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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프롤로그_ 비에 대한 기억 맨땅 위의 보금자리 온몸으로 맞서다 비의 나라 위대한 생명 야생의 몸짓 내일을 꿈꾸다 에필로그_ 침묵의 봄 다큐멘터리 PD가 본 시화호 30년 ‘야생과 더불어 살기’를 위하여 부록_ 시화호의 생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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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무자비한 파괴
죽음의 호수에서 살아가는 치열한 생명스토리 기후변화, 갯벌 매립, 공단지대 조성, 무분별한 채집 숱한 재난에 맞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쇠제비갈매기들의 꿈 우리는 시화호의 생명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생명은 결코 연약하지 않다! 인간의 무자비한 파괴를 견딘 시화호 기적의 30년 시화 간척사업이 시작된지 올해로 30주년이다. 국토 확장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무분별한 간척사업은 시화호를 죽음의 호수로 만들었다. 이후 시화 매립지는 꽤나 오랜 시간동안 ‘환경 파괴’의 상징처럼 남게 되었다. 165제곱킬로미터의 갯벌은 사라졌고 그 땅에서 악취가 진동했으며 각종 조개류 등 천혜의 생산력을 자랑했던 곳은 해수와 담수가 단절되어 고이고 갇힌 공간이 되었다. 오염된 물은 다시 바다로 흘러갔고 이 오염된 물은 서해안을 파괴했다. 시화호는 ‘갯벌 매립의 파괴성’을 알린 시발점이 되었고 이미 진행 중이었던 새만금 방조제 건설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대규모 갯벌 매립은 이뤄지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시화호는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2017년의 시화호는 저어새·큰고니·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백로·노랑부리저어새 등 우리나라에서 여름, 겨울을 나는 각종 철새들의 쉼터이며, 수달· 수리부엉이가 안전하게 보호받는 터전이다(방금 언급한 동물들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1996년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후부터 시화호의 회복을 위해 오염원 제거, 하천 정화 등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수질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또 해수의 유입과 유출을 엄격하게 조절하여 서해안의 2차 파괴를 막는데 힘썼다. 시화호는 아주 조금씩 맑아졌다. 이후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립으로 해수 유통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면서 시화호는 방조제로 막아 고여 있던 ‘담수호’에서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해수호’로 대변신을 했다. 이로 인해 갯벌은 회복되었고 먹이가 풍부해졌으며 풍부한 먹이는 시화호를 떠났던, 아니 우리나라를 떠났던 생명들이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죽음의 호수’라 불렸던 시화호에 생명이 돌아오기까지 꼬박 20년이 걸렸다. 인간의 무자비한 파괴에 속수무책 빛을 잃었던 자연은 특유의 생명력으로 서서히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 우리는 쓰라린 자기반성으로 자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리고 회복된 시화호는 30년 전의 넓디넓었던 갯벌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살아 있는 자연은 스스로를 진화시킨 것이다. 또다시 위기 앞에 비극을 반복할 것인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시화호 하지만 비극은 언제나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시화호를 찾은 생명들을 향한 새로운 위협은 이미 시작되었다. 본래의 계획이라는 명목으로 간신히 자리 잡은 터전을 빼앗으려는 시도들이 포착되고 있으며, 이를 막으려는 환경단체와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시화호의 생명들은 또다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쇠제비갈매기의 꿈』의 저자 신동만은 우리나라 대표 자연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시화호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영상을 담고 글로 기록했다. 그의 따뜻한 마음과 창의적 상상력이 더해진 자연다큐동화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자연과 공존하는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줄곧 자연만 바라보았던 그의 한결같은 시선은 부모와 아이 모두가 함께 읽고 함께 느끼도록, 그리고 함께 지켜갈 수 있는 동기를 선사한다. 생명의 호수, 시화호 우리는 시화호의 생명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야생과 더불어 살기’는 가능한 일일까? 책은 시화호의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야생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꾼다. 시화 남쪽 간척지 공사가 시작될 무렵, 수리부엉이의 번식을 방해하지 않으며 공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실험하였고 성공적으로 번식하는 과정을 관찰하였다. 또 시화호 상류 안산갈대습지 공원에 수달 쉼터를 설치하여 수달이 안정적으로 그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왔다. 이를 잘 이용한다면 국내 유일의 수달 관찰소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제안도 한다.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의 보호라지만, 얽혀 있는 여러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프로듀서 신동만은 1991년 KBS에 입사한 후로 줄곧 자연다큐멘터리 제작에 매진했다. 그런데 그가 제작하는 다큐멘터리는 자연 그대로를 생생하게 담는 여느 다큐멘터리와 자못 다르다. [녹색보고 나의 살던 고향은], [환경스페셜-공존실험 까치] 같은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자연과 생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데 그쳐 있지 않다. ‘아름다운 자연, 한번 파괴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자연’을 기록물로 남기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존의 메시지를 담는다. 뛰어난 스토리텔러 신동만의 시선은 언제나 ‘더불어 살기’에 가 있다.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자연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상생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자. |