제작 독자들이 애타게 기다려온 사라진 걸작의 부활! 소설 『탐그루』로 한국 판타지계에 한 획을 그은 작가 김상현의 또 다른 화제작 『하이어드』가 재출간되었다. 『하이어드』는 2000부터 2001년까지 PC통신에 연재되어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연재 당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이 작품으로 김상현 작가는 한국 환상소설계 제1세대 작가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하이어드』는 2002년 출판되었다가 절판된 후 재출간이 가장 많이 요구되었던 작품 중 하나로, 지금도 환상소설 독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이다. 시공사는 사라져버린 초기 걸작들을 다시 읽고자 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장르적 재미와 문학성을 겸비한 『하이어드』를 새롭게 내놓는다. 『하이어드』는 각각 독자적인 사건으로 이루어진 총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사건들은 등장인물과 커다란 플롯 아래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기발한 상상력과 묵직한 주제의식이 만난 한국 환상소설의 선구자적인 작품 모든 종족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트랜서’메이런의 성장과 모험 『하이어드』는 어떤 종족과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트랜서’ 메이런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소통’과 ‘성장’이라는 무게감 있는 주제로 이끌어간다. ‘트랜서’는 일종의 외계 종족 간의 통역을 담당하는 존재로, ‘트랜스’를 하여 상대방이 어떤 종족이든 그에게 가장 익숙한 모습이 되어 상대방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여러 종족, 혹은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성장하고, 자신의 능력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한 사건과 얽혀나가며 유기적인 플롯으로 그려진다. 여기에, 누군가와 계약을 맺고 고용되어 의뢰받은 일을 해결하는 ‘하이어드’의 모습을 부각시킴으로써, 누군가의 ‘하이어드’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을 묘사한다. 『하이어드』는 ‘장르소설은 가벼운 읽을거리로 그친다’는 인식을 가볍게 뛰어넘는 작품이다. 김상현은 수준 높았던 초기 한국 환상문학을 주도한 작가들 중 단연 두각을 나타냈던 작가로, 그의 작품『하이어드』는 장르적인 재미와 뛰어난 완성도, 안정적인 필력으로 한국 환상문학의 계보를 되짚어갈 때 반드시 언급되는 작품이다. 『하이어드』의 문학적인 성취는 주인공 메이런의 정체성 문제를 주제의식으로 끌어올린 데 있다. 메이런은 ‘하이어드’ 일을 하면서 세상을 알아가고 점점 성장해간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가지지 못한 자신의 특수한 능력 때문에 고통받는다. 그는 트랜스에 수반되는 두통과 기억이 몸을 앞지르는 데자뷔 현상, 타인의 기억을 너무 많이 받아들임으로써 발생하는 ‘미싱’의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달려나가야 한다. 『하이어드』는 이러한 주인공 메이런의 성장담에서 인간 본성과 그 탐구라는 문학적인 소명도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어드』는 환상소설의 일반적인 설정과 요소를 사용했지만, 『하이어드』가 전하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현실’이다.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며 묵묵히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초인적이고 거침없는 기존 판타지의 주인공들과는 사뭇 다른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적인 인물상은 영웅적인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다른 주인공들보다 한 발짝 가까이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우주적 배경에 녹아든 현대사회의 절묘한 풍자 『하이어드』는 겉으로 보기에 SF 모험담을 떠올리게 하지만 우리 현대사를 은유한 솜씨 좋은 알레고리로도 읽히는 작품이다. 『하이어드』는 SF적인 설정을 이용해 미국의 제국주의와 월남전 그리고 강대국 속에 둘러싸인 70년대 한국이라는 우리의 현대사를 살짝 덧댄다. 『하이어드』에 등장하는 여러 세력 주체들이나 사건들은 우리의 현실, 혹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한국, 아시아 현대사의 역사적 조각을 맞춰보는 쏠쏠한 재미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적인 충족감도 선물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시대 의식이라는 무게에 눌리지 않고 환상소설이 가질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력에 기반한 소설적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상세하게 묘사된 다양한 우주의 종족들은 파워 게임으로 얽힌 현대의 각국 상황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에 웃음을 짓게 한다. 또한 이런 여러 종족들 간에 벌어지는 긴장감 있는 사건들과 속도감 넘치는 액션 등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